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 럼]

시와 칼럼 2021. 10. 5. 20:14
'천당 아래 분당',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은 인구 사이에서 그리 회자되는 지역이다. 서울 강남지역에 버금가는 수도권 최대 노른자위 가운데 한 곳이다. 개발사업에 따른 위험성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이 토지를 사서 모으는 지주작업만 해도,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강제로 땅을 헐값에 수용해주니 더더욱 부담이 따를 리 없다. 개발에 따른 각종 인허가 또한 성남시가 주도하는 사업인 까닭에 달리 문제될 게 없다. 분양률에 있어서도 당시 아파트 분양사업권을 따내려는 기업들 경쟁률이 1/100을 넘었음을 감안할 때 이는 엄청난 수익이 예견되어 있었음을 웅변한다.

전문가 일각에서는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1~7호가 거둔 민간 수익금 규모가 무려 1조원을 초과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는 택지조성 배당금, 대장동 5개 지구의 아파트 분양사업권을 입찰없이 수의계약을 통해 거둔 이득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관청인 성남시를 배경 삼아 큰 뭉칫돈을 거저 쓸어담았던 셈이다. 물론 거기에는 헐값에 땅을 내놓아야만 했던 원주민들의 한이 서려 있다. 그리고 온갖 협잡과 돈잔치에 따른 일그러진 민낯만 고스란히 드러나는 와중에 있다.

여기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특별한 의문이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을 자신이 성남시장 시절 이룬 최대 치적으로 누차 자랑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유동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에 대해서도 그를 치켜세운 바 있기도 하다. 심지어 대장동 설계를 본인이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해 유동규 씨가 구속되는 등 추악한 실상이 날로 드러나자, 이젠 버젓이 말바꾸기를 하고 있다. 유동규 씨가 측근이 아니라고 부인할 뿐만 아니라, 그간 대장동 개발을 자신의 업적이라며 내세웠던 것마저 완전히 뒤집고 있다. 그러면서 본질과는 동떨어진 곳을 향한 시선 돌리기와 덮어씌우기에 여념없는 양상이다. 그 얼마나 궁색하고 비루한 처신인지 민망한 지점이 아닐 수 없다.

또 다른 충격적 내용은 이재명 경기지사 운명을 가를 대법원 판결을 앞둔 즈음에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전직 언론사 법조팀장)가 대법원을 여덟 차례 방문해 권순일 대법관을 만났다는 점이다. 권순일 대법관은 이재명 지사 판결을 무죄로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연스레 재판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유추하기에 충분하다. 이후 권순일 전 대법관은 화천대유 고문 변호사가 되었고, 매월 1천 5백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이는 ‘사후수뢰’를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밖에 화천대유를 둘러싼 유력 법조인 여럿이 등장한다. 박영수, 곽상도 등도 직간접적 형태를 통해 엄청난 금액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법개혁 차원에서라도, 이에대한 철저한 수사도 요구되고 있다.

대법원 판결과 관련해 주목되는 점은 또 있다. 이재명 지사의 선거법위반 사건과 관련해,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이 유죄의 의견으로 연구보고서를 작성하였는데, 권순일 대법관을 포함한 일부 대법관의 요구로 무죄 취지 연구보고서가 새로이 작성되었다는 점이다. 대법원 재판연구관들은 주로 법원 경력 15년 이상되는 법관들로 구성된다고 한다. 그리고 대법관이 사건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연구보고서를 만든다고 한다. 따라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다는 권순일 전 대법관의 말에 항아리 깨지는 소리가 나는 것이다. 특히나 경기지사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재판인데, 과연 그런 식의 변명을 믿을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화천대유! 그야말로 천문학적 규모의 돈을 놓고, 광범위하게 펼쳐진 전대미문의 초대형 범죄혐의가 아닐 수 없다. 검찰이 이를 어디까지 수사할지 초미의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민간, 관청, 법률 기술자들까지 뒤엉켜 있는 워낙 중대한 사안이라서 검찰도 몸통을 겨냥하지 않을 수 없을 듯싶다. 물론 이를 추동할 수 있도록 언론이 그 소임을 다할 수 있어야 할 일이다. 그래야 검찰수사가 시늉을 넘어설 수 있으리라 여기기에 그렇다. 그리고 이와는 별개로 조속히 특검을 출발시켜, 한줌 국민적 의혹도 남지 않도록 해소해야 할 일이라 여긴다.

시인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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