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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급여엔 있고 건보엔 없는 본인확인 의무화법, 이번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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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11. 12.

최은택 기자/ 승인 2021.11.11 06:29

복지부·공단 "명의도용 등 방지" 찬성 vs 의료단체 "책임전가" 반대
국회 "가입자 자격확인 의무, 급여비 반대급부 범주 포함"

의료급여에는 있고 건강보험에는 없는 대표적인 규제로 병의원과 약국 등에 부여된 본인확인 의무를 꼽을 수 있다. 사실 요양기관에 본인확인을 의무화하는 입법시도는 이전부터 계속 이어져왔지만 의료계의 반대로 매번 무위에 그쳤었다. 21대 국회에서도 관련 법률안이 나왔지만 의료단체들의 반발은 여전히 거세다. 이번에는 오랜 입법시도를 매듭지을 수 있을까.

10일 홍형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강병원이 의원이 대표발의한 건강보험법개정안은 요양기관이 가입자 또는 피부양자의 요양급여를 실시하는 경우 가입자 등의 본인 여부 및 건강보험 자격을 확인하도록 하고, 의무 위반 시 과태료 및 징수금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본인여부 등을 확인하지 않은 요양기관에 부과되는 과태료는 100만원 이하로 정했다. 이 개정안은 11일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상정돼 법안심사소위원회에 넘겨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홍 수석전문위원은 "요양기관의 가입자 자격확인 의무를 강화하면 재외국민·외국인 등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아니한 자나 보험료 장기체납자 등 보험급여가 정지된 자가 타인의 명의를 대여·도용해 보험급여를 받는 것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건강보험재정의 건전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며 "타당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타인의 명의 도용을 통해 요양급여가 실시되면, 가입자 본인의 질병정보가 왜곡돼 진료과정에서 개인병력 혼선에 의한 오진 등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어 가입자의 개인정보 오남용을 통한 보험급여는 엄격히 관리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홍 수석전문위원은 이어 "건강보험 수급자의 자격관리는 건강보험공단의 고유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부정수급을 위한 책임을 요양기관에 전가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접근방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으나, 건보공단이 일선 의료현장에서 가입자의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요양기관의 가입자 자격확인 의무는 요양급여비용에 대한 반대급부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요양기관의 확인의무 위반에 대해 과태료 및 징수금 제재를 과하는 것은 지나친 제재라고 볼 수도 있겠으나, 제재수단이 마련되지 않는 경우 수범자의 의무이행을 강제하기 어려우므로 규범의 실효성 확보 차원에서 제재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실제 의료급여의 경우 이미 의료급여수급권자의 본인 여부를 확인하도록 의료급여기관(의료기관, 약국 등)에게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별도 제재수단이 마련돼 있지 않아 제도의 실효성이 미흡한 실정이라고 홍 수석전문위원은 지적했다.

한편 정부와 보험당국, 의료단체들은 개정안에 대한 입장이 현격히 갈렸다.

복지부는 "타인 명의를 도용해 요양급여를 받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한 개정안의 취지에 적극 동감한다. 다만, QR코드 등 편리한 신분확인을 위해 하위법령 개정, 시스템 구축에 소요되는 준비기간이 필요하므로 시행시기를 2021년 12월 30일에서 2022년 12월30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건보공단은 "요양기관의 책임성을 강화해 효율적인 요양급여를 통한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및 수급질서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반면 의사협회는 "요양기관에 일방적 책임 전가 및 과도한 제재 수단, 요양기관 접근성 저하 및 취약계층의 진료공백 발생 문제, 법 시행 시 여러 부작용 등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 개정안 추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했다.

또 "개정안은 건강보험증 대여 및 도용 등 부정수급 방지에 대한 대국민 홍보, 계도나 캠페인 등 다양한 방안 마련을 통해 부정수급을 방지하고, 신분증 소지 등의 진료문화가 정착된 후에나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병원협회는 "온라인·키오스크 활용 등 비대면 접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단순한 사진 확인만으로는 부정수급 예방 실효성이 떨어진다. 또 건강보험 부정수급 방지는 건보공단의 업무로 해당 법률안은 부정수급의 책임을 의료기관에 전가하는 것이므로 캠페인 등을 통한 국민 인식개선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한의사협회는 "건강보험 수급자의 자격관리는 건보공단의 고유 업무임에도 불구하고 부정수급 방지를 위한 책임을 의료기관에 전가하는 것은 부당하며, 실제 진료현장에서 환자에게 일일이 신분증을 요구해 본인 여부를 확인한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했다.

http://www.newsthevoice.com/news/articleView.html?idxno=23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