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바로알기

刻舟求劍 2012. 2. 10. 19:00

[한국증권신문/일간연예스포츠_조경호 기자]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의 리더십에 구멍이 뚫렸다.


2009년부터 채권단 관리를 받아 오던 금호는 재무적투자자(F1)에 대한 설득을 마무리하고 유상증자(3자 배정방식)를 추진해 재무 개선하고 오너복귀를 계획하고 있던 박 회장에게 뜻하지 않게 작은 복병 사건이 터졌다.

 

아시아나항공(대표 윤영두)의 소속 여승무원이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수십억 원의 외화를 밀반출한 사건이 경찰에 적발됐기 때문.

 

10일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아시아나항공사 소속 승무원들을 통해 수십억원 상당의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로 무등록환전업자 R모씨(59, 필리핀인) 등 4명과 승무원 M모씨(27·여, 필리핀) 등 1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여승무원 12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현재 필리핀에 체류 중인 5명에 대해서는 출석보류로 지명통보 조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루씨 등은 지난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모두 2879회에 걸쳐 서울ㆍ경기 수도권, 충남 천안, 경남 진주 등지 필리핀 노동자들로부터 약 32억원을 받아 달러로 환전한 뒤 승무원들을 통해 필리핀으로 밀반출한 혐의이다.

 

승무원들은 자신이 머물고 있는 서울시내 M호텔 객실에서 내선 전화를 사용해 환전업자 R씨와 연락해 호텔 로비에서 만나 돈을 건네받았다. 그리고 개인용 소지품에 몰래 담아 항공기에 탑승해 현지 환전 업자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경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방법으로 송금하면 은행 송금수수료가 높다. 2만 달러 이상을 송금할 경우 송금수수료는 3만3000원(외환은행 기준)이다. 더구나 미국 국제은행을 거쳐 가기 때문에 시일이 오래 걸린다. 이런 점 때문에 외국인노동자들이 무등록환전업자를 이용한 것“이라며 "특히 불법체류노동자의 경우 통장개설, 송금 수속과정에서 신분이 노출될 것을 우려해 불법송금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항공사 측은 "경찰의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현재 승무원들에 대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 경찰의 수사를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에 근무하고 있는 필리핀인 승무원은 60여명이다.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취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사건은 박 회장과 관련이 없다. 그럼에도 박 회장에게 리스크가 되고 있다. 직원의 잘못은 개인의 문제이기보다 ‘기업 리스크’이기 때문이다.

9.11테러이후 항공테러에 대한 보안·경계가 심해지고 있다.

 

그만큼 항공 산업에서 보안이 가장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승무원에 외화밀반출 사건은 보안이 뚫린 셈이나 마찬가지이다. 만약 승무원이 테러에 이용됐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번 사건은 기업 리스크이다. 개미구멍으로 말미암아 마침내 큰 둑이 무너진다는 사자성어 ‘제궤의혈(堤潰蟻穴)’처럼 사소한 결함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겨 곧 손쓰지 않으면 큰 재난을 당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오너 복귀를 앞두고 발생했다는 점에서 박회장에게도 리스크로 작용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박 회장은 지난 연말부터 전 계열사 임직원을 면담하는 등 오너복귀 행보를 보여 왔다. 이런 박 회장에 대해 일각에서는 너무 빠르다는 지적이 일었다. 그룹의 위기에 빠트린 장본인이고, 2년이면 너무 이르다는 것이다.

현재 박 회장은 회장이긴 하지만 ‘전문 경영인’에 불과하다. 지분구조가 취약하다. 하지만 금호산업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박세창 부사장과 함께 30%지분을 갖게 되면서 최대주주인 ‘오너’가 된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아시아나 항공의 오너로까지 등극하는 셈이다.

 

박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성장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였다. 자신이 공들여 키운 아시아나항공이 도움이 아닌 화살이 되어 돌아온 셈이다.

 

세계적인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의 완벽하면서도 꼼꼼한 지휘를 경영에 도입시킨 디테일경영을 선보였다. 서비스 차별화는 세계 유수의 기관에서 상을 받으며 국내외에서 인정받았다.


2009년 초 '항공업계 노벨상'으로 통하는 ATW(Air Transport World) 선정 '올해의 항공사'상을 수상했다. 국내 항공사가 이 상을 받기는 아시아나항공이 처음이다.


2010년과 2011년 잇달라 스카이 트랙(Sky Trax), 글로벌 트레블러(Global Traveler)로부터 '올해의 항공사' 상을 받았다.

 

아시아나의 경쟁력이었던 박 회장의 ‘디테일경영’은 이번 여승무원 외화밀반출 사건으로 신뢰도가 추락했다.

 

좋은 일이 실현되기 위해 풍파가 따른 다는 ‘호사다마 (好事多魔)’사자성어처럼 오너경영을 복귀를 앞둔 박 회장에겐 이번 일을 반면교사(反面敎師)삼아 제2의 금호 창업의 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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