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刻舟求劍 2006. 7. 29. 00:49

 썬앤문 특검의 ‘숨겨진 진실’ 이번에는 드러날까

-검찰 농협 통장 ‘괴자금’ 60억원 추적, 2004년 특검 재수사 하나
-특검보 중도하차한 이우승 변호사 “검찰 수사 중, 말할 입장 아니다”
-썬앤문그룹 TPC골프장 분쟁 (주)시내산개발에 370억원 주고 합의
-문병욱 검찰 수사 핵심 재부상, 청와대 ‘공수처 카드’ 만지작만지작


썬앤문그룹 수사에 법조브로커 김홍수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사건이 확대되고 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썬앤문그룹 본사, 임직원 자택 등 8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골프장 운영권을 두고 분쟁을 거듭해온 (주)시내산개발이 썬앤문측에서 370억원의 합의금을 받고 고소와 진정을 취하했지만, 검찰 수사는 계속될 전망이다.
정치권이 주목하는 대목은 2004년 초, 특검 당시 이우승 특검보가 중도하차하면서 중단된 ‘괴자금’ 60억원의 행방이다. 이우승 변호사는 이 부분에 대해서 일절 언급을 삼가고 있지만, 당시 구속 수감된 김성래 전 썬앤문 부회장의 진정으로 재수사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2002년 말 대선을 전후한 시점에서 자금이 이동했다는 대목은 관심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정권 실세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청와대는 한동안 잠잠했던 공직부패수사처 필요성을 거론하며 검찰과 ‘전선’을 형성했다. 검찰 수사가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향하는가 하면, ‘공수처’ 설치 논란도 재연되고 있는 양상이다. <일요서울>은 2004년 특검을 지휘했던 김진흥(특검), 김우승(특검보) 변호사를 통해 당시 수사상황을 취재했다.


썬앤문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
노무현 대통령의 부산상고 후배인 썬앤문 문병욱 회장이 3년여 만에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이후, 정치권은 수사결과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선 ‘여권 실세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진단도 나온다.
반면,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각종 법조비리 사태가 잇따라 불거짐에 따라 공직부패수사처(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다시금 꺼내 들었다. 검찰과 청와대의 ‘냉기류’가 읽히는 대목이다.
문 회장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2002년 대선을 전후한 시기에 수십억원의 자금이 어디론가 전달됐다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4년 초 대통령측근비리 특검 당시에도 검찰의 칼끝은 이 부분을 비켜갔다. 문 회장은 노 대통령의 후견인을 자처하기도 해 참여정부 출범 이후 잦은 구설수에 휘말린 바 있다.
양평 TPC골프장과 관련된 횡령 의혹은 시내산개발 박 모 사장이 진정을 취하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사가 계속되고 있다. 

