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칼 럼]

시와 칼럼 2021. 10. 26. 14:01
수명이 500년인 새가 있다. 한데 500년 후에 죽는 것도 아니다. 500년 주기마다 스스로의 몸을 태워, 그 잿더미 가운에서 부활하거나 재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원히 죽지 않는 생을 영위한다.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불사조 얘기다.

전설에 등장하는 불사조, 그리고 중국을 최초 통일한 진시황 또한 유사한 경우에 속할 듯싶다. 살아서는 호화판 아방궁에 거처하며, 불로장생을 염원했으나 세상 어디에도 그가 간절히 원했던 불로초는 없었다. 그렇게 영원히 살고자 했던 그도 만 49세의 나이로 땅에 묻혔다. 죽어서는 세계 최대 규모로 조성된 진시황릉에 잠들었다. 거기 겹겹이 둘러싼 숱한 토병의 호위를 받으며 여전히 불멸을 꿈꾸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가 중국 대륙에 남긴 커다란 족적에도 불구하고, 적잖은 비난도 함께 상존한다. 자신을 반대하는 학자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했으며 심지어 생매장하기도 했다. 이른바 분서갱유다. 영원불멸을 꿈꾸며 절대권력을 행사했으나, 결국 길지 않은 생을 마감했다. 그리고 그가 죽은지 4년 후에는 진나라도 멸망했다.

대장동 사태가 초미의 국민적 관심사로 자리하고 있다. 천문학적 규모의 돈잔치 이면에 숨은, 진실을 향하는 갈망 때문인 듯싶다. 경실련 발표에 따르면 성남시가 100% 강제수용한 택지매각에 따른 수익 7,243억 원, 여기에 아파트 분양을 통해 얻은 수익 1조968억 원을 더하면 무려 1조 8,211억 원의 수익금이 추정된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가운데 성남시가 환수한 1,830억 원을 제외하면 1조 6천억 원의 이익을 화천대유 등 민간이 가져갔다는 것이다. 이는 개발이익의 10%만 공공이 환수했고, 90%를 민간이 가져간 셈이다.

현재 여야 막론하고 정치권 전반에 대한 국민적 시선은 결코 곱지 않다. 기득권에 매몰된 그들 대부분이 상호 한통속으로 결탁돼 있다는 깊은 불신이 팽배해 있다. 권력을 통한 먹이사슬 최정점을 점하며, 자신들만의 아방궁을 향유하고 있다는 국민적 분노가 그것이다. 심지어 일개 기초단위 지방정부인 성남시에서 그러한 권력형 복마전이 펼쳐졌다는 점은 아연 말문을 잊게 한다.

바로 그러한 연유 때문에, 윤석열 후보가 국민적 호명을 받고 대선전의 한복판에 차출된 형국이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한 이후로 보수성향 유권층 일반의 강력한 지지세를 형성하고 있다. 거기에 문재인 정부 및 민주당의 무능과 극악한 위선적 행태에 환멸을 느끼는 중도층과 진보층 일각까지 합세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는 각인들이 지닌 이념과 정치 노선을 떠나, 권력형 부정부패를 일소할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에 대한 열망이 담겨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여기엔 여야, 보혁 가리지 않고 공정한 잣대로 척결하기를 바라는 심리적 기저가 깔려 있는 듯싶다. 청와대, 국회, 법원, 검찰 등 권력기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음은 우리 모두 주지하는 바와 같다.

그와 함께 우려도 있다. 정치 문법에 관한 점이다. 전달하려는 메시지에 있어, 보다 세심할 필요가 있어서다. 그것이 선의를 담은 것일지라도, 그러나 정치는 상대측 세력에게 불필요한 공격의 빌미가 될 수 있음도 유념할 수 있어야 한다. 윤 후보가 전하려는 본래 의도와는 달리, 그것을 비틀고 악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그것이 정치판의 일그러진 속성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경쟁 후보에 대한 비난은 가급적 삼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또한 상대 후보의 진취적이거나 올바른 정책에 대해서는 공감과 소통의 덕목도 요구된다. 그러나 보완이 필요한 경우에는 더 좋은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함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여야, 보혁 구획하지 말고,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을 위한 것이라면 적극 끌어다 쓰겠다는 자세여야 한다. 그것이 국가적 불사조며, 그것이 국민적 불로초가 될 수 있겠기에 그렇다.

시인 정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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