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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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비슨: 오늘의 인용-의식이 있는 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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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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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고기로 이뤄져 있습니다."

"고기라고?" "확실합니다. 그 행성의 여러 지역에서 몇몇을 골라 탐사선으로 데려온 다음 샅샅이 조사했습니다. 완전히 고깃덩어립니다."

"그럴 리가. 그 무선 신호는 어떻게 된 건가? 다른 별에 보내는 메시지[는]?"

"그들은 무선파를 이용해 말을 합니다만, 그 신호는 그들이 내는 게 아니었습니다. 기계에서 나오는 신호였습니다."

"그러면 그 기계는 누가 만들었지? 그걸 만든 자들을 만나고 싶군."

"그들이 만들었습니다. 바로 그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고기가 기계를 만들었습니다."

"그것 참 우습군. 어떻게 고기가 기계를 만들 수 있단 말인가? 감각력을 가진 고깃덩어리의 존재를 믿으라고 강변하는 건가?"
"강변이 아니라, 사실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그 생물체들은 이 구역에서 감각력을 가진 유일한 종족인데 고기로 이뤄져 있다는 겁니다."

"어쩌면 오르폴레이족과 비슷하겠군. 고기 단계를 거[치는 탄소 기반] 지능체 말일세."

"아닙니다. 그들은 고기로 태어나 고기로 죽습니다. 몇몇 샘플의 일생을 조사해 봤는데, 수명이 썩 길지 않았습니다. 고기의 수명이라니, 상상이 되십니까?"

"잠깐, 시간을 좀 주게. 좋아, 아마도 일부만 고기겠지. 왜 있잖아, 고기로 된 머리 안에 전자 플라스마 뇌를 가진 웨딜레이족처럼 말일세."

"아닙니다. 우리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웨딜레이족처럼 고기로 된 머리를 가지고 있어서요. 하지만 그들을 조사해 보니 전부 다 고기였습니다."

"뇌가 없어?"

"아, 뇌는 있습니다. 그런데 그 뇌가 바로 고깃덩어리였지요."

"그렇다면 생각은 어디로 하나?"

"아직 이해를 못 하셨군요. 뇌로 생각을 합니다. 그 고기로요."

"하, 생각하는 고기라! 지금, 생각하는 고기의 존재를 믿으란 말인가?"

"그렇습니다. 생각하는 고기, 의식이 있는 고기, 사랑을 하는 고기, 꿈을 꾸는 고기입니다! 그 모든 것을 고기로 합니다! 이제 이해가 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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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How the Mind Works)>>(김한영 옮김, 소소, 2007), pp. 162-3. [테리 비슨(Terry Bisson)의 원문은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