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刻舟求劍 2006. 2. 11. 11:16


TV를 보며 리모컨을 조작해 물건을 사는 T-커머스가 홈쇼핑의 차세대 성장동력이다

 ◇ 이재현 ◇ 정몽근 ◇ 하창수
시장은 규모의 경제 논리가 적용된다.
TV 홈쇼핑 업체들마다 몸집 키우기에 나서 거대 공룡기업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내년부터 케이블TV가 디지털로 전환됨에 따라 홈쇼핑업체와 지역 케이블TV사업자(SO)간에 인수·합병이 본격화되고 있다. 디지털 케이블TV 서비스가 실시되면 쌍방향 서비스가 가능한 데이터방송이 활성화되고 이때 가장 큰 수혜를 볼 수 있는 콘텐츠는 홈쇼핑 중심의 ‘T-커머스’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기 때문. T커머스는 TV를 보며 리모컨을 조작해 물건을 사는 개념이다.
이에 따라 홈쇼핑업체들은 당장 내년부터 데이터방송을 통한 T-커머스에 참여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어 플랫폼 확보 차원에서 케이블TV SO와의 M&A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지역 케이블TV를 중심으로 방송사업구역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 중심으로 시장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M&A를 통해 메이저 홈쇼핑업체-S0간 연대 진영은 기존 CJ홈쇼핑-CJ케이블넷, 현대홈쇼핑-HCN에 이어 GS홈쇼핑-강남케이블, 우리홈쇼핑-태광MSO가 출현하게 됐다.

국내 TV 홈쇼핑 시장은 매년 확대되고 있다.
현재 홈쇼핑 시장은 CJ그룹(회장 이재현)계열의 CJ홈쇼핑과 현대백화점그룹(회장 정몽근) 계열의 현대홈쇼핑(HCN)이 양대산맥을 구축하고 있고, 그 뒤를 이어 GS그룹(회장 허창수) 계열의 GS홈쇼핑, 경방백화점 계열의 우리홈쇼핑, 농수산물TV 등으로 구축되어 있다.
홈쇼핑업체들이 앞다퉈 케이블 SO 인수·투자에 나서면서 케이블방송 집중·대형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T커머스에 홈쇼핑 업체들은 사활을 걸고 있다. 향후 2~3년 후면 인터넷쇼핑몰 매출액이 TV홈쇼핑 매출액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홈쇼핑이 24시간 내에 방송할 수 있는 아이템은 한정돼 있다. 기껏해야 하루 30~40 개에 불과하다. T커머스는 TV홈쇼핑의 이 같은 한계를 메워줄 수 있다. 시청자가 다양한 상품을 VOD(Video on Demand) 형태로 선택해 볼 수 있기 때문. ETRI 전망에 따르면 2010년에도 T커머스 가입자는 728만명, 시장 규모는 1조6,891억원 정도 될 것으로 나타났다.
어쨌든 CJ홈쇼핑, 현대홈쇼핑(HCN), GS홈쇼핑, 우리홈쇼핑 등 홈쇼핑 4사가 T커머스에서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 된다.


cj홈쇼핑
디지털 방송 핵심 역량 ‘SO’인수 전략

CJ홈쇼핑의 2006년 경영 전략은 ‘핵심역량 강화’이다.
T커머스, M커머스 등 미래 채널 진입 및 이에 맞는 콘텐츠 개발에 적극 나서고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한 SO M&A 등 신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최근 CJ홈쇼핑은 계열사 CJ케이블넷을 통해 종근당 소유의 충남방송 보통주 30만4,000주를 46억8,160만원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종근당이 계열사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케이블TV충남방송의 지분 74.1%를 CJ케이블넷이 보유하게 됐다.
충남방송 인수로 CJ케이블넷의 계열 SO는 9개로, 방송구역은 8개로 늘어났다.
CJ케이블넷은 지난해 5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SO 추가인수 등의 이유로 3자 배정방식을 통해 외자 2,000억원을 유치한 바 있다.
자금 여력이 충분한 CJ케이블넷은 충남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중부권 진출을 한 만큼 중부권 개별 SO를 추가로 인수해 기존 서울(양천)·인천(부평·계양)과 부산·경남 외에 중부권까지 3대 권역 구도를 갖출 것이라고 전망한다.
CJ홈쇼핑은 중국 상해 지역에서 방송 중인 동방CJ홈쇼핑 등 차별화된 사업 모델로 국내외 온라인 유통 시장을 선도하고 지속가능한 신상품 개발 및 방송 경쟁력에서도 우위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현대홈쇼핑
1,800억 투자 케이블TV
‘MSO’지주회사 추진

