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꼬집기

刻舟求劍 2006. 7. 29. 00:44


안희정, 17개월 ‘동면’ 접고 ‘기지개’

노무현 대통령의 복심인 안희정씨의 정치 재개 움직임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친노직계 모임인 의정연구센터 임원들과 유럽을 다녀왔다. 국회앞 여의도 정우빌딩에 모습을 보이다 언론에 노출되면서 최근엔 광화문 사무실에서 목격된 것이 본지 취재결과 확인됐다. 또 오는 8·15대사면때 안씨가 복권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면서 야당에서는 ‘코드 사면’이라며 정치적 공세도 가하고 있다. 안씨가 이처럼 정치권에서 주목받는 것은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점과 동시에 대선 기획 전략가이기 때문이다. 2007년 대선을 맞아 안씨가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씨의 최근 행보를 추적해봤다.

안씨가 자주 들르는 곳은 세종문화회관 뒤편에 자리를 잡은 ‘경희궁의 아침’이라는 오피스텔이다. 이곳은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씨의 사무실이 위치한 곳이다. 안씨가 이곳 사무실을 이기명 회장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안씨는 지난 2004년 12월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고 출소한 뒤 그동안 경기도 자택에서 칩거를 해왔다. 일체 언론에 노출될 행위를 자제한 채 정치적으로 ‘영어’의 몸으로 지낸 게 사실이다. 그런 그가 여의도에서 광화문으로 종횡무진 움직이고 있다. 더 나아가 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를 만났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권창출&노퇴임 대비책 논의 중?
이와 관련, 여권내 비노반노(非盧反盧) 진영에선 참여정부 임기말에 안씨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며 냉소적인 말들을 쏟아냈다. 아직 복권도 되지 않은 안씨가 거론되는 것 자체에 못마땅하다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그의 행보에 대해선 민감하게 반응했다. 바른정치모임의 한 관계자는 “안씨가 이 전회장의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면 동병상련 때문일 것”이라며 “참여정부에서 안씨나 이 전회장 모두 탄압을 받지 않았느냐”고 관측했다. 또 그는 “참여정부 탄생에 중요한 역할을 한 두 인사는 어차피 대통령과 운명을 함께 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안씨의 경우 대통령을 떠나서 정치적 활로를 찾을 수가 없다”고 단정했다. 때문에 안씨와 이 전회장이 차기 2007년 대선에서 정권재창출을 위한 프로그램을 만든다든지 노 대통령의 퇴임후 행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말이 설득력 있게 흘러나왔다.
이와 관련, 정가에서는 안씨가 고려대 선배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을 만나고 손학규 전경기도지사도 접촉했다는 말까지 퍼졌다.


안희정측, ‘공식 사무실은 없다’
고대 선후배 사이이자 안씨와 친분이 깊은 열린우리당 백원우 의원은 이런 정가의 소문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발 달린 사람이 누구를 못 만나고 어디를 못 가느냐는 항변이다.
백 의원은 “이 전시장이나 손 전지사를 만났다는 것은 한나라당의 정치공작”이라고 분명하게 반박했다. 그는 “박근혜 진영이 이 전시장의 색깔을 애매모호하게 하기위해 몰아가는 것”이라며 “안 선배가 무엇 때문에 이 전시장을 만나고 손 전지사를 만나겠느냐. 반대파가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안씨의 다른 측근은 여의도나 광화문 사무실에 나타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안씨와 같은 고대 출신으로 최근 청와대 행정관으로 들어간 그는 “여의도 정우빌딩은 평소 잘 아는 지인을 한두 번 찾아 간 것이 전부일 뿐 정치를 재개한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이 전회장의 광화문 사무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도 그는 “안 선배와 같이 이 전회장 사무실에 안부차 몇 번 들른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공동으로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안희정 명계남 갈등설
한편 ‘국민참여1219’(이하 국참) 해체설이 분분한 가운데 국참 내부 갈등 속에 명계남 전국참의장과 안희정씨의 갈등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26일 영화 ‘한반도’ 시사회 후 가진 호프 뒤풀이장에서였다. 이 자리에는 국참 상임고문인 이 전회장을 비롯해 안희정, 명계남 전 국참의장, 이창동 전문화관광부 장관이 참석했다.
친노 그룹의 하나인 국참은 지난 전당대회에서 정동영 전 의장을 공식적으로 지원했다. 주축은 정청래 의원과 명계남 전의장. 하지만 최근 DY가 의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국참은 친노 인사인 이기명파와 DY계간의 보이지 않는 알력이 존재했다.
두 진영은 국참 해체냐 변신이냐의 진로를 놓고 앙금이 쌓였고 마침 이날 이 전회장과 친분이 깊은 안씨와 명 전의장과 언쟁으로 표출되면서 외부로 알려졌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다툼’이나 ‘언쟁’은 없었다며 부인하고 있다. 뒤풀이에 참석한 한 인사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그날 내가 안씨 바로 옆에 앉아 있어 잘 안다”고 해명했다. 오히려 그는 안씨 관련 각종 의혹이 증폭되는 것에 대해 “(안씨 관련) 말하는 것 자체가 겁이 난다”며 더 이상 인터뷰하기를 꺼려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다.
<홍준철 기자>mariocap@ilyoseoul.co.kr


