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바로알기

刻舟求劍 2006. 5. 15. 11:02


 
롯데그룹의 경영권 승계가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롯데쇼핑 상장과 임원 인사 등을 통해 신격호 회장 체제에서 차남 신동빈 부회장 체제로 급변하고 있는 상황.
이 같은 롯데그룹의 변화와는 달리 롯데쇼핑이 상장되면서 쪽박을 찬 소액주주들이 롯데그룹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신동빈 부회장의 경영 능력 검증과 롯데제품 불매운동을 이슈로 내세우고 있어 경영권 승계가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경영능력 검증 압박 강화
한국 롯데그룹을 이끌 실질적 경영자인 신동빈 부회장의 경영능력 검증이 재계에 화두가 되고 있다.
롯데쇼핑의 40만원이란 공모가는 고평가됐다는 논란 속에 공모를 거쳐 상장을 했다. 롯데쇼핑 주식은 지난 2월 24일 오전10시 현재 40만9,000원이다. 공모가보다 겨우 9,000원 높은 가격. 업계에서는 대출을 받거나 적금을 깨 공모주 청약에 참여한 개인투자자들이 많아 손해를 본 주주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주가가 공모가 언저리에 머물면서 손해를 본 개인 투자자들이 경영권 승계중인 신동빈 부회장의 경영 능력검증을 요구하고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진다.
사실 지난 90년 초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경영수업을 시작한 신동빈 부회장의 경영 성적은 부실하다는 것.
지난 94년 인수한 편의점 업체 코리아세븐은 자본잠식에 빠져 계열사들이 지원했고, 2000년 설립한 롯데닷컴 역시 업계 순위에서 밀려 있다.
한 소액주주는 “신동빈 부회장의 경영능력검증이 필요하다. 코리아세븐, 롯데닷컴 등의 경영 결과는 부실하다 못해 낙제점에 가깝다. 경영 능력이 입증되지 않은 경영자는 회사를 어려움에 빠지게 한다. 자본잠식에 빠져 계열사 지원을 통해 경영하던 코리아세븐 같은 꼴을 당하지 않으려면 롯데그룹과 신동빈 부회장은 경영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빈 부회장은 롯데그룹 상장 이후 경영실무 수업을 떠나 산업계의 엄정한 평가를 받는 위치에 올라섰다. 이에 따라 경영비전을 제시해야 하고 경영능력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팍스넷 등 각종 증권관련 사이트를 통해 롯데제품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롯데쇼핑 상장으로 손해본 주주, 불매운동 움직임 확산 조짐
한 개인 투자자는 “정기적금 깨고 빚내서 십여주 받았는데 팔아버려야겠다. 주말마다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마트로 차 끌고 가곤했는데 이제는 이마트나 신세계(백화점)행”이라고 성토했다.
또 다른 개인 투자자는 “국민을 상대로 장사하는 롯데 쇼핑, 고객유치 경쟁이 지금보다 치열한 적은 거의 없었다. 롯데쇼핑의 신용도는 추락했다. 롯데쇼핑은 주식을 공모하면서 국민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줬다. 롯데쇼핑의 만행에 당한 국민들이 계속 롯데 백화점 물건 팔아줄 필요가 없다”고 비난하며 불매운동을 주장했다.
롯데그룹 직원들 사이에서도 반 롯데 정서가 감지된다.
롯데쇼핑 직원들도 공모 전 일반 투자자와 똑같은 40만원에 주식을 배정받았다. 과장급의 경우 40~50주씩을 배정받았다는 것. 직원들은 배당받은 자사주를 사기위해 회사금고에서 1,600~2,000만원씩 대출을 받아 납입을 했다. 그런데 주가가 40만원 언저리에 머물면서 대부분 이자 손해를 보고 있다고 한다.
팍스넷을 비롯한 인터넷 주식정보 사이트마다 롯데쇼핑의 불매운동에 대한 글이 쇄도하고 있다.
개미들과 달리 대주주인 롯데일가는 이번 상장과 함께 초대형 돈벼락을 맞았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은 롯데쇼핑 주식 427만7,627주(14.83%)를 보유하고 있어 지분가치로 1조 7,495억원을 보유하게 됐다. 또한 423만5,883주를 갖고 있는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 역시 지분가치가 1조 7,324억원 수준으로 주식부자 서열이 급상승했다.
롯데쇼핑은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11조원에 달해 유통업계 라이벌 신세계의 8조8,644억원(10일 종가 기준)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상장 이전부터 공모가격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2 롯데월드 추진 ‘말썽’
롯데쇼핑을 상장해 자금을 모은 이유가 제2 롯데월드를 건립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이 있다. 아무튼 롯데쇼핑은 공모가 고평가 논란 속에도 3조원이 넘는 거액을 주주들에게서 조달했다.
현재까지 롯데그룹은 자금조달을 끝내고 제2 롯데월드와 관련, 서울시 허가를 받았고, 서울시 건축심의와 송파구청의 건축허가 등 행정절차만 남겨둔 상태이다.
잠실 석촌호수 인근에 세계 최고층인 112층 555m 높이로 올 하반기에 착공, 오는 2011년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총 사업비 1조5,000억원 가운데 70~80%가량은 외자를 유치하고, 나머지는 계열사 컨소시엄을 통해 충당할 방침으로 알려진다.
무엇보다 항공기의 안전 운항이 어렵다며 줄곧 반대해 온 공군의 강한 반발이 최대 변수. 공군 측은 국방부를 통해 국무조정실에 행정조정 협의를 신청하고, 협의마저 실패할 경우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하는 등 법적 대응까지 고려하기로 했다.
공군 측의 반대 이유는 인근 서울공항에 이착륙하는 항공기가 악천후시 계기판을 보며 수동 조종하는 계기비행을 할 경우 항공기가 빌딩에 충돌하는 대형 사고의 위험이 있다는 것.
그간 롯데그룹은 공군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제2롯데월드를 계속 추진했다. 추진하던 과정에서 거물급 로비스트 윤상림을 이용해 정관계를 비롯해 공군에 로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의혹을 받고 있는 이해찬 총리는 “2003년 여름 골프모임에서 알게 되어 서너 차례 골프를 친 적이 있으나 총리 취임 후엔 친 적이 없다”고 해명하며 “(윤상림씨의 주선으로) 임승남 전 롯데건설 사장과 골프를 친 적이 있고,(골프비용은) 임 사장이 계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과는 골프를 친 적이 없고 전혀 알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만약 롯데그룹이 윤상림을 통해 정관계에 로비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도덕성 타격뿐만 아니라 사업 재검토 등의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경호 기자>news002@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