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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혈-수혈자들은 원한다..."생명나눔 더 뜻깊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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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정책뉴스

2021. 12. 27.

  •  엄태선 기자
  •  승인 2021.12.27 06:10

헌혈 불편 개선, 의미부여된 기념품, 교육-홍보 강화 등 제도 보완
이기연-임종근-송유현 헌혈자, 이은영 수혈자가 말하는 국내 현실
24일 헌혈자와 수혈자가 토론회에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헌혈하는 사람이나 이를 수혈받는 사람 모두 '생명을 지키기 위한 뜻 깊은 일'을 더욱 사회적인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를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혈액관리가 보다 제도적으로 보완돼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24일 한국백혈병환우회가 주최하고 행정안전부가 후원한 '헌혈자·수혈자 중심 헌혈증진 개선방안 토론회'에 참여한 헌혈자와 수혈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혈액부족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땜질식이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헌혈의 집-헌혈카페 운영시간 등의 불편사항은 물론 헌혈자에게 제공되는 기념품의 현실화, 헌혈에 대한 교육 및 홍보 강화 등 전반적인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재차 역설했다.  

"헌혈의 집-카페 운영시간 확대해야"

이기연 다회헌혈자

먼저 다회헌혈자인 직장인 이기연 씨는 지난 2002년부터 204회의 헌혈을 하며 정기적인 생명나눔을 해오고 있다. 

이 씨는 이날 토론회에서 "중장년층의 직장인들이 헌혈을 하고 싶어고 현실적으로 제약이 많다"면서 "헌혈의 집이 평상시 오후 6시30분이나 7시면 문을 닫기 때문에  퇴근 후 헌혈하려 가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때문에 주말에 하게 되는 데 이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헌혈의 불편함을 쏟아냈다. 

이 씨는 "헌혈의 집이나 헌혈카페의 운영시간이 조정돼야 한다. 오후 9시나 10시까지 연장해줬으면 좋겠다"면서 "모든 곳이 어렵다면 요일 또는 권역별이라도 운영시간을 연장해 헌혈을 원하는 이들의 편의를 도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혈소판의 경우 체혈 후 5일밖에 보관이 되지 않는다"면서 "혈소판을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다회헌혈자 등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앱을 통한 헌혈 일정관리 등을 해주고 그런 대상자에게 관련 문자를 발송하거나 안내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혈액이 부족한 시점이면 헌혈제공자에게 1+1로 기념품을 제공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헌혈을 유인하고자 하는 고육지책이지만 이를 바라보는 헌혈자로서는 다소 씁씁하다. 단순히 유인하기 위한 기념품이 아닌 그 행위에 대한 소중함을 격려하고 헌혈을 보다 뜻깊게 해주는 기념품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임종근 다회헌혈자

"다회헌혈자의 경험담을 교육현장에도 활용돼야"

역시 43년간 638번째 헌혈한 임종근 씨도 다회 헌혈자임에도 불구하고 헌혈의 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임 씨는 "헌혈의 집까지 가려면 최소 30~40분을 차를 타고 가야하는데 최근 저녁 운영시간이 7시까지로 줄면서 부담이 많이 된다"면서 "헌혈자를 위해 시간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10~20대에 헌혈을 많이 했더라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 자기검열 등으로 헌혈을 안하게 된다"면서 "헌혈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날때 가는게 아니라 시간을 내야 헌혈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갈수록 저출산의 문제로 헌혈자가 통계적으로 줄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부터 헌혈의 중요성을 교육하는 게 필요하다"면서 "다회헌혈자로서 그 경험담을 소개하고 교육하는 일을 해본 결과 그 수용도가 매우 좋았다"고 교육현장 적용의 필요성을 거듭 제기했다. 

무엇보다 "20~30대가 지속적으로 헌혈의 기쁨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줬으면 좋겠다"면서 "목 마른 사람에게, 꼭 필요한 사람에게 소중한 도움을 주고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하고 한사람의 638번 헌혈보다 638명이 함께 헌혈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송유현 헌혈자

"30~40대 주부도 헌혈자가 되도록 환경 개선을"

헌혈활동과 헌혈 경험자인 가정주부 송유현 씨는 육아를 하는 사람으로서 헌혈의 어려움을 소개했다. 

송 씨는 "헌혈의 집이나 카페에서 30~40대 여성을 보기는 어렵다"면서 "출산도 하고 몸을 추스리다보면 자신을 돌보고 가사와 육아에 모든 신경을 쓰게 되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경험을 들추었다. 

또 "30대 주부의 본인의 경우 아이들과 함께 헌혈을 하려 가야 하는 상황에 있었다"면서 "문제는 주차가 어려웠던 점, 또 헌혈을 하기 위한 시간에 아이들을 잠시 맡길 곳이 없다는 점, 직장인이나 주부들도 일을 끝내고 헌혈할 수 없다는 점 등이 문제였다"고 꼬집었다. 

송 씨는 "보다 주차가 가능했으면, 아이들에게 엄마가 헌혈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배울 수 있도록 헌혈의 집이나 카페에 아이들이 머물 수 있는 작은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여기에 저녁 늦은 시간에도 헌혈할 수 있도록 헌혈의 집 등이 운영됐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여기에 "맘카페에서 헌혈된 혈액이 연구에 쓰인다는 잘못된 정보가 나돌고 있다"면서 "이를 바로 잡는 올바른 정보를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끝으로 "아이의 100일이나 돌잔치 등 가족의 기념일에 헌혈하고 사진을 찍고 아이에게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헌혈의집이나 카페가 변화했으면 좋겠다"며 "체혈을 하는 곳이 아닌 시대흐름에 맞고 소중한 사람을 지키는 곳으로 탈바꿈했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수혈자 이은영 사무처장

"응기응변으로 혈액부족 해결 안돼...초중고 교육을 해야"

이은영 백혈병환우회 사무처장은 이날 백혈병을 극복한 수혈자로 나섰다. 

이 처장은 "수혈자들은 적정시기에 필요한 수혈을 받지 못할까봐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현재 수혈자가 직접 혈액을 구하고 다녀야 하는 슬픈 현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하고 '부끄러운 사회'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처장은 "부족한 혈액을 임기응변으로 해결해서는 안된다"면서 "유치원이나 초중고부터 헌혈의 필요성을 잘 알리고 교육을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 한다"며 "환자 보호자들은 헌혈을 할 수 있다. 수혈자나 경험자 등을 대상으로 교육운동을 해야 한다. 정부가 이같은 인식개선활동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줘야 한다"고 강조하고 내년에 환우회도 적극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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