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꽃시 / 꽃을 위한 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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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시 사랑

2008. 3. 25.

 

꽃을 위한 서시



김  춘  수



나는 시방 위험한 짐승이다.

나의 손이 닿으면 너는

미지의 까마득한 어둠이 된다.


존재의 흔들리는 가지 끝에서

너는 이름도 없이

피었다 진다

눈시울이 젖어드는 이 무명의 어둠에

추억의 한 접시 불을 밝히고


나는 한밤내 운다.

나의 울음은 차츰 아닌 밤 돌개바람이 되어

탑을 흔들다가

돌에까지 스미면 금이 될 것이다.

....... 얼굴을 가리운 나의 신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