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머무는 곳

佳人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

펜으로 그리는 앙코르의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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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시아 여행기/시엠립 배낭여행

2008. 12. 31.

 

비는 이렇게 1시간 가량 세차게 내린다.

자야바르만 7세도 슬픈 모양이다.

내리는 비를 그냥 맞고 있다.

"앙코르의 미소"가 "앙코르의 번민"처럼 느껴진다. 

이곳을 찍은 사진들은 대부분 날씨가 좋은 날 찍은 사진들이다.

오늘은 비 내리는 바이욘의 미소를 한번 보자.

큰 사진으로 보시면 내리는 비를 그대로 보실 수 있으며 또 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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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동남아시아를 주름잡던 그도 내리는 자연의 현상에는 그냥 순응하는 인상이다.

아래 사진은 내리는 비가 그리 반갑지 않은 표정처럼 보인다. 

이곳에는 미소를 띈 얼굴상만 있지는 않다.

굳게 다문 입에서 그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둣한 모습도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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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있는 216개(지금은 아니다)의 얼굴 표정이 모두 다르다는 바이욘의 얼굴들...

내리는 빗 속에서 보는 얼굴들은 또 다른 모습들이다.

아래 사진의 얼굴에서 비치는 은은한 미소....

이 얼굴상은 마치 내리는 비를 즐기고 있는 모습처럼 느껴진다.

달관한 듯한 모습이 이미 니르바나에 도달해 있는 그런 모습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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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파 왕국과의 피말리는 싸움에 승리한 그는 장군의 위치에서 일약 제국의 왕이 되었으며 참파 왕국의

수도인 베트남까지 진격하여 참파 왕을 사로잡고 베트남 남부지역을 영토로 삼기까지 했다.

이곳을 침공한 참파군대를 수전에서 물리치고 오히려 역습하여 그들의 왕궁이 있던 비자야(지금의 베트남

빈딘지역)까지 쳐들어 가서 참파의 왕까지도 사로 잡는다.

당시에는 참족과 크메르족이 동남 아시아의 강력한 두 세력이었다.

 

태국의 근간인 샴족보다 참족이 더 큰 세력으로 군림했다.

참파 왕국보다 더 늦게 문을 연 앙코르 제국은 참파를 참패시키며 패권을 잡는다.

그런 참파 왕국은 큰 치명상을 입고 근신하다가 북으로 부터 세력을 키운 비엣(Viet 지금 베트남)족에

의해 결국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지는 쓴 맛을 본다.

지금 참족은 베트남 남부인 메콩델타 지역에 소수 민족으로 간신히 숨만 쉬고 살아 간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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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바지방에 뿌리를 둔 참족은 예전에는 베트남 중남부 지역에서 앙코르 제국보다 훨씬 일찍

번성하였으며 두 나라가 패권다툼은 오랜 세월동안 지속되었다.

한때는 이곳까지 유린할 정도로 강력한 국가였다.

북부지방에 근거를 둔 비엣족은 비엣이 넘을 越자이며 남녁 南자를 써서 지금의  베트남(VietNam) 이다.

그러니 비엣족이 남으로 넘어와 세운 국가라는 뜻이다.

 

우리가 와신상담이나 오월동주라는 고사에 나오는 바로 그 월나라와 같은 뿌리로 그들보다 남서쪽에

위치한 남월이란다.

오나라 부차와 사생 결단으로 싸운 월나라 구천이 세운 나라....

그래서 베트남은 중국, 프랑스, 미국등 큰 나라들과의 싸움에서도 굴하지 않고 승리한 나라다.

쓰디 쓴 쓸개를 핥으면서 오나라에 복수를 다짐하며 칼날을 간 월나라의 후예(?)들이니.....

 

중국 4대 미녀중 맏언니뻘인 서시와  그녀와 쌍벽을 이룬다는 정단이 태어난 나라....

미인들이 많다는 월족의 나라....

울 마눌님 몰래 서시를 한번 만나 보자.

참 곱기도 곱다...

그런데 서시는 범려의 내연녀였단 말인가?

연못에 놀던 물고기들도 서시의 미모에 흠뻑 빠져 헤엄치는 것 조차도 잊어버렸다고 하여 침어(沈魚)라는

별명을 지닌 서시..... 

