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바로알기

刻舟求劍 2006. 2. 11. 10:51
'눈 가리고 아웅' 윗 선에서 하도급사 선정


건설업계는 비리와 부패의 온상이다. 지난 10년 간 국내 부패사건의 약55%가 건설과 관련된 사건들이었다. 엄청난 이권이 생겨나다보니 정부 관리나 정치인들을 향한 로비 공사가 쉴 새 없이 벌어지고 있고, 매년 수십조 원이 넘는 돈이 비자금으로 조성돼 뇌물과 향응, 접대 등을 위해 뿌려지고 있다. 또 매년 70조원의 공공 건설사업 가운데 30~40% 가량을 재벌과 대기업이 차지하는 반면, 대부분의 중소 하청기업들은 심각한 경영난에 허덕이고 이들 기업의 근로자들은 '반 노예'처럼 살고 있다. 본지는 기자가 건설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며 취재한 생생한 르포를 3회에 걸쳐 보도한다.

건설현장의 하도급 구조는 발주처(공공기간, 회사, 건설회사, 재건축조합, 개인 등)에서 공사를 수주받은 원청회사(종합, 일반)가 전문건설회사(전문, 단종)에 하도급을 준다. 하도급사인 전문건설회사는 팀별 물량 도급을 주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건설업 비리와 부패는 사업 초기단계에서부터 면허, 입찰, 계약, 시공, 하도급, 감리, 준공 등 전반에 걸쳐 관행시 되고 있다. 건설업계의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런 다단계 하도급구조 때문이다.
건설업계의 관행으로 굳어진 비리 가운데 하나는 입찰 비리. 이러한 비리를 없애기 위해 대기업 건설업체에선 관계자만이 참석하여 비밀리에 입찰 내역을 공개한다.
최저 입찰가를 적어낸 건설업체가 낙찰되기 때문에 건설사로선 입찰가를 알아내기 위해 모든 정보를 동원하기도 한다.
다음은 사례 하나.
하도급업체인 대연토건은 전남 장성에 건설되는 호남터미널 공사를 수주하기위해 금호산업내 정보라인을 동원하여 최저 입찰가를 알아냈다.  입찰 마감시간 직전에 입찰에 참여했다. 다음날 정보라인을 통해 "낙찰되었다. 발표만 남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예정대로면 2~3일 후 낙찰 기업을 발표하게 된다. 

호남터미널 낙찰 회사는 10여일이 지난 후에야 발표된다. 낙찰기업은 대연토건이 아니었다. A사였다. 
이에 대해 금호산업의 한 관계자는 "윗선에서 바꾸었다. 박 회장님과 관련된 회사이다"라고 알려왔다. 당시 대연토건에선 금호산업이 시공한 국세청 토목공사, 문래동 로데오쇼핑몰 공사를 하면서 많은 손해를 봤다. 특히 국세청 토목공사는 총금액이 2천800원이었는데, 투입금액이 1억원이 훨씬 넘었다. 여기다 직원 급여까지 포함하면 1억원 이상에 손실을 본 것이다. 이 공사과정에 타절(시공사와 공사해지)을 하려고 하자 금호측에서 타 공사에서 손실을 보존하겠다고 약속하면서 공사를 끝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금호의 비리이다. 낙찰가를 알려주는 직원, 비밀입찰에도 불구하고 오너 일가에 의해 낙찰자가 바뀌었다. 이는 한마디로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비리로 얼룩져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전자입찰에 대한 부정은 더 심각하다. 금호는 입찰부정을 막기위해 페이퍼 서류대신에 전차입찰을 시작했다. 그런데 입찰과정이 직원들에 의해 노출되고, 회장 일가에 의해 한 순간에 낙찰자가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건설업체들은 공사를 하다 보면 관공서, 발주처 등에 로비를 할 때가 많다. 그런데 금호산업은 로비에 드는 비용을 하도급업체에 부담을 떠넘겨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2002년 대연토건이 금호산업에서 하청을 맡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쇼핑몰 공사를 할 때이다. 토지의 소유자는 방림방적으로, 이 땅은 70~80년대 공장으로 사용하던 장소이다. 방림방적은 토지에 폐기물을 많이 매립하여 토목공사를 맡은 대연토건에서 폐기물처리에 애를 먹었다. 이때문에 공사비용이 당초보다 많이 소요되자 시행사 로데오왁과 시공사인 금호산업은 설계를 변경하여 지하로 설계된 것을 지상으로 1m를 상향 설계를 하고 시공했다. 이런 과정에서 금호산업은 감리를 맡은 감리단장에게 로비를 했고, 대연토건에 줄 공사금액 중 2,000만 원을 임의로 사용했다. 이에 대연토건측이 문제를 제기하자 금호산업측은 손실만큼 올려주겠다고 했다가 공사 완공 후 오리발을 내밀다가 결국 대연토건에 1,000만원을 변상했다.
또 대연토건은 국세청 청사 부대토목공사를 금호산업으로 부터 2,800만 원에 수주한다. 계약할 당시 인조화강석이던 것을 금호측 요청에 따라 손실액 보존약속을 받고 진짜 화강석을 사용하여 시공한다. 이 때문에 2,800만 원이던 공사비용은 천문학적인 숫자로 치솟아 올라가 1억 3,000만 원이 들어간다. 공사가 완료한 뒤 정산과정에서 금호측은 우월적 지위를 동원하여 "차기 공사에서 보전해 주겠다"며 손실을 대연측에 떠넘겼다.
이 같이 추가 공사비를 떠넘기는 행위는 국세청 공사 현장뿐만 아니라 금호산업이 하도급을 준 현장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대연토건은 금호산업에서 인천국제공항 배후단지 금호 베스트빌 1,2차 아파트 공사 부대토목, 국세청 부대토목, 기흥 금호고속 정비고 토목공사, 가평 하수 처리장 토목공사, 대구 부산간 고속도로공사등을 수주하여 공사했다. 결국 금호의 공사만을 주로 수주해온 대연은 금호측의 갖은 부당행위로 인한 자금난으로 2003년 부도가 나고 말았다.
대연토건의 이 아무개 사장은 "부도가 난 데에는 경영을 잘못한 이유도 있다. 그러나 금호산업 같은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가 부도의 큰 원인이 되었다. 이는 우리 회사 뿐만 아니라 다른 하도급 업체도 마찬가지 실정이다. 보통 공사금액을 100%로 가정하면 원청에선 75~80%로 맡은 뒤 전문건설회사에 50~60%에 하청을 준다. 또 이익이 남는 공사는 인맥이 닿는 기업에 주거나 원청에서 직접 시행하고, 남지않는 공사만을 하청을 준다. 공사에서 손해를 봐도 다음에 보자고 하면 그냥 넘어가고 했던 것이 경영위기로 몰아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조경호 기자>news00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