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신 작]

시와 칼럼 2021. 9. 2. 22:17
젖은 편지를 묻으며


천둥같은 그리움도
성상 앞에 무던한 것.

사뭇 두렵게 다가서던
긴 이별의 신작로 어디쯤
이제야 담담히
젖은 편지를 묻으며

거기 더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겠노라는
그것이 내게 남은
유일한 사랑의 근원이자
혼백이 산산이 찢겨나간
지난한 깨우침인 것을.

그 상심의 한복판에서
질긴 공포와 대면해야 했던
초점 잃은 언어들,
나락의 끝없는 심연.

회백색 시공을 관통하며
먼 구비 거친 숨을 토하는.


詩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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