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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핼버슨: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파울 파이어아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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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3. 31.

 

과학, 기술 그리고 사회 IV: 파울 파이어아벤트

Science, Technology and Society IV: Paul Feyerabend

 

―― 대니얼 핼버슨(Daniel Halverson)

 

"과학은 본질적으로 아나키즘적인 기획이다. 이론적 아나키즘은 법칙-질서 대안들보다 더 인도주의적이고 진보를 고무할 가능성이 더 높다."

 

파울 파이어아벤트(1924-1994)는 방법론에 대한 아나키즘적이고 공리주의적인 접근 방식을 옹호한 오스트리아 출신 과학철학자였다. 그는 고등학교에서 독일군으로 징병되었고(1942), (비전투) 공병 대대의 일원으로 대부분의 전쟁 시기를 보냈다. 그렇지만, 종전 무렵에 전쟁이 격화됨에 따라 그는 더 많은 전투를 목격했으며, 빠르게 진급했다. 그는 철십자 무공 훈장을 받았고 장교로서 종전을 맞이했지만, 여생 동안 그를 부분 마비 상태로 남겨둔 척추 총상도 입었다. 종전 후에 그는 대학에 입학하여 영화, 성악, 천문학 그리고 철학을 공부했다(칼 포퍼의 지도 아래). 이례적으로 절충적인 이런 배경 덕분에 그는 자신을 유명하게 만든 독특한 형태의 학제적 아나키즘을 옹호하는 독특한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1950년대 말에 그는 버컬리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의 교수직을 수락했으며, 그곳에서 나머지 경력을 보냈다.

 

1970년대 초에 파이어아벤트와 그의 친구 임레 라카토스(Imre Lakatos)는 "방법에 대한 찬성과 반대(For and Against Method)"라는 제목의 책의 절반을 각각 저술하는 데 동의했다. 파이어아벤트의 자신에게 할당된 절반, 즉 <<방법에 반대한다(Against Method)>>를 저술했지만, 1974년에 라카토스는 갑자기 뇌출혈로 사망했고, 그래서 나머지 절반은 결코 출판되지 못했다. 쿤을 보충하여 파이어아벤트는 과학에 대한 표준적 설명―질서정연하고 합리적이며 조직적인 과정으로서의 과학―은 "동화"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과학은 난잡한 기획이다. 예를 들면, 합리적 모형에 따르면, 갈릴레오는 과학자로서의 자격을 부여받지 못할 것이다. 그는 지구중심설과 태양중심설 가운데 하나를 결정하기 위해 가설을 시험하거나 실험을 수행하지 않았는데, 그는 데이터를 살펴보고서 어떤 이론이 옳은지 결정했고, 이후에 자기 주장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아무것도 자제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주장에 유리하게 증거를 무시했고, 잘못 해석하고, 잘못 처리하였으며, 그리고 저급한 인신공격성 행위가 품위를 떨어뜨린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의 업적은 틀림없이 실재적인 것이었다. 이런 난잡함이 질서정연한 과정의 외재적 요소이기는 커녕 창의성에 본질적인 것이라고 파이어아벤트는 주장했다. 질서정연함의 외양은 본질적으로 이데올로기적인 이유 때문에 사실이 확립된 후에 선택적 역사 해석에 의해 부과된다.

 

파이어아벤트에 따르면, 이것으로부터 도출해야 하는 교훈은 난잡함이 좋다는 것인데, 난잡함이 창의성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향식으로 어떤 방법을 부과하려고 노력하는 대신에, 또는 강단을 인공적으로 분리된 분과학문들―과학자, 학자, 음악가, 미술가, 시인, 성직자, 주술사―로 쪼개는 대신에, 모든 사람은 자신에게 최선인 듯 보이는 방법을 선택하도록 고무되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과학철학에서 구획짓기 문제에 대한 해답도 존재하지 않는데, 그것은 결코 문제가 아니며, 무엇이든 어떤 다른 것과 구획될 본질적인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학들을 구성하는 사건, 절차 그리고 결과는 어떤 공통 구조도 갖추고 있지 않다"고 파이어아벤트는 말한다. 인식론적 특권을 갖춘 활동으로서의 과학이라는 신화는 정말 신화일 뿐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기술적으로 경이로운 것들과 우주를 포괄하는 이론들은 본질적으로 특권을 갖춘 탐구 양식의 산물이 아니라, 모든 창의적인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고 참여한 공동의 창의적인 노력의 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