현대백화점 그룹은 현물출자 방식에 의한 계열SO의 지분 정리를 통해서 ‘관악유선방송’을 케이블TV MSO지주회사로 출범시킬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과 SO지분 보유 계열사들인 현대백화점H&S, 현대홈쇼핑, 현대 쇼핑 등의 공시에 의하면 보유 SO지분의 관악유선방송으로의 현물출자, 관악유선방송의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취득의 방법으로 관악유선방송은 그룹내 MSO지주회사로 전환하게 된다.
지분정리 후 현대백화점 그룹의 MSO지주사로 출범할 ‘관악유선방송’(자본금95억원)의 지배구조는 현대백화점21.9%, 현대쇼핑21.9%, 현대홈쇼핑36.6%, 현대백화점H&S11.5%, 대주주 정교선 5.9%로 이루어진다.
관악유선방송은 자사포함 총 11개 SO로 구성되는 MSO지배구조를 가지게 된다.
HCN은 지난해 무려 4개의 SO를 인수하며 일약 110만가구를 거느린 대형 MSO로 떠올랐다. 3월 관악유선방송을 시작으로 씨씨에스(충북 제천, 단양, 청주 등), 충북방송, 대구중앙케이블TV까지 줄줄이 인수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여기에만 1,8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GS홈쇼핑
강남케이블TV 인수 계기
공격 경영 개시

GS홈쇼핑이 강남케이블TV를 인수했다.
지난해 12월 23일 GS홈쇼핑은 강남 케이블TV 지분 51%를 1,600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강남케이블TV의 유선방송 가입자는 18만가구이며 초고속인터넷가입자도 5만가구가 넘는다. 가입자당 매출액(APRU)은 1만 880원(2005 년 6월 기준)이다.
GS홈쇼핑이 강남케이블TV를 인수하면서 유선방송 가입자 1인당 무려 180만원을 인수비용으로 지급한 셈이다. 실제로 지난 11월에 있었던 현대백화점 계열 MSO인 HCN에서 대구북부방송을 인수할 때 가입자당 가격은 65만 원이었다.
당시 서울지역 SO의 가입자당 인수가격 역시 대략 100만원 수준. 아무리 경영권프리미엄이 가미된 금액이라 해도 가입자 1인당 인수비용이 180만원이면 비싸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GS홈쇼핑이 강남케이블TV를 인수한 목적인 T-커머스 사업의 초기 단계 모형을 만들기 위한 사전 포석인 셈.
단일 SO를 구성하고 있는 강남케이블TV는 지난해 7월부터 18만 가입자중 1만 가구에 디지털 케이블 방송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 같은 디지털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어 T-커머스 초기 단계에서 쉽게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GS홈쇼핑은 그 동안 LG계열 하에 있으면서 5조원 이상 그룹은 SO를 인수하거나, 지분을 49% 이상 가질 수 없다는 출자총액제한 등의 이유로 SO투자에 소극적이었으나 계열 분리 이후 단순 유통사업자로의 한계를 극복하고 방송콘텐츠 사업자로서의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해 강남케이블을 인수하게 된 것.
GS홈쇼핑은 한국디지털미디어센터(KDMC)의 송출 준비가 끝나는 대로 안양케이블TV방송국을 비롯한 전국 8개 케이블TV방송국을 통해 T커머스 홈쇼핑 본 방송을 시작할 예정.
GS그룹이 강남케이블TV를 시작으로 GS홈쇼핑의 발걸음이 빨라지리라 보는 시선이 팽배하다. 그러나 GS홈쇼핑 측은 “T 커머스 초기 단계 모형을 만들기 위해 한두개 소유하는 것일 뿐, MSO로 가려는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홈쇼핑
국내 최대MSO 태광그룹,
우리홈쇼핑 지분 인수

