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 바로알기

刻舟求劍 2006. 2. 11. 11:03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대한항공 비행기 이용 사연

항공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오죽하면 세계 항공업계에선 비행기를 지칭하여 ‘날아다니는 관(官)’이라고 할까.
지난여름 시즌을 앞두고 조종사 파업을 일으킨 아시아나 항공은 후유증으로 인한 정비 불량으로 여러 차례 기체결함 사고를 발생시켜 ‘항공사고 위험’에 노출되었다는 경각심을 주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 항공의 기체결함 사고는 일반인뿐만 아니라 타 항공사를 이용하지 않던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까지도 경쟁사인 대한항공을 이용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사주들, 자사 항공편만 고집
‘시간 편의 때문’해명 눈길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과 임원들이 지난 11월 28일 자사 항공편이 지연되자 경쟁업체인 대한항공 국내선 항공편을 이용해 귀경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이날 박 회장 일행은 광주에서 어머니 장학회 현판식 행사를 마치고 오후 4시45분쯤 광주에서 아시아나항공 OZ321편을 통해 귀경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광주발 아시아나항공 OZ321편이 정비 불량으로 출발이 지연되자 박 회장 일행은 1시간 45분가량을 공항에서 기다리다 오후 6시 대한항공 KE1308편을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
국내 항공업계 라이벌 관계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사주(社主)들이 출장갈 때 자사 항공편만 고집하기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비행기는 단순한 교통수단에 불과하며 출발 지연으로 KAL기를 타고 온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지난 2001년에도 아시아나항공 노조의 파업으로 고 박성용 금호아시아나그룹 명예회장이 자사 항공편이 없어 대한항공 국내선을 이용해 광주로 내려간 적이 있다.

아시아나 항공, 하룻밤 새
3건 기체 결함 사고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1월17일 잇단 기체이상으로 하룻밤 사이에 3건이 회항·결항된 사건도 있다.
17일 오후 8시10분쯤 승객 280여명을 태우고 사이판으로 떠나려던 OZ256편(보잉 777기종)이 경남 김해 상공에서 기상변화를 탐지하는 레이더에 이상이 생겨 2시간 만에 인천공항으로 회항했다.
아시아나측은 18일 0시쯤 같은 기종의 항공기를 긴급 투입, 이륙을 시도했으나 이 항공기마저 날개 부분에 비상 경고등이 켜져 이륙하지 못하고 계류장으로 되돌아왔다.
승객들은 “아시아나항공이 평소 정비를 소홀히 했다”며 회사측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하며 출국장에서 농성을 벌였다.
아시아나측은 18일 오전 9시30분쯤 대체기(보잉 767기종)를 투입했으나, 항공기 규모가 작아 전체 승객 282명 승객 중 260명만 태운 채 사이판으로 떠났다. 나머지 22명에게는 탑승 요금을 돌려줬다.
이 과정에서 대체기로 투입하다 고장을 일으킨 항공기(보잉 777기종)는 당초 오전 9시 인천에서 마닐라로 떠나려던 항공기로 드러나 승객 291명이 “영문도 모른 채 공항에서 발이 묶였다”며 거세게 항의했다.
이날 오전 10시 일본 나리타로 이륙하려던 OZ104편과 나리타에서 인천으로 돌아올 예정이던 OZ105편이 늦게 출발했고, 앞서 18일 오전 1시(현지시간)에는 베트남 호치민시 탄손나트 공항에서 인천공항을 향해 출발할 예정이었던 아시아나항공 OZ732편(보잉 777기종)도 꼬리 부분에 비상 경고등이 켜져 이륙조차 하지 못하고 승객 310명이 현지 숙소에 분산되는 등 소동을 빚었다.
이날 하루 동안 지연된 아시아나 항공편은 14편이나 됐다.
항공사측은 “항공기가 정비 등의 문제로 결항 또는 회항하는 것은 통상적인 일”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하룻밤 사이에 같은 항공사 소속 비행기 3대가 기체결함을 이유로 회항한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는 반응.
이날 기체 결함 문제를 일으킨 항공기 3대는 보잉777기로 2001년 이후 도입된 최신기종이지만 하루 3번이나 고장이 나는 오명을 남겼다.
이날 한 승객은 “불안해서 어떻게 타냐고요. 이제 불안해서 아시아나항공을 탈 수 없을 것 같아요”라고 항의 한뒤, 수리를 마친 항공기 탑승을 거부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정비상의 문제가 발생해 승객들에게 불편을 끼치게 돼 죄송하다”며 “사전 정비에 보다 많은 주의를 기울여 승객 불편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항공전문가들은 “항공기는 200만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만큼 고장이 잦을 수 있지만 한 항공사의 같은 기종의 비행기가 7시간 동안 3번씩이나 기체결함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 항공사고 급증
블랙리스트 제도 시행

비행기 제작 기술이 발전하고 운항 기술의 숙련도가 높아지면서 항공사고 발생 빈도는 지난 60년대에 비해 30분의 1로 줄어든 게 사실. 사고발생 확률은 100만 번의 이·착륙 가운데 1.5회로 다른 교통수단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라는 것.
비행기가 대중화가 되면서 항공운항 역사가 일천한 개발 도상국과 저가 항공사들의 안전수준이 국제 기준에 미달, 상대적으로 사고가 잦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비행기 이용객이 빠르게 늘고 있고, 항공사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사고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안전 기준이 강화되지 않을 경우 오는 2020년에는 매주 한차례 꼴로 사고가 빈번해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 때문에 세계 각국 항공당국은 최근 사고가 빈발하자 안전수준이 국제적 기준에 못 미쳐 사고 위험도가 높은 항공사 명단을 공표하는 ‘블랙리스트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현재 블랙리스트 제도는 미국, 영국, 스위스가 시행 중이며, 항공기 이용객들이 안전도가 낮은 항공사들을 인터넷으로 조회해 사고를 피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것.
특히 188개 국가가 가입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각국 항공당국은 대형사고가 잇따르자 자국 항공기의 정기 안전점검 외에도 외국 항공기에 대한 수시 점검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아시아나항공도 최근 정비 불량에 따른 잇단 연발착으로 인해 건교부 항공안전본부로부터 ‘정비특별점검’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시아나 항공이 안전수준이 국제적 기준에 못 미쳐 사고 위험도가 높은 항공사 명단인 ‘블랙리스트’에 올라가지 않으려면 기체 정비시스템을 마련해야 하며, 아울러 조종사 승무원등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조경호 기자>news00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