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刻舟求劍 2007. 2. 10. 09:59
| 2007·02·06 01:08 |
박근혜 전 대표가 ‘문건 경계령’을 내렸다. 때문인지 박 전대표 캠프 사무실 곳곳에는 종이 파쇄기가 자주 눈에 띈다. 문서로 된 보고서나 기획안, 심지어 일정표까지 모두 시한이 지나면 파쇄기에 운명을 달리한다.
특히 무슨 무슨 문건을 만드는 것에 박 전 대표는 ‘스트레스’까지 받을 정도로 싫어한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1월말 박 캠프는 ‘후보자 검증’발언이후 호의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받았다. 물론 캠프에서 자체적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보고서다.
여론조사에서는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지지율이 같은 20%대로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또한 박 전 대표의 ‘후보자 검증 발언’이후 60%이상이 찬성의 뜻을 보이고 있었다. 표본 숫자만해도 5천명이 넘는 대규모 여론조사였다. 샘플 당 1만원으로 상정할 경우 5천만원이 넘는 비용이다.
무엇보다 박 전 대표를 고무적으로 만든 항목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이 전 시장과 4.8%p 뒤지고 있다는 수치였다. 한 마디로 오차 범위내에서 바짝 추격한 것이다.
대중적 인기에 자신있는 박 전 대표로서 당원 및 대의원 지지율에서 격차가 좁혀진 것은 두 말할 나위없는 호의적인 결과인 셈이다. 하지만 박 전 대표에게 반전의 카드로 작용할 수 있는 여론조사 보고서였지만 캠프에서는 외부 노출을 극도로 꺼려했다.
박 캠프 관계자는 “박 전  대표 평소 생각이 문건 자체를 만들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며 “문건 때문에 스트레스를 호소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 전 시장 캠프에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론조사 보고서가 친이명박 국회의원들에게 배포한 것과는 사뭇 다른 캠프 태도였다. 국회에 배포된 이 전 시장에게 우호적인 여론조사는 삽시간에 국회내에 퍼졌고 ‘이명박 대세론’에 일조한 셈이 됐다. 물론 박 캠프가 압도적으로 앞서지 않는 여론조사를 굳이 외부에 알릴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는 게 친이명박 인사들의 지적이다.
반면 친박진영에서는 박 전 대표가 대표시절 겪었던 여의도연구소 ‘문건’유출 사건을 상기시켰다.
지난 2005년 4·30 국회의원 재선거 이후 여의도연구소에서 작성한 ‘4·30문건’ 유출로 정치권은 사조직 동원 파문이 일었다. 무엇보다 문건에서는 ‘박 대표의 대중적 인기가 거품일 가능성’을 언급해 친박 반박 대결구도에 ‘음모론’까지 일기도 했다.
그 여파로 윤건영 여의도연구소 소장이 사퇴했고 주호영 부소장도 뒤를 이었다. 또한 당내 소장파에서는 박 대표가 문건 파동으로 여의도연구소를 사기구화한다며 각을 세워 소장파와 멀어지는 계기가 됐다.
결국 당시 친박 인사였던 윤건영, 주호영 의원뿐만 아니라 소장파까지 박 전 대표와 ‘등’을 돌리게 된 뼈아픈 경험이 박 전 대표에게 남아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볼때 소장파의 다수는 현재 이명박 캠프를 지원하고 있고 특히 불교인맥이 두터운 주 의원은 최근 이 전 시장 캠프 비서실장으로 갔다. 특히 그의 지역구가 박 전 대표와 같은 대구라는 점에서 박 대표가 문건에 대해 ‘경기’를 가질 만 하다는 관측이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isa.co.kr>
출처 : 시사
글쓴이 : 기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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