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刻舟求劍 2007. 6. 23. 00:56


농협은 비리 온상 ‘농민은 뒷전, 뒷돈 챙기기’일쑤
농협 전임 회장단...줄줄이 비자금 등 관련 감옥행

정대근 농협 회장의 경영복귀는 ‘왕의 귀환’은 아니었다.
농민단체와 업계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비판여론을 의식해서 조용히 있다가 최근 슬그머니 뒷문으로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일단 복귀는 했지만 향후 행보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농민단체의 반대와 자회사 헐값 매각, 신규 사업 등에 대해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중앙회는 자회사 휴컴스(주)를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박연차씨가 경영하고 있는 태광실업에 매각하면서 응찰가격 1,777억 원보다 322억 원 낮은 가격에 팔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박 회장은 인수과정에서 주식투기로 수백억 원의 차액을 남긴 것으로 추정된다.
휴컴스는 2002년 9월 국내 최대 비료생산업체 남해화학에서 분리, 독립했으며 상근직원은 250명이다. 연간 매출액이 2,500억~3,000억 원 규모의 ‘알짜배기 회사’인 이 회사의 전체 지분 중 56%를 농협이 보유했다.
농협이 지분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이상한 거래내역이 보인다. 지난 5월 10일, 농협이 보유하는 휴컴스 지분 56%중 46%의 지분을 매각하는 공개입찰에 태광실업 컨소시엄이 1777억원에 제시했다. 농협은 6월 30일 본 계약을 맺으면서 매각대금을 당초 태광실업 컨소시엄이 제시했던 1,777억원보다 322억원이 적은 1,455억 원으로 깎아 주었다는 것.
최근 <월간조선>은 12월호에 노대통령과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정대근 회장의 관계를 설명하고 있다. 박연차 회장이 농협의 자회사 휴컴스(주)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커넥션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그것.
현대차에 양재동 건물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검은 돈을 받은 혐의를 받은 정 회장이 자회사 휴컴스 매각과 관련해서도 새로운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정회장 언론 예의주시 ‘답답’

현대차 비자금 사건으로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정회장은 지난 9일 강원 평창에서 열린 국가 보훈처와 미안마마을 1사 1촌 결연식에 참석했다.  지난 3일에는 경기 고양 농협대학 야구장에서 열린 ‘농촌사랑음악회’에도 참석했다.
이와 관련, 농민단체 등 일각에서는 정회장의 복귀에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농협측은 하등의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뉴스데스크>는 정 회장 복귀를 확인하기 위해 농협 홍보실의 한 관계자와 통화를 했다. 이에 그는 “정 회장이 복귀했다. 그런데 복귀가 무슨 문제가 되냐?”고 당연한 투로 되물었다.
이와 관련,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의 경영 복귀는 농협이 얼마나 부패했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현대차 비리와 관련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슬그머니 복귀한 것은 도덕성에 문제가 있음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는 셈”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한 “석연치 않은 정대근 회장의 보석 배경은 물론, 사법처리를 앞둔 수장의 경영권을 보호하려는 농협중앙회의 부끄러운 현실에 350만 농민들은 크게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정 회장은 국감 증인으로 출석하게 되어 있었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사유는 급성인후두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탓에 불가피하게 불참했다는 것.
이 같은 정 회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선 “정 회장이 국감증인 출석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입원했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농협  280조 자산 보유농협은 중앙회와 전국조합을 포함해 5025개 지점과 6만7000명 직원, 280조원의 자산을 보유한 거대 금융그룹이다.
농협은 최근 성장 동력을 M&A와 신규 사업 분야에서 찾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방대한 조직인 만큼 누수현상도 심각하다. 금융 분야에서 많은 사고가 발생하면서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역대 회장들 줄줄이 철창행농협은 수장들마다 줄줄이 철창을 경험했다.
한호선, 원철희 등 역대 회장에 이어 지난 5월 현대차 비리에 연루되어 정대근 회장까지 구속되어 농협 회장을 맡으면 ‘감옥구경은 기본 코스’라는 웃지 못할 농담이 나돌고 있다.
문민정부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중앙회장이 횡령과 공금유용 등의 비리 혐의로 줄줄이 구속되는 수모를 겪었기 때문에 이러한 비판은 어쩌면 당연하다 하겠다.
한호선 초대 민선 회장은 지난 1994년 농협 예산을 전용해 4억8천만원의 비자금을 조성, 이 중 4억1천만원을 유용한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원철희 전 회장도 지난 1999년 재임기간 중 6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3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현직에 있는 정 회장은 지난 5월 대검 중수부는 현대차그룹 사옥 부지를 넘긴 대가로 3억원을 받은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농협은 정대근회장의 비리에 이어 최근 농협중앙회 지점과 지역본부 직원들이 공사비 부풀리기 등의 수법으로 불법 비자금을 조성해 온 것이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