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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리아주' 신속등재 인권위 진정서 어떤 내용 담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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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정책뉴스

2021. 10. 5.

최은택 기자/  승인 2021.10.05 06:30

고 차은찬 어머니 등 진정인 4명...피진정인 권덕철 장관
"집파고 땅팔아 약값 마련 동분서주...메디컬푸어 위기"
'생명과 직결된 신약 신속등재제도' 도입 권고 요청도
200여명 환자들 기대여명 3~6개월...기다릴 시간 없어

한국노바티스 CAR-T치료제 킴리아주(티사젠렉류셀)에 대한 10월1일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은 기대여명이 길어야 6개월 밖에 남지 않은 말기 급성림프구성백혈병과 림프종 환자들의 절박한 상황에서 촉발됐다. 그런 점에서 인권이 결정도 빨리 이뤄질 필요가 있다.

진정인은 모두 4명이다. 킴리아주 치료를 준비하다가 사망한 고 차은찬(13) 군 어머니, 킴리아주 치료가 예정돼 있는 A씨와 그의 아버지, 이런 환자와 가족들로 구성된 한국백혈병환우회 안기종 대표가 그들이다. 피진정인은 건강보험사업을 주관하는 부처의 수장인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



고 차은찬 군 어머니(왼쪽)와 안기종 백혈병환우회 대표가 진정서 접수 전에 사진 촬용하고 있는 모습(위 사진)

진정내용은 두 가지다. 킴리아주가 신속 등재될 수 있도록 인권위가 복지부에 시정 조치해 달라는 게 하나다. 킴리아주는 잘 알려진 것처럼 올해 3월5일 국내 시판허가를 받았지만 7개월이 다 되도록 항암제 급여평가 첫 관문인 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두번째는 킴리아주와 같은 '생명과 직결된 신약'에 대한 건강보험 신속등재제도 도입을 인권위가 복지부에 권고해 달라는 내용이다. 백혈병환우회 등은 그동안 이 제도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왔는데, 만약 정부와 보험당국이 전향적으로 검토했다면 이번 진정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킴리아주는 왜 신속 등재돼야 할까

킴리아주는 '25세 이하의 소아 및 젊은 성인 환자에서의 이식 후 재발 또는 2차 재발 및 이후의 재발 또는 불응성 B세포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자'와 '두 가지 이상의 전신 치료 후 재발성 또는 불응성 미만성 거대 B세포 림프종 성인 환자'에게 쓰도록 허가돼 있다. 더 이상 치료대안이 없는 말기환자들이 투여 대상인 것이다.

진정서에 따르면 국내에 해당 환자는 200여명이 존재하는 데 추가적인 치료가 없으면 3~6개월 이내 대부분 사망할 수 있다. 기대여명이 길어야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시판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킴리아주는 환자들이 약값을 전액 부담해 쓸 수는 있다. 문제는 다른 약제와 달리 1회 투약으로 치료를 끝내는 이른바 '원샷' 치료제이다보니 약값이 비싸서 평범한 사람이 감당할만한 수준이 못된다. 실제 킴리아주 약값은 미국 47만5천달러(약 5억4500만원), 일본 3264만엔(약 3억4000만원), 국내 비급여 약 4억6000만원(삼성서울병원 기준) 등으로 알려져 있다.

자구책이나 다른 지원제도가 없는 건 아니다.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했다면 그나마 약값 부담을 덜 수 있다. '메디컬푸어'를 없앤다며 제도화된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도 활용 가능하다. 하지만 실손보험은 연간 6개월까지 5천만원 한도에서 보장하고 있고, 재난적 의료비 지원제도는 연간 최대 3천만원까지만 지원한다. 국내 비급여 약값 4억6000만원에 비춰보면 턱없이 부족한 액수다.

고 차은찬 군 부모는 약값을 마련하기 위해 불가피 집을 팔았다. 진정인 A씨 부모도 주택과 땅을 팔아 약값을 마련할 계획이었지만 신속히 매각되지 않고 있는데다가 담보대출도 제한이 많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대안은 신속히 건강보험에 등재돼 환자들이 마지막 대안인 치료제에 접근하도록 보장해 주는 일이다. 하지만 보험등재는 아직 요원하다. "돈이 없어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일이 생기지 않게 하겠다"고 문재인 대통령은 이른바 '문케어'를 추진하면서 언급했지만 현실은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다.

진정인들은 "킴리아가 10월 13일 예정된 암질환심의위원회에서 통과된다고 하더라도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심의, 국민건강보험공단 약가협상을 완료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복지부 고시까지 가려면 아무리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더라도 내년 3월 이후 등재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 때문에 "킴리아 치료를 받지 않으면 3~6개월 이내 사망할 풍전등화에 있는 200여명의 재발 또는 불응성 말기 급성림프구성백혈병 및 림프종 환자들 대부분은 사망하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생명직결 신약 신속등재제도'는 왜 필요한가

신속등재제도는 '생명과 직결되는 신약'이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 임시약가로 일단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이후 등재절차를 거쳐서 약가가 최종 확정되면 그 차액을 정산하자는 게 골자다.

킴리아주는 이미 30여개 국가에서 사용되고 있고, 일본의 경우 2019년 5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거기에 비하면 한국은 시판허가도 2년이나 늦었고, 급여 등재는 여전히 깜깜이다.

진정인들은 "킴리아주 건강보험 급여 절차가 지연됨에 따라 다수의 말기 급성림프구성백혈병 및 림프종 환자들이 완치되거나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죽어가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생명과 직결된 신약'을 허가와 동시에 임시적으로 건강보험을 우선 적용해 해당 환자부터 살려놓고 이후 최종 약값을 결정하는 신속등재 제도를 아직까지 우리나라에 도입하지 않음으로 인한 것"이라며, 이는 헌법과 법률에서 보장하고 있는 인권을 침해당한 것이고, 차별받은 것이라고 진정이유를 밝혔다.

진정인들은 이어 "고가의 킴리아 약값을 지불할 수 있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는 본질적으로 동일하다. 그런데 약값을 지불할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서 죽고 사는 것이 결정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했다.

또 "대체 가능한 의약품이나 치료법이 존재하며 당장 생명을 잃지 않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은 아닌 일반적인 신약을 사용하길 원하는 환자와 킴리아와 같이 대체 가능한 의약품이나 치료법이 없는 '생명과 직결된 의약품'을 사용할 필요가 있는 환자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그런데 이 둘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모두 평등권 침해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했다.

진정인들은 결론적으로 "피진정인은 킴리아의 건강보험 등재를 신속하게 하지 않고 '생명과 직결된 신약 건강보험 신속등재 제도' 도입을 하지 않았다. 그로 인해 진정인들은 헌법 등에서 정하고 있는 생명권을 침해당했고, 부당한 차별행위를 당했다. 이를 진정하오니 국가인권위는 이에 대한 시정(킴리아 신속한 건강보험 등재)과 제도 개선('생명과 직결된 신약 건강보험 신속등재 제도' 도입) 권고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고 차은찬 군 어머니는 이런 내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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