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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고 바르디: 오늘의 에세이-모비 딕, 최고의 피크 오일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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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9. 28.

 

모비 딕, 최고의 피크 오일 소설

The Greatest Peak Oil Novel Ever Written

 

―― 우고 바르디(Ugo Bardi)

 

1851년에 출판된 <<모비 딕(Moby Dick)>>에서 허만 멜빌(Herman Melville)은 "피크 고래 기름(peak whale oil)"을 결코 언급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 소설은 미합중국의 포경 산업이 바로 그 시기 동안 생산 피크를 통과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해될 수 있다. <<모비 딕>>은 여태까지 쓰여진 가장 위대한 피크 오일 소설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다.

 

―――――

 

1970년에 미합중국은 원유 생산 피크를 통과했다. 생산량은 최대에 이른 다음에 감소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추세는 몇 년 전까지 지속되었다. 그 피크는 획기적인 사건이었는데, 그것은 더 큰 사회적 불평등과 가난 확산의 새로운 시대를 예고한 미합중국 경제의 "거대한 유턴(great U-turn)"이었다.

 

그런데 그 피크 자체에 대한 반응은 엄청난 침묵이었다. 일찌기, 지질학자 매리언 킹 허버트(Marion King Hubbert)가 그것을 예측했던 1956년 이래로 그 피크는 논의되었고 광범위한 논쟁이 벌어졌다. 그런데 그것이 도래했을 때, 그 피크는 인식되지 않았고, 논의되지 않았으며, 이해되지 않았다. 최소한 대중적 인식의 견지에서 그것은 사건이 아니었다. 다른 중요한 피크들―1920년대 영국의 석탄 피크, 1988년 소련의 오일 피크 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피크들은 세계에 큰 변화를 초래하였으며 거대한 제국들의 몰락과 관련이 있었다. 그런데 그것들은 인식되지 않았다. 전지구적 오일 피크("피크 오일")의 경우에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것에 더 가까이 갈수록 대중은 더욱 더 관심을 갖지 않게 된다.

 

이런 획기적인 사건들이 대부분 사람들의 지각 속에 아무 흔적도 남기지 않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세계를 사실과 자료가 아니라 서사적 견지에서 이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신에게 정서적 반응을 초래하는 것들을 지각할 뿐이고, 이런 반응을 초래하기 위해서는 이야기, 서사가 있어야 한다. 모든 서사는 무언가에 대한 탐색과 관련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데, 서사는 고난에 맞서 성공하는 것, 극적인 사건들 때문에 발생하는 변화와 관련된 것이다. 우리의 마음이 서술되는 사건들과 공명하게 만드는 것은 이런 변화이다. 우리는 도표에 쓰여진 숫자를 읽기 때문이 아니라 서사를 지각하기 때문에 사건들에 반응한다. 우리 시대의 다른 주요한 문제, 즉 기후 변화가 엄청난 서사적 잠재력을 품고 있다고 생각하자. 그것은 결코 기후 변화가 극적인 사건들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지구에 대해서 무언가를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지구의 생태계를 감히 파괴한다는 사실을 지각하고 그것과 관련하여 무언가를 느낀다. 그것이 극적인 사건에 대한 서사이다. 오늘날 "기후 소설(climate fiction)"("cli-fi")이 대단히 많이 논의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피크 소설(peak fiction)"은 어떤가? 피크 오일(또는 무엇이든 생산 피크)는 바로 영에서 시작하여 미래에 불가피하게 영에 접근할 매끈한 곡선 위의 한 점이다. 그 곡선은 증가하는 것보다 더 빨리 감소할 것이지만["세네카 효과(Seneca effect)"] 여전히 매끈한 곡선이다. 그리고 관련된 드라마는 그렇게 많지 않다. 언젠가는 우리가 소비하고 있는 대체 불가능한 모든 것들이 고갈될 것이라는 점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또는 알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불가피한 것으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그것은 늙어서 죽는 것과 동일하다. 우리는 언젠가는 그것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늙어서 죽는 것은 소설들이 다루는 것이 아니다. 핵토르가 침상에서 평화롭게 죽었다고 이야기하는 "일리아스"에 대해 생각해보자. 프로도가 은퇴 준비를 위해 반지를 팔았다고 이야기하는 톨킨의 삼부작에 대해 생각해보자.

 

그래서, 서사적 견지에서, 우리는 피크를 그것이 초래하는 결과와 이런 결과들이 말하는 이야기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이해해야 한다. 1851년에 출판된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에 대해 생각하자. 그 소설 속에서 여러분은 "고래 기름 피크"에 대한 그 어떤 언급도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 시기 동안 그런 피크가 있었다(위 그림에서 보여주듯이). 고래들은 효과적으로 몰살되어 개체 수가 감소하기 시작하는 지경에 이르렀고, 그래서 고래 기름의 생산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결국 자체의 효율성의 결과로서 고래 기름 산업은 붕괴했다. 당대의 포경업자들은 고래들이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으며, 그들이 "피크 포경"이라는 개념을 이해했다―또는 심지어 추측했다―는 그 어떤 증거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모비 딕"에 배어있는 우수와 이루어질 수 없는 추구라는 그것의 기본 주제는 멜빌이 그 당시의 포경 산업과 관련하여 무언가 대단히 잘못된 일이 있다는 점을 인식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비 딕"에 포함된 상징주의는 여러 번 서술되었다. 에이해브(Ahab) 선장의 포경선 "피쿼드(Pequod)" 호는 올바르게도 "아메리카"(또는 더 정확하게 미합중국)로 해석되었으며 필사적인 백경 추적은 성취할 수 없는 무언가에 대한 인간의 필사적인 추구의 상징으로 해석되었다. "고래 기름(whale oil)"을 "원유(crude oil)"로 대체하면 그토록 오래 전의 상징주의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우리는 석유가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지만, 에이해브 선장에게 백경을 죽이는 것이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인 것과 꼭 마찬가지로 그것은 우리에게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이다. 그리고, 피쿼드 호와 그 배의 승무원들이 불가능한 추적 중에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오늘날 미합중국이라는 배에도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데, 지구의 지각에서 석유를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는 필사적인 작업 중에 스스로를 파괴할 것이다.

 

"모비 딕"이 고래 기름에 대해 그랬듯이, 어느 날 누군가가 원유에 대한 우리의 탄원을 간접적일지라도 매우 완벽하게 반영할 소설을 적을 것이다. 그런 소설이 어쨌든 존재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결국 어떻게 오늘날 우리 자신이 처해 있는 끔찍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는지 이야기할 것이다. 그런데 멜빌이 자신의 소설에서 고래 기름이 무엇에 사용되는지 한 마디도 하지 않는 것과 꼭 마찬가지로, 그 소설은 결코 "피크 오일"을 언급하기 않을 것이고 심지어 에너지원으로서의 원유도 언급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