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지 않으면 재주 없이 하늘에 오르려는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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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혜

2016. 6. 10.


배우지 않으면 재주 없이 하늘에 오르려는 것과 같습니다



배우지 않으면 깨달을 수가 없습니다. 배운다는 것은 가르침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내가 모르고 있던 사물에 대해서 남이 하는 것을 그대로 본받을 수도 있고, 남이 하는 것을 내 마음에 새겨 내 나름대로 깨달을 수도 있습니다. 참되게 배워서 지혜가 깊어지면 자기만의 작은 어둠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구름을 헤치고 하늘을 보며 높은 산에 올라 드넓은 바다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습니다.


옛날 한 총각이 나이 서른이 되도록 장가를 못가고 있었는데 어떻게 해서 한 노처녀하고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이 노처녀가 시집이라고 와보니 집이라고 가난하기 짝이 없어 서발막대기 거칠 것도 없었습니다.

서방이라는 사람은 기운만 넘쳐나서 일은 곧잘 하지만 이렇게 가난하게 살아서야 쓰겠나 생각한 색시는 남편을 어떻게든 과거에 급제하게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집안 살림은 내가 맡을 테니 당신은 "공부나 하시오"하고는 서당에 보냈습니다.

그런데 신랑이 서당 다니면서 하늘 천 따지를 배우는데 한 자를 더 가르치면 앞에 배웠던 글자는 금세 잊어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훈장은 할 수 없이 일평생 사는 데 꼭 필요한 글자만 가르쳐 주어야겠다 생각하고 참는 것이 덕이다라는 인지위덕(忍之爲德) 네 글자만 가르치기로 하였습니다.

그런데 머리가 어찌나 둔한지 인(忍), 지(之), 위(爲), 덕(德) 하고 한 자 한 자 가르치는데 한 글자에 석 달씩 걸려서 딱 일년이 걸렸습니다. 또 인지위덕(忍之爲德)으로 붙여서 가르치고 뜻을 알게 가르치는 데도 일년이 걸렸습니다. 결국 인지위덕(忍之爲德)이라는 네 글자와 그 뜻을 아는 데만 꼬박 이년이 걸린 것입니다.

서당에서 글을 다 배웠다고 돌아온 사내가 배웠다는 것이 겨우 인지위덕(忍之爲德) 넉 자였으니 아내는 그만 기가 막혔습니다. 이래가지고 과거 급제는커녕 아무 것도 못하겠기에 아내는 더는 공부하라 하지 않고 돈 몇 백 냥을 내주면서 나가서 돈이나 벌어 오라고 했습니다. 그래, 남편은 돈 벌러 간다고 나가서 장사를 하는데 그 둔한 머리에 장사가 되겠습니까? 돈을 벌기는커녕 밑천까지 다 까먹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남편이 여보, 나 돌아왔소하는데 반가이 맞을 줄 알았던 아내가 나오지를 않는 것입니다. 마침 때는 여름날이라 방문이 활짝 열려 있기에 방안을 들여다보니 아니 세상에 이럴 수가 있습니까?

아내가 웬 사내를 끼고 누워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광경을 본 남편은 머리끝까지 화가 나서 속으로 소리를 쳤습니다.

"이것이 내게 돈을 주어 내보내더니 딴 사내를 끌어 들여. 에라! 이 연놈들 죽이고야 말겠다."

그리고는 마루에 있는 큰 디딤돌을 번쩍 들어 방으로 들어가서 막 내리치려는 그 순간이었습니다. 그의 뇌리에 서당에서 배운 인지위덕(忍之爲德)이라는 말이 번쩍 떠오르는 것이었습니다.

"인지위덕(忍之爲德), 인지위덕(忍之爲德)... 그래 참는 것이 덕이 된다고 했지!"

그는 들었던 디딤돌을 내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참아야지 참아야지 하고 화를 삭이고 있는데 아내가 인기척을 느끼고 낮잠에서 깨어났습니다. 그리고 이제 오셨소하고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고는 옆에 자는 사람을 깨우며 말했습니다.

"얘야, 어서 일어나라. 형부 오셨다."


그러자 옆에 누워 있던 사람이 일어나는데 그는 남자가 아니라 처제가 아니겠습니까. 모처럼 언니 집에 찾아와서 하도 더우니까 머리를 감고 상투처럼 말아 올리고 잠깐 잤는데 얼른 보기에 그 모양이 마치 남자처럼 보였던 것입니다.

그러니 인지위덕(忍之爲德)이라는 글을 몰랐다면 두 목숨을 잃을 뻔 했던 것입니다. 배우지 않는다는 것은 사람이기를 거부하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이 지닌 이성은 배우지 않으면 그 능력을 발휘할 수가 없습니다. 무식하면 기막힌 일도 눈에 띄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행시주육(行尸走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살아 있는 송장이요 걸어다니는 고깃덩어리란 뜻입니다. 배운 것이 없어 무능하기 짝이 없는 사람을 비방하여 이르는 말입니다. 또 마우금거(馬牛襟据)라는 말도 있습니다. 그저 사람의 옷을 걸쳤을 뿐인 말이나 소와 같은 사람이란 뜻입니다. 학식이 없거나 예의를 모르는 사람을 꾸짖어 하는 말입니다. 한국구전설화(韓國口傳說話)에 실린 이야기입니다. 글은 배우고 볼 일이라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