 

  

그러나 역사는 하나의 영웅만을 좋아한다.

자야바르만 7세와 톤레삽이나 메콩강에서의 마지막 전투에서 대패함으로 국력이 위축이 되었으나

어쩐일인지 강력한 앙코르가 먼저 세상에서 사라진다.

강하고 짧게 산 앙코르 제국....

가늘고 길게 산 참파 왕국...

비를 피하며 처량하게 佳人은 서시를 그리며 생각에 잠겨 본다.

 

비가 서서히 그치려는 모양이다.

한 무리의 서양 관광객들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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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따라 움직인다.

앙코르 600여년간 두명의 불세출의 영웅 중 자야바르만 7세가 더 마음이 끌린다.

둘 다 왕위계승의 적통은 아니었으나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수리야바르만 2세 보다 국민들의 추대로

왕위에 오른 것도 그렇고......

민초들을 위하여 쉼터도 많이 만들고 또 병원도 많이 세웠단다.

이곳에 세운 바이욘의 1층 외부 석벽에도 민초들의 삶을 그려놓았다. 

 

창문 틈으로 바라다 보이는 앙코르의 미소.... 

내리는 비를 그냥 맞고 있다.

佳人이 창문을 통하여 내다보고 있다고요?

아니다......

앙코르의 미소라는 얼굴상이 창문 안에 있는 佳人을 들여다 보고 있다.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의 입장에서 사물을 판단하기 때문에 이런 오류와 착각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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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런 창문 위에 앉아 있는 또 다른 얼굴....

그는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지쳐버린 佳人의 얼굴에 미소를 찾아준 진정한 "앙코르의 미소"였다. 

그렇게 세차게 내리던 비도 그의 정열을 멈추지 못하는 안전한 그곳....

그곳에는 또 다른 미소가 있었다.

지금까지 창틀 위에는 잠자는 압사라들만 있었는데 이번에는 예상이 빗나갔다.

그는 이곳에서 또 다른 미소를 만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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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은 펜 하나로만 그리는 그와 그림을 번갈아 보며 나도 모르게 엄지 손가락을 올려 보였다.

그도 미소를 머금은 채 화답을 한다.

사진을 찍어도 되겠느냐는 수신호를 보내자 머뭇거림 없이 미소로 대답한다.

사진을 찍었다.

그는 흰 여백에 펜으로 미소를 어떻게 채워갈 것인가를 고민하지만 佳人은 검은 필름에 무엇을 빼고

찍을것인가를 고민한다.

그가 그리고 있는 얼굴상은 비로 찡그려진 佳人의 얼굴을 미소짓게 만든 진정한 앙코르의 미소였다.

이런 멋진 친구를 어두컴컴한 곳에서 만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佳人이 유적을 돌아 다니며 유적 내부에서 만난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잠을 자는 사람들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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佳人은 그에게 고맙다는 말을 건네자 그도 잔잔한 미소만 띤 채 화답한다.

그리고는 다른 그림도 佳人에게 보여준다. 

이곳 바이욘에는 펜으로 그린 또 다른 아름다운 "앙코르의 미소"가 있었다. 

비오는 날 보는 4면상은 또 다른 느낌을 준다.

그 청년이 佳人에게 보여준 미소는 아마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영원한 미소였다.

 

"앙코르의 미소"를 재현하는 당신의 미소도 카메라에 함께 담고 싶다고 하자 기꺼이 포즈를 취해 준다.

바이욘.....

그곳에는 "앙코르의 미소" 말고도 또 다른 살아있는 미소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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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비는 거의 그쳤고 佳人은 비로 지체된 시간을 보상을 받기 위해 아쉽지만 그곳을 떠나야만 했다.

좀 더 시간이 있었고 그와 대화가 가능했다면.....

그러나 우리는 서로의 미소만으로 1.000년의 대화를 나눈 듯 했다.

 

친구여~~

그대가 바로 진정한 앙코르의 미소일세....

그대의 미소는 佳人의 마음속에 영원히 간직하려네....

