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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디크의 감동적인 삶의 축제/Celebration of Dick'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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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e...Helen/헬렌의 일상에서

2021. 7. 5.

 

 

6월 19일에 갑자기 세상을 떠난 디크(Dick)의 장례미사 중에 제대 앞에 놓인

그의 영정사진과 유골을 담은 소나무 단지

 

 

 

7월 3일 10시 45분에 20년 지기 친구인 디크와 작별하는 장례 미사가 집전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사는 앨버타 주는 7월 1일부터 코비드-19의 전파를 막기 위해서

취해진 여러 가지 제약들이 거의 다 풀려서, 

법적으로 많은 지인들이 마스크 없이도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의사인 디크와 그의 아내 헤더는 이런 조치가 너무 이르다고 

작고 전에 우려를 표명한 것을 존중하는 차원으로

안전하게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미사에 참석할 수 있는 인원을

가능한 참석자의 15%인 150명으로 제한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장례식을 거행하기로 했다.

그 대신에 그 명단에 끼지 못한 분들을 위해서

장례식을 촬영한 동영상을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해 드렸다.

 

 

 

 

장례식 전에 고인의 유골 주위로 둘러 선 유족들

왼쪽부터, 막내 에릭, 둘째 레이앤, 아내 헤더와 맏딸 카라

 

 

 

나는 이날 장례미사에서 피아노와 오르갠 연주와 반주를 맡아서

아침 9시 30분부터 성가 리더를 맡은 마리아와 함께 노래를 맞춘 후,

10시 15분부터 30분간 가족들이 요청한 성가 다섯 곡을 비롯해서

장례식에 걸맞은 곡들을 조문객들을 위해서 연주하는 내내

고인과 가족을 위해서 기도하는 마음으로 슬픈 감정을 달랬다.

 

 

 

 

 

유족들은 갑자기 사랑하는 아빠와 남편을 떠나보낸 후 슬픔에 잠기기보다는

생전에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신나게 살았던 아버지의 삶을 기쁘게 기념하기로 했다면서

조문객들의 요청에 따라서 활짝 웃으면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날 장례식에 세 자녀들은 아버지가 생전에 즑 입던 옷과 신발을 신고 참석한 점이 

퍽 인상적이기도 하고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미사 전에 세 자녀들이 함께 작성한 추모사/Eulogy를

기대한 것과 달리 담담하면서도 유머스럽게 생전의 아버지를 회고해서

조문객들에게 큰 웃음을 많이 자아내기도 하고,

옛날 일을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울먹거리기 시작하더니, 말을 못 이어가자

우리들의 눈시울을 적시게도 했다.

 

 

대부분의 장례식에서 추모사를 전달할 때,

전달하는 사람이나, 참석한 사람들이 모두 침통해하고 눈물바다가 되는 경우가 참 많은데, 

우느라 악보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물을 흘릴까 미리 걱정한 나의 우려를 깨고 

물론 속으로는 이제 아버지와 작별 인사를 해야 하는 시간이 너무도 슬프겠지만,

대견하게도 밝고 편안하게 아버지에 대해서 추모사를 잘 마쳤다.

 

 

 

 

 

제대 앞에 놓인 밝게 웃고 있는 디크의 영정 사진과...

 

 

 

 

 

그의 화장한 유골이 담긴 소나무 박스 위에 마태오복음 28장 20절에 나오는 

"세상 끝 날 때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 성경 말씀이 새겨져 있다.

 

 

장례 미사 중에도 분위기가 침통하거나 가라앉기보다는

가족의 의도와 같은 맥락으로 짧지만 굵게 살다 너무 일찍 세상과 하직한

디크의 역동적인 삶을 기념하고,

아울러 남은 유족들도 그가 생전에 살았던 패턴대로

남은 시간을 열심히 살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약속하는

따스한 분위기 속에서 미사가 진행되었다.

 

 

 

 

 

 

장례식이 끝난 후 조문객들과 담소를 나누는 유족들

 

 

장례식이 끝난 후 마침 음악을 길게 연주하고 느지막하게 성당 밖으로 나오니

금요일까지 연일 음지의 기온이 37도 이상을 보인 살인적인 날씨에서

아주 기분 좋게 24도의 화창한 날씨라서 모두들 늘 밝고 긍정적인 디크는

가는 날도 멋진 날을  잘도 골라서 간다고 다들 한 마디씩 한다.

 

북미에서는 장례식이 끝나면, 유족들이 성당이나 장례식장 입구에 서서 기다리고 있으면,

조문객들이 줄을 서서 한 사람씩 유족들에게 일일이 위로와 격려의 말을 건네고,

유족들을 그들에게 와 주어서 고맙다는 감사의 말을 하는 것이 통례라서

미사가 끝난 지 30분이 넘는데도, 여전히 많은 조문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부부는 디크와 헤더와 함께 의대 1학년 때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로

서로 나눌 이야기가 많아서 시간이 길어져도

뒤에서 줄을 서서 땡볕에서 땀을 흘리면서 기다리는 조문객들 중에

아무도 불평을 하거나, 중간에 떠나는 이들이 하나도 없이

다들 편안하게 기다려 주는 모습이 참 훈훈했다.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으면, 유족들과 나누는 대화도 자연스럽게 듣게 되는데,

그가 생전에 했던 재미나거나 어처구니없는 때로는 기발한 디크의 행동이나 말을 들리면,

뒷전에서도 따라서 웃으면서 유족과 만나는 차례를 기다렸다. 

 

 

 

 

 

이렇게 약 40분간 조문객들과 일일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드디어 차례가 돌아온 내게 장례 미사 중에 위로와 믿음

그리고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는 선곡들이 너무 좋았다고 감사의 마음을

길고 따스한 포옹으로 전해 주었다.

 

 

 

 

 

 

 

맏딸 캐라는 아버지가 입던 티셔츠,

둘째 딸은 레이앤은 날씨가 엄청 더운데도 아버지가 입던 두툼한 남방셔츠와 부츠

그리고 막내인 에릭은 아버지의 킬트 복장과, 자전거 마니아인 아버지가 가지고 있던

서른 켤레의 발가락 신발을 신고 아버지를 떠나보냈다.

 

 

 

 

 

 

왼편에 미망인이 된 헤더도 시종 편안하면서도 의연한 자세로

개중에 슬퍼하는 조문객들을 오히려 챙기고 다독여 주는 모습에서

엄마로서의 강인함과 신앙인으로서의 굳은 믿음이 느껴졌다.

 

 

 

 

 

 

넓은 주차장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떠나고 가족들만 남은 성 토마스 모어 성당

 

 

 

 

Good trip our friend, Dick;

the Lord will rest your s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