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태 [일 상]

시와 칼럼 2021. 11. 9. 10:40






















바람을 쐬러 나섰다. 아침 7시 무렵 이승철, 양은숙, 박완섭 시인과 함께 강릉 주문진으로 향했다. 전날 늦밤까지 멀쩡하던 날씨가 심상치 않았다. 비바람이 거세게 몰아쳤다. 그렇다고 나선 길 되돌릴 수는 없지 않은가?

신월동 소재 서서울공원에서 출발했으니, 목적지와는 정반대 위치에서 발진한 셈이다. 또한 출근 시간과 겹친 탓인지 서울을 벗어나는데 이중고가 됐다.

주문진에 도착하자, 80을 목전에 두신 시인 김영현 선생님이 나와 계신다. 음식점 '파도횟집'에 들려 생대구탕과 가자미회무침 메뉴로 다들 맛있게 먹었다. 아침 식사를 거른 채 먹는 아점인 때문에 더욱 그러했을 듯싶다.

주문진 앞바다를 두루 둘러봤다. 출렁이며 다가서는 파도 그리고 먼자락 수평선을 보면서 불현듯, 저 바다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린아이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내 스스로를 향해 던지는 질문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윽고 풍물시장 회센터로 걸음을 옮겼다. 생선회를 안주 삼아 소주와 맥주를 두루치기해 취하는 시간이다. 운전을 해야 하는 나는 사이다만 금붕어마냥 축였다. 이승철, 양은숙 시인이 취하게 마셨으리라 여긴다.

주문진에서 태어나 현재도 거하고 계신 김영현 선생님의 신작 시집을 선물로 받았다. 감사의 표시로 우리 일행은 김 선생님의 시를 한편씩 낭송했다. 그러는사이 겨울로 들어서는 절기인 까닭에 금새 어둑어둑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그만 서울로 향하려는데 김 선생님께서 마른 오징어를 일행에게 들려주신다.

드넓은 바다를 품었던 하루. 욕심 없는 사람들과 함께였던 하루. 꽤 산만한 마음도, 혼잡했던 정신도 사뭇 정화되는 듯하다. 또한 감사한 일은, 비까지 내리는 밤길을 뚫고 무사히 도착할 수 있어서다. 모두 건강할 수 있기를 하늘에 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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