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그리움..

멋진그대™ 2008. 9. 2. 20:15

출처

 폭설(暴雪) 

- 시인 오탁번 / 낭송 이인철 / 출처 :『손님』, 황금알 2006

삼동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
남도 땅끝 외진 동네에
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주민 여러분! 삽 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잉!
눈이 좆나게 내려부렸당께!

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
간밤에 자가웃 폭설이 내려
비닐하우스가 몽땅 무너져 내렸다
놀란 이장이 허겁지겁 마이크를 잡았다

-워메, 지랄나부렀소잉!
어제 온 눈은 좆도 아닝께 싸게싸게 나오쇼잉!

왼종일 눈을 치우느라고
깡그리 녹초가 된 주민들은
회관에 모여 삼겹살에 소주를 마셨다
그날 밤 집집마다 모과빛 장지문에는
뒷물하는 아낙네의 실루엣이 비쳤다

다음날 새벽 잠에서 깬 이장이
밖을 내다보다가, 앗!, 소리쳤다
우편함과 문패만 빼꼼하게 보일 뿐
온 천지가 흰눈으로 뒤덮여 있었다
하느님이 행성만한 떡시루를 뒤엎은 듯
축사 지붕도 폭삭 무너져 내렸다

좆심 뚝심 다 좋은 이장은
윗목에 놓인 뒷물대야를 내동댕이치며
우주의 미아가 된 듯 울부짖었다
-주민 여러분! 워따 귀신 곡하겠당께!
인자 우리 동네 몽땅 좆돼버렸쇼잉!
 

 

 시중에 떠도는 우스갯소리를 멋지게 한 편의 시로 엮었습니다. 원래 떠돌던 농담에는 폭설이라는 자연현상을 표현하는 해학적인 전라도 사투리가 점층적으로 드러나 있을 뿐입니다. 이 시는 그 이야기에다 새롭게 에로티시즘을 결합했습니다. 그 에로티시즘으로 하여 물기가 감돌고 뼈대가 건강한 시가 탄생했습니다. 오탁번 시인의 시집 『손님』에는 이렇듯 민중적 에로티시즘에 바탕을 둔 시편들이 여럿 들어 있지요. 일독을 권합니다. 그의 시를 읽을 때는 심각한 표정을 지을 필요가 없습니다. 시인이 자분자분 들려주는 천진하고 유쾌한 말을 따라다니다 보면 저절로 얼굴에 꽃이 핍니다. 영양크림이 따로 없습니다. 

2008. 2. 18. 문학집배원 안도현. http://www.munjang.or.kr/

 

마하리 도평마을 가는 길..

 

참말로 징허게 걸쭉하구먼잉.. 안에서는 X나게 사랑 나누고, 밖에선 소리도 없이 X나게 눈이 쌓인다.. 시인은 전라도 사람이 아닌데도.. 걸판진 사투리로 쓴 시어에 스며든 해학이 폴폴 넘치게 정감나서 욕도 욕이 아닌 것 같다.. 더우기 맛깔스러운 낭송이, 욕설시어임에도 불구하고 해학으로 승화하는 데 일조하여 스스럼없이 마음으로 다가오게 한다. 낭송하는 분은 분명히 전라도 사람인갑다. 진짜 X나게 찰지게 낭송하여 시의 분위기를  더없이 상승하여 준 느낌이다. 시는 눈으로 뿐 아니라 귀로 듣는 것도 감상의 정도가 배가 되는갑다... 요즘들어 이 영상이 부쩍 많이 돌아댕겨서 퍼와서 편집.. .** 멋진그대 Blog ** 

오 탁 번

출생 1943년 7월 3일
출신지 충청북도 제천
직업 시인
학력 고려대학교대학원
데뷔 196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동화, 1967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시,
1969년 대한일보 신춘문예 소설이 당선되어 등단.
경력
미국 하버드대학교 객원교수 역임

육군사관학교, 수도여자사범대학,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교수


수상 1997년 정지용문학상 1994년 동서문학상
대표작 시집『겨울강』『아침의 예언』『생각나지 않는 꿈』,
소설집『처형의 땅』『저녁연기』등

1미터의 사랑, 서사문학의 이해, 오탁번 시화, 순은의 아침

 

pokseol_sound_leeincheol.mp3

 

- 첨부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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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4.gif" value="하이" />고...................그저 넋놓고 한참을 웃음으로 목욕하였습니다. 안도현 시인님의 한줄 해설 '영양크림이 따로 없다' 이말에 공감하며<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28.gif" value="~" /><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28.gif" value="~" /><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28.gif" value="~" /><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28.gif" value="~" /><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28.gif" value="~" />시원하게 웃다 갑니다. <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30.gif" value="^^" />
문장 싸이트( http://www.munjang.or.kr/ )에 한번 가보아.. 그대에게 좋을 것은데..
바로 마실가서 회원가입했더니 시배달이 오더군요....좋은 정보 땡큐여요...<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cafe2/bbs/ttc/10.gif" value="ㅎㅎ" /> 멋진그대님 덕분에 얻는게 많은거 같으요....멋진 가을 되십시오...<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cafe2/bbs/ttc/10.gif" value="ㅎㅎ" />
활용은 그대의 몫..댁도 멋진 가을 되십시오...<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cafe2/bbs/ttc/10.gif" value="ㅎㅎ" />
비밀댓글입니다
이 시의 마지막 글귀를 지난번 연말모임때 들려주었더니.....친구들이 박장대소 , 파안대소를 하더만요.....비코즈<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59.gif" value="?" />......그 이뿐입에서 그런말이 나오다니<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54.gif" value="!" /> 하면서 다들 말야....<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cafe2/bbs/ttc/10.gif" value="ㅎㅎ" /> 그래서 다시 한번 그건 시의 마지막구절이외다. 카페에 멋진그대가 올려놓은 오탁번님의 시를 읽어보라 했지요...그러고나서 나도 다시한번 박장대소<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54.gif" value="!" />........했지머........<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cafe2/bbs/ttc/10.gif" value="ㅎㅎ" /><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26.gif" value="ㅎ" />
이 시는 해학이 욕설을 덮어서
찡그리도 않고 편히 볼 수 있게 해준다.
그 이쁜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수 있게 해준 것만 봐도..<img src="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exticon30.gif" value="^^" />

모임, 잘 했는감만..
좋은 포스팅이네요!
유익한정보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