소제-자금흐름 계좌추적 재개
문 회장이 검찰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03년 대통령측근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시작됐다. 노 대통령이 정권을 잡기 전까지만 해도 문 회장은 몇몇 호텔을 운영하는 사업가에 불과했다. 그러나 참여정부 출범 직후 문 회장은 정권과의 관계가 알려지면서 ‘실세 아닌 실세’로 부각됐다.
문 회장은 그 이후 골프장, 최고급 호텔 등으로 사업을 크게 확장했다. 서울과 경기도 소재 고급 호텔을 운영하는 번듯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것. 하지만, 현 정권 실세와의 관계가 알려지면서 검찰과 ‘악연’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문 회장은 특검 조사 당시 구속된 상태에서 수사를 받는 등 고초를 겪었다.
검찰이 당시 규명하지 못했던 썬앤문 관련 ‘괴자금’ 60억원의 행방을 재추적하고 있는 것은 지난 5월 김성래 전 썬앤문 부회장이 자금의 흐름을 규명해 달라고 재삼 요청한 탓이다. 김 전 부회장은 ‘썬앤문게이트’에 연루, 농협 사기대출 혐의로 구속 수감된 상태다.
김 전 부회장측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김성래 회장은 농협 대출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에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면서 “진정서를 낸 것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전 부회장은 60억원의 행방을 찾아낸다면, 자신이 사기대출을 받지 않았다는 내용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이 부분에 있어서 ‘부실수사’를 했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특히 측근비리 특검팀에서 썬앤문 관련 사건을 담당했던 이우승 변호사가 돌연 사퇴한 대목은 계속해서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이 변호사는 당시 수사 진행에 대해 일절 ‘함구’하고 있으며, 구체적으로 자신이 중도 하차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 입을 열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지난 19일 서초동 소재 자신의 사무실 인근에서 기자와 만났지만, “썬앤문과 관련된 것은 전혀 모른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재차 당시 상황 설명을 요구했지만 ‘모르쇠’로 일관했다.
다음날 그는 기자와 통화에서 “(자금 흐름에 대해서는) 전혀 얘기할 게 없다”면서도 “말할 입장이 못 된다. 사퇴 기자회견 당시 밝힌 내용이 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2004년 2월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썬앤문 관련 비리사건과 관련 대통령 측근의 개입 여부 등을 조사하려고 했지만 파견 검사 등 수사 관련자들의 교묘한 수사방해로 인해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그는 오히려 “파견 검사가 폭력수사 등을 주장하며 특검보의 수사 영역을 크게 위축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의 사퇴로 인해 농협 사기대출 관련자들에 대한 계좌추적은 사실상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나, 김 전 회장의 진정으로 인해 최근 들어 검찰 금융조사부가 60억원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의 석연치 않은 행동에도 불구하고 당시 특검을 진두지휘한 김진흥 변호사는 “최선을 다한 수사였다”면서 목청을 높였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측근비리 ‘특검’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소제-김진흥 변호사 “최선을 다했다”
김 변호사는 “김성래 전 부회장이 진정서를 냈다고 했는데, 우리는 당시 김씨를 대질심문도 하는 등 수없이 조사했다”며 “중요한 내용이 있었다면 수사를 안했을 리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검보 사퇴 논란과 관련 “2~3년 전 일이라 정확하게 기억나질 않지만, 당시 파견 검사와 사이도 안 좋았고 폭력수사 논란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하차하게 된 것 같다”고 짧게 답했다.
그는 또, “검찰에서 당시 수사기록을 가져갔다고 하니까, 추가로 조사할게 있다면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반문했다.
대통령측근비리 의혹 규명에 나섰던 김진흥 특검와 이우승 특검보는 당시 수사상황에 대해 큰 인식차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동일한 사안에 대해 수사 책임라인의 인식이 이처럼 다르다는 것은 당시 특검팀의 복잡한 역학구도를 어느 정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검찰 입장에선 미진한 부분을 되짚어 볼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 수사, 특검 등을 거친 사안이지만 추가 의혹이 불거졌다면 재수사를 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김 전 부회장이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진 진정서에는 현 정권 실세의 이름까지 거론돼 있다는 소문이 정치권에 파다하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60억원이 담긴 의문의 통장 소유자와 이를 전달받은 인사들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하지만, 검찰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번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확보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썬앤문측도 괴자금 60억원과 관련, “전혀 우리와 무관하다”고 강변했다.
썬앤문그룹 홍보를 대행하고 있는 (주)사람과이미지 임진택 차장은 “60억이라는 돈이 어떻게 해서 불거졌는지 모르지만, 기본적으로 김성래 전 부회장측과 연관된 것으로 안다”면서 “문병욱 회장은 물론 우리측에선 전혀 모르는 계좌”라며 연관성을 부인했다.
임 차장은 또, “검찰 수사를 3차례나 받았는데 또 다시 (이 사건을) 들고 나오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검찰 수사에 의문을 던졌다.
양평 TPC골프장 관련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조금 문제가 있다”며 “의혹을 제기한 부분에 대해 우리쪽에서 충분하게 해명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 문 회장은 골프장 분쟁 당사자인 시내산개발 박 사장에게 370억원의 합의금을 주기로 약속하고 소송과 진정을 취하시켰다.
박 사장의 한 측근은 “우리가 받아야 할 것을 받았을 뿐”이라며 “박 사장은 지난 20일 문 회장과 합의한 후 동남아로 출국한 상태”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다음달 초까지 해외에 체류할 예정이다.
썬앤문측의 주장대로라면 검찰의 이번 수사는 현 정권과 연관성이 약하다. 특히, 대선자금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도 적다.
이제 관건은 검찰내 소장 검사들이 어떻게 방향을 잡느냐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과거 특검팀에서 조차 논란이 됐던 부분이 재론됐다는 점은 현 정권 초기와 달라진 정치구도와도 연결된다. 검찰 내부에선 점차 소장파 검사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수사의지도 과거와 다르다는 게 관계자가 전언이다.
법조계 한 인사는 “과거에도 그랬지만, 정권 말기로 갈수록 수사에 대한 강도는 세지 게 마련”이라고 분석했다.

소제-검찰-청와대 ‘냉기류’ 확산
이번 사건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면서 청와대도 급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청와대 김진국 법무비서관은 청와대브리핑에 글을 게재하고 “국민은 법조비리 사건이 발생했을 때 검찰이 검사나 판사를 수사하는 것에 대해 신뢰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외부의 견제나 감시 제도가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며 공수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법조브로커 김홍수 사건이 그 단초를 제공했지만, 검찰의 수사가 청와대의 심기를 건드린 부분도 하나의 이유로 지목받고 있다.
특검 수사도 비켜간 ‘60억원의 행방’이 이번에는 밝혀질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대현 기자> dhkim@ilyoseoul.co.kr



법조브로커’ 김홍수씨 양평 TPC골프장 관여했나

-김홍수씨 TPC골프장 관련 고법 판사 만나 돈 거래 의혹
-시내산개발 박 모사장 “전혀 사실이 아니다” 전면 부인


법조브로커 김홍수씨가 형사 사건 외에 양평 TPC골프장 사건 등 민사·행정 사건에도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이와 같은 내용을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인규 3차장은 “양평TPC 골프장 사업권을 놓고 썬앤문 그룹과 시내산개발이 벌인 민사소송에서 시내산개발이 1심에서 패소하자, 김씨가 2003년 무렵 시내산개발 측 최모씨와 함께 고법 부장판사를 만나 사건상담을 했다”고 브리핑했다.
김씨와 최씨는 당시 모 부장판사에게 상당 액수의 돈을 줬다고 진술했으며 제공 액수는 두 사람 사이에 다소 차이가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해당 부장판사는 “당시 어떤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내산개발은 1심에서 패소했지만 항소심에서 일부 승소를 한 뒤 지난달 말 대법원에서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이 사건 외에도 김씨가 판·검사에게 10여건의 형사 및 민사·행정 사건을 청탁한 것으로 보고 각 사건의 청탁과정과 처리결과 등을 조사 중이다.
그러나 시내산개발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박 모사장은 <일요서울>과 통화에서 “전혀 사실이 아니다. 우리 사건을 키우려는 것 같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러한 진술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직후 박 사장은 문 회장과 합의했다.
한편, <일요서울>이 단독 입수한 박 사장측 진정서에는 골프장 회원 불법모집, 불법 건축물, 유령 자회사 등과 관련된 의혹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다.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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