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동규 시인의 삼남에 내리는 눈 녹두장군 정봉준에 대한 연민과 분노를 노래하다 그리고 구전민요 이 거리 저 거리 각 거리
새야새야 파랑새 녹두밭에 앉지마라
녹두꽃이 떨어지면 ...
초등학교때 멋모르고 불렀던 노래가
녹두장군 전봉준의 노래란다
이 거리 저 거리 각 거리
진지 방구 도방구
짝발이 회양거
도르마 짐치 담구세
시파오리 무서리
동지섣달 대서리
이렇게 구전되던 노래도
동학혁명군의 암호로 주고 받았다는
예기가 전해오는데
정확한 사실은 ...모른다
삼남에 내리는 눈
황동규
봉준이가 운다. 무식하게 무식하게
일자 무식하게, 아 한문만 알았던들
부드럽게 우는 법만 알았던들
왕 뒤에 큰 왕이 있고
큰 왕의 채찍!
마패 없이 거듭 국경을 넘는
저 보마(步馬)의 겨울 안개 아래
부챗살로 갈라지는 땅들
포(砲)들이 땅의 아이들처럼 울어
찬 눈에 홀로 볼 비빌 것을 알았던들
계룡산에 들어 조용히 밭에 목매었으련만,
눈이 내린다, 우리가 무심히 건너는 돌다리에
형제의 아버지가 남몰래 앓는 초가 그늘에
귀 기울여 보아라, 눈이 내린다, 무심히,
갑갑하게 내려앉은 하늘 아래
무식하게 무식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