280만 가입 가구를 확보한 국내 최대 MSO인 태광그룹은 우리홈쇼핑 지분 19%를 약 900억원에 인수해 홈쇼핑업체와 SO간의 새로운 연대 진영을 구축했다.
우리홈쇼핑으로선 일거에 경쟁 홈쇼핑업체보다 강한 MSO기반을 갖추게 됐다. 그간 아날로그 방식의 케이블TV에서는 시장 초기 선점에서 CJ홈쇼핑이나 GS홈쇼핑에 밀렸으나 태광MSO의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시장 진출이 용이해질 전망이다.
태광의 SO M&A는 현행 방송법상 MSO는 15개 방송구역까지만 소유할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어 2004년부터 다소 주춤한 상태. 통상 홈쇼핑 업체가 SO에 투자했던 기존 방식과 반대로 태광 MSO가 우리홈쇼핑 지분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태광 MSO측은 “우리홈쇼핑이 내년에 상장될 가능성도 염두에 둔 투자 차원”이라면서도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이 SO 인수에 적극적인 모습을 접하면서 홈쇼핑 사업에 관심이 많았고 홈쇼핑 사업 진출을 통해 앞으로 뉴미디어 산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케이블 방송은 지상파와 달리 드라마를 보면서 주인공이 입은 의상을 구매할 수 있는 등 연동형 T-커머스 방식이라 앞으로 SO와 홈쇼핑 사업자간 협력은 어떤 식으로든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홈쇼핑과 지역케이블TV SO업체와
M&A활발한가? 향후 홈쇼핑 업계의
성장동력은 T커머스이다.

T커머스 시대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홈쇼핑과 SO를 둘 다 장악하고 있는 편이 유리하다.
이 같은 측면에서 CJ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각각 CJ케이블넷, HCN의 존재로 인해 미래 가치를 높이 평가받아 왔다. “상대적으로 이 경쟁에서 뒤처졌던 GS홈쇼핑으로서는 더 이상 밀리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었을 것이고 이런 이유로 강남케이블TV에 올인하지 않았을까”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 분석이다.
특히 SO는 채널 편성권을 가지고 있다. TV 홈쇼핑 매출은 채널을 몇 번으로 받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SBS, KBS, MBC 등 지상파 방송에 인접한 채널을 받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매출액은 20∼30% 이상 차이가 난다. 지상파 방송채널 사이 채널을 ‘로열 채널’이라고 한다. 따라서 SO와 로열 채널 확보는 홈쇼핑 업체의 매출로 이어진다.
또한 홈쇼핑업체가 SO를 가지고 있으면 방송, 초고속 인터넷, 케이블TV 등 3개 판매채널을 결합해 다양한 수익 사업을 벌일 수 있다. 이 때문에 홈쇼핑업체들이 서로 SO를 M&A하는 이유이다.
현재 업계에선 “CJ홈쇼핑이 각각 MSO 업계 2위, 5 위인 C&M이나 큐릭스를 통째로 인수할 것이라거나, HCN이 추가로 SO들을 더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끊이질 않는다.
향후 CJ홈쇼핑, 현대홈쇼핑(HCN), GS홈쇼핑, 우리홈쇼핑 등을 중심으로 SO를 M&A하기 위한 시도나 M&A는 끊임없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 용어 ·SO와 MSO:SO는 System Operator. 케이블 채널 업체로부터 방송 프로그램을 받아 유선방송을 내보내는 중계 방송국을 가리킨다. MSO의 M은 Multiple의 약자로 2개 이상의 SO가 모아진 형태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