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에 맞지 않다는 고사성어 창가책례(娼家責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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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 성어

2016. 3. 7.


격에 맞지 않다는 고사성어 창가책례(娼家責禮)



경주 기생과 서울 소년 사이의 일화가 있다. 서울 소년이 경주에 갔다가 그곳에서 예쁜 관기를 만나 사귀게 되었다. 관기는 자신이 원래 대단한 집안 출신이었지만 가족의 죄로 적몰되어 노비가 되었고 아직 남자 경험이 없다고 소개했다.

서울 소년은 관기에 완전히 빠져서 꼼짝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소년이 서울로 돌아가게 되었다. 이별을 앞두고 관기가 훌쩍훌쩍 눈물을 흘리자 소년은 지갑을 탈탈 털어서 모든 것을 주었다.

하지만 관기는 그것을 사양하며 절신지물(切身之物) 즉 몸에서 잘라 낸 물건을 요구했4다. 머리카락을 잘라 주었지만 관기가 그것도 싫다 하자 소년은 결국 앞니를 분질러서 관기에게 주고 이별했다.

서울에 돌아온 뒤 소년은 관기의 소식이 궁금하여 경주에서 온 사람이 있으면 그녀의 사정을 묻곤 했다. 그런데 때마침 어떤 사람으로부터 그 관기는 소년과 헤어지자마자 다른 남자와 사귀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에 화가 머리끝까지 난 소년은 종을 보내서 자신이 분질러 준 앞니를 찾아오게 했다. 종이 관기를 찾아가서 자초지종을 말하니 관기가 크게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며 타박을 주었다.

屠門戒殺  娼家責禮  非愚則妄!(도문계살 창가책례 비우칙망)
백정에게 살상을 경계하라 하고 관기더러 예를 지키라고 하는 셈이니 바보가 아니면 제정신이 아니로구나.』

그러고서는 관기는 이를 찾아가라며 자루 하나를 툭 던지는데 그 속에는 그녀가 평생 남자들로부터 받은 이로 가득 차 있었다.


서거정(徐居正 1420-1488 조선 문종)의 태평한화골계전(太平閑話滑稽傳)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창가책례(娼家責禮)이다.

창가책례(娼家責禮)란 창기(娼妓)의 집에서 예의를 따진다는 뜻으로 예의나 격식을 차리는 것이 격에 맞이 않는다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