그대... 부디 훌륭한 화가가 되어 캄보디아인들의 얼굴에 미소를 찾아주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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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상을 만들 때 귀는 따로 만들어 붙였는 듯..... 

귀가 사라지고 없어져 버렸다.

너무 민초들의 소리를 귀담아 듣다보니 귀가 닳아 없어진겐가?

아니면 귀가 얇아 남의 말에 휘둘려서인가......

 

그대 지금 슬퍼서 우시는가?

내리는 빗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 내리는 모습이 마치 우는 듯 보이시네.....

울지 마시게나....

그대가 사랑한 조국은 비록 한때 힘든 시기도 보냈지만 아직 건재하나 그대와 사생결단하며 싸운

참파왕국은 지구상에서 완전히 사라져버린 역사 속의 나라가 되었다네...

너무 슬퍼 코에서는 콧물마져 흘러 내리는 듯 보이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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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연식이 오래되어 저승꽃이 핀 듯한 얼굴이지만 아직 그때의 위엄만은 지키고 있다.

극동 아시아지역 사람들의 눈매를 닮은 날카로운 얼굴도 보인다.

역사와 영광과 번민을 함께 머문 듯한 알 듯 모를 듯한 바이욘의 미소는 바라 볼 수록 난해하다.

그대... 한 성질하는 모습처럼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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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마주보고 있는 듯 하지만 딴 곳을 응시하며 다른 생각에 잠겨있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고 있으신가?

과거의 영광을 꿈꾸고 계시는가?

아니면 지금의 현실에 대한 번민을 하고 계시는가.....

그대가 사랑하고 지켜온 조국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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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얼굴상은 영혼이 없다.

머리가 텅 비어 서로 아무 생각없이 다른곳을 응시하고 있다.

우리가 평소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며 서로 다른 생각을 하기도 한다.

누구는 0.5가 맞다고 우기고 또 다른 부류의 사람들은 1/2이 맞다고 우긴다.

결과적으로 같은 답을 서로 내것만이 옳다는 생각에 갈등이 싹 튼다.

세상은 내 것과 남의 것을 함께 보아야 답이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도.....

0.5든 1/2이든 지금 우리는 함께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가족과 사회와 국가를 생각하는 마음은 같은 것이다.

 

저녁이 가까워지는 시간....

방금 내리던 비는 그치고 남서쪽으로 부터 비치는 햇빛이 그들의 머릿속을 그냥 통과한다.

장인의 솜씨가 그의 혼을 불어넣지 않고 그냥 돌에다가 흉내만 내기라도 했단 말인가?

이곳에 4면상만 있다고?

그건 佳人의 편견이었다.

2면상도 있고 3면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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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얼굴만 쳐다보다 하루를 보냈다.

비가 오는 날에 바라보는 바이욘의 미소는 또 다른 모습이다.

이곳에는 얼굴이 216개나 있었으니 이 정도면 많이 본 것도 아니다.

비가 오지 않을 때는 얼굴상도 이렇게 잘 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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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얼굴 모습은 모두 다르다.

그럼 자야바르만 7세나 부처님은 늘 이렇게 여러 형태의 모습으로 변신을 한다는 말인가?

아니면 얼굴상을 만든 석공이 자신의 얼굴이나 자기 아버지의 얼굴을 슬쩍 만들어 놓았는지도 모르겠다. 

바이욘의 미소에 담긴 의미를 여러분들은 아시겠지만 우매한 佳人은 도저히 알아낼 수가 없었다.

이럴땐 속이 상한다.

내일은 그들이 살아왔던 역사책도 보고 민초들의 진솔한 삶의 현장도 살펴본다.

무슨 이야기들이 佳人을 미소짓게 할까? 

 

 

글쓴이 : 佳人

사진도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고소대 위에 까마귀 깃들이려 할 적, 부차는 궁중에서 서시에 흠뻑 취했었네

오가 초무의 환락 끝나지 않았는데, 청산은 어느덧 지는 해를 반쯤 삼켰었네

은 바늘 세운 금 항아리에선 물 많이 세었고,

일어나 바라보면 가을 달 물결 속에 빠져 있었네.....

동녘 어느새 밝아 왔으니 못다한 즐거움 어이 했을까?

-이태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