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바로알기

刻舟求劍 2012. 2. 10. 19:13

 

건물주, 롯데와 선 계약 후, 리치몬드에 후 통보?
롯데몰, 주변 대형마트도 무너뜨릴 정도…피해 심각

롯데 신씨 일가의 두 얼굴에 소비자가 뿔났다. 소상공인과의 동반성장을 외치며 제빵 사업에서 손을 떼는가 싶더니 30년 된 개인 빵집을 밀어내고 롯데그룹의 ‘엔젤리너스’ 커피점을 입점 시킨 것이다.

최근 대기업 그룹 2,3세들의 소상공인 업종 진출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지난 31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 회장의 외손녀인 장선윤 블리스 대표(41․대표)는 베이커리 사업에서 철수 의사를 밝혔다. 블리스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동반성장을 위한 정부 정책과 소상공인 보호라는 국민 여론에 적극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같은날, 30년 역사를 자랑하던 ‘리치몬드과자점’ 홍대점 폐점 배경에 롯데그룹의 ‘엔젤리너스’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론의 비난이 증폭됐다.

소비자 전모(25)씨는 “롯데는 앞에서는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척 생색을 냈지만 뒤로는 여전히 소상공인들의 상권 침해가 활발히 진행중이었다”며 “이번 리치몬드과자점 폐점은, 한마디로 대기업이 30년된 명물을 죽여 놓은 셈”이라며 분개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문을 연 롯데몰 김포공항점은 주변 상권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어 롯데의 거침없는 상권 침해에 대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30년 역사 자랑하던 빵집, 어쩌다 밀려났나?

   
 

폐점한 리치몬드과자점 건물에는 롯데그룹 계열의 커피전문점인 엔제리너스와 생활용품 전문점인 ‘다이소’가 입점할 예정이다. 리치몬드과자점은 비싼 임대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폐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4월, 김종수 리치몬드과자점 대표이사는 건물주로부터 가게를 비워 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김 대표는 “통보를 받기 6개월 전 내부 리모델링 공사를 마쳤다. 그런데 아무런 사전예고 없이 재계약 않겠다며 종이 한 장 달랑 보냈다”며 분개했다.

건물주는 김 대표가 리치몬드제과점을 계약할 당시부터 알고 지내며 친분을 쌓아왔던 터라 섭섭함을 금할길이 없었다.

김 대표는 “그간 친분도 있었는데 직접 얼굴을 보고 재계약을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일방적인 서면 통보를 보내 기분이 굉장히 상했다”고 말했다.

김대표는 서면이 아닌 직접 건물주를 만나 직접 듣고 싶었다.

김 대표는 “갑자기 업체를 바꾼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건물 전체 리모델링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가 하겠다고 하니깐 그때서야 롯데그룹 계열사와 계약을 했는데 롯데만큼의 임대료를 낼 수 있냐고 물었다”고 했다.

건물주가 제시한 금액은 기존 월세 가격보다 3배나 높은 가격이었다. 급등하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던 김 대표는 자리를 내 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높은 가격보다 예고 없던 갑작스런 통보가 여전히 서운하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롯데 측이 건물주에게 높은 가격을 제시하며 물량공세를 펼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논란이 되고 있는 해당 부지는 홍대 지역에서도 노른자 땅이라 불릴 만큼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에 엔젤리너스는 “홍대 쪽에 진출하기 위해 부동산을 통해 매장을 알아보던 중 매물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난해 7월 계약을 했다”며 "일부러 제과점을 밀어낸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엔젤리너스 측의 답변에 김 대표는 “그 부분은 절대 아니다”며 항변했다.

사실 리치몬드제과점 건물을 탐내는 이는 롯데뿐만이 아니었다. 5년 전, 이미 파리바게뜨의 입점 시도가 있었던 것.

김 대표는 “(건물주) 만나서 왜 그러냐고 하니깐 가게를 비워달라고 했다. 파리바게뜨가 들어 온다고 했다. 대기업 빵집이 들어온다니 자존심이 무척 상했다. 그 부분은 용납 할 수 없어 건물주가 제시한 보증금 금액을 수용했다”며 “내가 2~30년 가까이 자리잡아온 곳인데 그들은 그냥 돈만 가져와 밀어 붙인다. 이건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당시의 분한 심정을 토로했다.

당시 김 대표는 리치몬드제과점을 지키기 위해 결국 부동산에서 제시한 ‘보증금 100%, 월세 120%’을 수용해야만 했다.

리치몬드과자점 폐점 소식에 단골 여모(50)씨는 “너무 대기업에서 작은 것까지 차지해가니 오래된 것들이 점차 없어지고 있다”며 “홍대나 신촌의 향수가 없어지는 것 같아 나처럼 나이 먹은 사람의 입장에는 섭섭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객 최 모씨(29)는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 커피 전문점 앞에 30년이나 된 홍대명물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며 “거대 자본 속에 한 분야의 명장들은 점차 사라져 갈 것”이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롯데몰 김포공항점, 공항반경 20km까지 흡수

롯데의 소상공인 상권 침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롯데몰 김포공항점이 김포공항 반경 20km 밖 광영상권의 소비자까지 흡수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해당 중소 상권 상인들은 요즘 죽을 맛이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롯데몰 김포공항점은 지상 9층, 지하5층에 연면적 31만4000㎡(9만5000평)규모의 초대형 복합쇼핑몰이다. 이 쇼핑몰은 평일 3만5000~4만명, 주말엔 8만여명이 몰리고 있다.

롯데몰 김포공항점이 생기기 전, 이 지역은 서울 서쪽 끝에 있는데다가 동쪽으로는 개발 진행 중인 366만㎡의 마곡지구가 허허벌판처럼 놓여 있어 상대적으로 대형 유통시설이 적었다. 게다가 롯데백화점․신세계 백화점이 위치한 영등포 일대나 ‘박스형 상권’을 구성하고 있는 목동 지역에 편입되기도 어려운 상권이었다.

그러나 이런 여건에도 불구하고 백화점․마트․쇼핑몰․영화관․문화시설 등을 갖춘 롯데몰 김포공항점은 주변 상권을 무서운 속도로 흡수하고 있다.

롯데몰 김포공황점은 기존의 대형 유통업체들의 손님마저 빼앗고 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3km쯤 떨어진 NC백화점 강서점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NC백화점은 12월 이후 매출이 30~40% 정도는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에서 독점적인 지위를 누린 이마트 김포공항점 역시 롯데몰이 들어선 후 배출이 10%이상 줄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롯데몰 김포공항점이 무서운 속도로 광역상권의 소비자들을 유인하고 있다”며 “개점 초기라 호기심에 방문 하는 경우가 많지만 고양시 일산, 인천․부평, 서울 강남에서까지 고객이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의 대형마트도 피해를 입는 상황인데 주변 상권의 피해는 더 심각했다. 특히 공항동, 방화동, 화곡동 등 인근 중소 상권에 영향은 참담하다.

공항시장역 부근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박모(50)씨는 “가뜩이나 불경기라 매출이 줄었는데 롯데몰이 들어서면서 손님은 더 줄었다”며 “장사를 접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요즘 심각하게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화곡동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권모(55)씨는 “기대했던 지난 설 대목에서 장사가 전혀 되지 않았다. 동네 주민이 새로 생긴 쇼핑몰로 몰려가 과일과 해산물 등은 거의 팔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TV에서는 소상공인과 동반성장 할 것이라며 거창하게 떠드는데 우릴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어느 부분이 노력하고 있다고 봐야 하는 것이냐. 되레 더 심각해지고 있는 것 아니냐”며 분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