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사고

刻舟求劍 2012. 2. 10. 21:39

페이스북에 대통령을 비하하는 표현을 써 논란이 됐던 서기호 판사(서울북부지법, 사법연수원29)가 재임용 심사에서 최종  탈락됐다.

 

대법원은  대법관 회의와 양승태 대법원장의 최종승인을 거쳐 10일 서판사에 대해 <연임하지 않기로 하는 결정 통지>라는 제목의 1장짜리 공문을 통해 연임(재임용) 심사 최종 탈락 통보를 했다.

 

공문에는 "귀하에 대한 10년 동안의 근무성적평정결과 및 법관인사위원회의 연임적격에 대한 심의결과 등을 종합하여, 귀하가 법원조직법 제45조의2 제2항 제2호의 사유에 해당함이 인정되므로 귀하에 대하여 연임발령을 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는바, 법관인사규칙 제20조 제2항에 의하여 이를 통지합니다"고 적고 있다.

 

서 판사는 통지문을 받은 뒤 참담한 자신의 심경을 법원내부통신망을 통해 동료 선후배 법관과 법원공무원 등 법원가족에게 전했다.

 

서 판사는 "아침에 재임용 탈락 소식 보도를 보고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며 "두 차례 법원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그리고 인사위원회에서 충분히 소명해 어느 정도 (재임용을) 자신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인사위원회에서 구체적인 '근무성적 현저히 불량' 부분의 사유를 제시하지 못했고 서 판사에 대한 근무평정에 관한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충분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서 판사는 "법관인사규칙에 의하면 '대법원장은 연임신청 판사 중 연임하지 않기로 결정된 판사에 대해서는 그 취지 및 사유를 통지한다'고 돼 있어, 적어도 공문에는 구체적인 사유가 기재돼 있으려니 기대했다"며 "그러나 '귀하에 대한 10년 동안의 근무성적평정결과 및 법관인사위원회의 연임적격에 관한 심의결과 등을 종합하여'라고만 기재돼 있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제가 법원게시판과 인사위원회에 제출한 방대한 소명자료에 대하여는 아무런 판단도 기재되지 않은 채, 종전의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며 "아무리 외쳐도 들리지도 않는 높은 산성에 맞부딪친 기분"이라고 대법원이 '근무성적이 현저히 불량'이라는 추상적인 말만하며 구체적인 사유를 제시하지 못했음을 공개적으로 꼬집었다.

 

서 판사는 "대한민국의 판사가, 철저한 비공개 원칙으로 인해 10년 동안의 근무평정이 어떻게 매겨지고 있는지조차 모르고 지내다가, 갑작스럽게 단 2주 동안의 형식적인 심사절차를 거쳐, 그것도 명단도 공개되지 않은 인사위원들로부터 심의를 받고서, 마지막 통지받은 사유도 단 두 줄이었다"며 대법원 결정이 문제가 있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법상 신분 보장된 판사에서, 10년 계약직 직원으로 전락한 이 순간, 비정규직 노동자의 아픔을 절실하게 공감하게 된다"고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서판사는 대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예의주시하던 판사들도 서판사의 소식이 전해진 뒤 법원내부게시판에 항의성 글과 판사들의 집단행동을 예고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다 '사법파동'을 경고했던 법원공무원들은 이날 양승태 대법원장에 대한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오는 14일에는 대법원 정문 앞에서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강경투쟁에 돌입한다는 태세이다. 

 

트위터에도 떠들썩하다. 변호사들도 한목소리로 대법원의 결정을 질타하고 있다.  심지어 '사법부는 죽었다' '사법부 근조'라는 격한 표현까지 등장했다.

 

서판사 임용 탈락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면서 '법원판, 부러진 화살'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법원의 대응방식에 따라 법조개혁을 앞당기는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제발 좀 정상적인 나라, 사회서 살아봤음 좋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