사물의 풍경

자연과 문화 그리고 과학기술의 교차로에서 바라보는 사물/객체의 풍경

마이클 가자니가: 오늘의 인용-우리는 책임감 있는 행위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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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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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포드가 열어 놓은 토론의 장에 나의 의견을 내놓는다는 게 두렵기도 하고 흥분되기도 하지만, 온갖 화려한 과학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에겐 흔들리지 않은 사실 하나가 남아 있다는 점을 보여 주고 싶은 마음 또한 간절하다. '우리가 각각 책임 있는 행위자로 각자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비록 우리가 결정된 세상에 살고 있어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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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대답하길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모두 갖거나 모두 버리거나, 완전히 천성적이거나 완전히 후천적이거나, 완전히 결정적이거나 완전히 임의적이거나 하는 이분법적 선택 말이다. 나는 그게 그리 간단한 문제만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오늘날의 신경과학이 사실 결정론적 관점에서 대규모 근본주의fundamentalism에 이르는 것을 수립하고 있는 건 아니다. 나는 어쨌거나 뇌의 물리적 과정을 거쳐 생성되는 정신이 뇌를 제약한다는 점을 끝까지 고수할 생각이다. 정치적 통치 규범이 그 규범을 만들고 결국 그 규범을 통제하는 개인에게서 생겨난 것처럼 뇌에서 발생한 정신이 다시 뇌를 움직이는 것이다.

 

인과관계에 존재하는 물리력만이 물리적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는 데 동의할 수 있다고 모두가 생각하는 시대에, 물리와 정신의 상호작용과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하려면 새로운 사고의 틀이 필요하지 않을까?

 

캘리포니아공과대학의 존 도일John Doyle 교수가 지적하듯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세상에서는 두 시스템에 관한 모든 것이 알려져 있고, 시스템의 기능은 두 영역이 상호작용할 경우에만 존재한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런 현실을 설명할 방법을 알아내지 못했다. 정신이 뇌로부터 출현했을 때 빅뱅같은 것이 일어난 것이다. 교통체증은 자동차에서 비롯되지만 결국 교통체증이 자동차를 제약하는 것처럼 정신도 그것을 만들어 낸 뇌를 제약하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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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방황하는 사이 물리적 세계에는 눈에 보이는 조직 계층에 따라 다른 법칙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고, 이것이 인간의 행동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 [...]

 

물리학, 화학, 생물학, 심리학 등 온갖 지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움직이는 부분을 동적 시스템으로 볼 때는 엄연한 현실이 존재한다. 우리는 책임감 있는 행위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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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이클 가자니가(Michael Gazzaniga), <<뇌로부터의 자유(Who's in Charge)>>(박인균 옮김, 추수밭, 2012), pp. 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