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더보이스

의약전문지로서 환자와 보건의료인, 환자와 제약, 환자와 정부 등의 라포를 지향함

"중증건선 환자가 실험대상인가?...산정특례제도 개선해야"

댓글 10

환자정책뉴스

2021. 6. 18.

최은택 기자/ 승인 2021.06.18 06:40

첫 등록 시 높은 진입장벽·불합리한 재등록 기준 또 도마에
23회 환자샤우팅카페서 사례발표 통해 성토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도입된 산정특례 제도가 왜 중증 건선 환자에게만 가혹하고 불평등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지 묻고 싶습니다."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실험대상으로 보는 보건복지부, 건보공단은 원수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1995년부터 26년째 건선과 싸우고 있는 장은정(44) 씨는 17일 열린 제23회 환자샤우팅카페에서 이렇게 호소했다.

장 씨는 2017년 10월부터 산정특례를 적용받아 고가의 생물학적제제(노바티스 코센틱스)를 10% 자부담만으로 써왔고, 비교적 큰 고통없이 사회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장 씨는 왜 '샤우팅' 무대에 섰을까.

이유는 이렇다. 같은 면역질환인 강직성척추염, 크론병 등은 건강보험 급여기준과 산정특례 등록기준이 동일하다. 반면 중증 건선은 급여기준보다 산정특례 등록기준이 훨씬 더 엄격하다. 건선환자 2만2천명 중 산정특례를 적용받는 환자가 4500명 수준에 불과한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장 씨는 "다행히 2017년부터 산정특례 적용을 받아 생물학적 제제 주사약으로 치료받고 있다. 하지만 제게 필요한 치료를 시작하는 과정이 너무 고통스러웠다"고 했다.

그는 "중증 건선 때문에 평생을 고통받았는데도, 산정특례 기준을 맞추기 위해 면역억제제 치료 후에 문제의 광선 치료를 또 받아야 했다. 중증건선을 치료하는 생물학적 제제는 면역억제제 치료만 받으면 보험급여가 된다. 그런데 광선치료를 받지 않으면 보험이 돼도 산정특례는 꿈도 꿀 수 없다. 평생 치료해야 하는 중증 환자가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산정특례라는 제도는 건선환자들에겐 사치일 뿐"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한국건선협회에서 활동한 내용을 보다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 크론병이나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의 경우 보험급여가 되면 산정특례 적용이 된다는데 왜 중증 건선만 차별을 두는 것인가. 저는 다행히 주변의 가족과 동료의 도움으로 치료를 시작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중증 건선 환자들은 말 못할 고통을 참아내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신규 등록 뿐 아니라 치료약물을 중단한 뒤에 질병이 악화되면 재등록하도록 돼 있는 재등록 기준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장 씨는 "이제 곧 5년이 다가오는 지금 시점에 저를 포함한 많은 분들은 밤잠을 못 이룰 정도로 걱정이 크다. 재등록을 하려면 5년마다 치료받고 있는 생물학적 제제를 중단하고 나빠지는지 보고 해주겠다고 한다. 중증 건선 환자가 실험대상은 아니지 않나. 이야기 할 필요도 없이 없어져야 하는 기준"이라고 했다.

장 씨는 그러면서 "왜 잘 치료받고 있는 사람에게 인생에서 지워야 할 기억의 아픈, 치료가 되지 않았던 끔찍한 시절로 돌아가야 하는지 묻고 싶다. 더구나 면역질환 치료제 특성상 중단했다가 재투여하면 잘 듣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했다.

이어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고 실험대상으로 보는 보건복지부, 건보공단은 원수가 될 수밖에 없다. 더 이상 우리를 사지로 내몰지 말았으면 한다"고 했다.

이날 샤우팅카페에 자문단으로 참석한 김성기 한국건선협회장은 "중증건선은 10여년의 노력 끝에 산정특례에 편입됐다. 사실 처음부터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조건에서 시작됐는데 급기야 이게 문제점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다른 질환은 산정특례 적용 기준이 급여기준과 같거나 더 쉽다. 그런데 건선은 진입장벽이 너무 높다. 최소한 급여기준 수준과 동일하게 특례기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5년 뒤에는 치료제를 끊었다가 건선이 심해지면 재등록해주겠다는 건 반인권적 처사다. 다른 질환과 형평성이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http://www.newsthevoice.com/news/articleView.html?idxno=203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