# 이명박-안희정 회동설 나오는 까닭

노무현, 박근혜보다 MB가 더 인간적?

이명박-안희정 회동설은 양 진영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정치권에 회자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 단초는 고대 선후배 관계라는 점이다. 안씨는 고대 철학과 83학번이고 이 전시장은 고대 경영학과 61학번이다. 이 전시장이 한참 선배다. 둘은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고대 동문회를 명목으로 최근까지 공식·비공식적으로 만남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회동설 배경에 이 전시장이 시사저널과 가졌던 인터뷰 내용도 재차 거론되고 있다.
지난 2005년 10월 이명박 전시장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노무현·이회창을 놓고 인간적으로 누가 더 맘에 드느냐 하면 노무현”이라며 “이쪽(이회창)은 너무 안주하고 주위에서 둘러싸고 하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이 전총재가 진노한 것으로 전해지자 이 전시장은 중앙당 홈페이지에 ‘당원 동지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을 올려 ‘공식 사과’를 하는 등 곤욕을 치러야만 했다.
하지만 당시 인터뷰 전문을 본 인사들은 솔직한 이 전시장의 생각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이 다수였다.
일각에선 이 전시장이 노 대통령에게 ‘차기 대선에서 함께 할 수도 있다’는 애드벌룬용 멘트가 아니냐는 의혹도 보냈다. 노심을 읽고 있는 안씨가 이를 기억하고 이 전시장과 만남을 지속적으로 가졌을 수도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
특히 노 대통령은 그해 8월말 박근혜 전대표가 대연정 제안을 일축한 후 실망감이 쌓여 있던 상황이었다. 이에 이 전시장의 발언은 박 전대표보다 이 전시장이 더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준 계기였다는 관측도 나왔다.
여기에 최근 여권을 둘러싼 정국 상황도 이명박-안희정 회동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안희정, ‘여차하면 노와 농사 짓겠다’
5·31지방선거 완패, 참여정부와 여권내 유력후보의 낮은 지지도, 청와대내 차기정권이 한나라당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 등이 둘의 회동설을 구체화시키고 있다.
한편 안씨는 노 대통령 퇴임후 안전판 확보 차원에선 누구와의 연대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게 지인들의 설명이다.
지인들에 따르면 안씨는 한 사석에서 “정권재창출에 노력하다 실패한다면 대통령과 함께 농사를 지을 예정이다. 대통령은 강연하며 노후를 보내면 된다”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그가 이 전시장을 만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는 배경엔 대통령과 한배를 탄 공동 운명체임을 명확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참여정부가 현 권력을 잡고 있다는 프리미엄이 이 전시장을 움직이게 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정보를 독점하고 있는 현정권이 향후 이 전시장이 거쳐야 할 재산, 여자, 각종 비리 의혹 검증에 주도권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차기 대선까지 1년 반이나 남아 있고 그동안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 전시장이 노심을 등에 업은 안씨를 안 만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