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술관 옛그림 - 정선의 <시화환상간(詩畵換相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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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산책

2016. 6. 13.


우리 미술관 옛그림


정 선(鄭敾 1676 - 1759) <시화환상간(詩畵換相看)>




我詩君畵換相 看輕重何言 論價間 (아시군화환상 간경중하언 논가간)

"내 시와 자네 그림을 서로 바꾸어보니, 그 사이 가치의 경중을 어찌 말로, 논할 수 있겠는가"

정선(鄭敾)과 사천(槎川) 이병연(李秉淵 1671-1751) 두 노우(老友)가 갓을 벗고 상투 차림에 격의 없이 마주 앉아 물 맑은 개울가 노송 밑에서 시를 쓰는 종이(詩箋)와 그림 그리는 종이(畵箋)를 펼쳐놓고 시화를 논하며 시화환상간(詩畵換相看)의 약속을 하는 모습입니다.  

정면으로 얼굴을 보이고 앉은 노인이 이병연(李秉淵)이고 그와 마주 앉아 뒷모습과 옆모습만 보이는 콧대 높은 노인이 정선(鄭敾)이라고 합니다. 두 노우(老友)가 잠시의 이별도 섭섭해 하며 시와 그림을 서로 바꿔보자고 약속하는 장면을 상상해 보세요. 평생지기의 모습이 부럽지 않으세요.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의 대가인 정선(鄭敾)과 진경시(眞景詩)의 거장인 이병연(李秉淵)은 조선 후기 같은 스승 아래 동문수학하며 각각 시와 그림으로 깊은 우정을 나눈 평생지기였습니다. 영조 16년(1740년) 정선이 지금의 강서구 가양동 근처인 양천 현령으로 부임해갈 때 이병연(李秉淵)이 쓴 전별시(錢別詩)에서 그들의 우정을 읽을 수 있습니다.

爾我合爲王輞川(이아합위왕망천)
畵飛詩墜兩翩翩(화비시추양편편)
歸驢己遠猶堪望(귀려기원유감망)
炒愴江西落照川(초창강서낙조천)   - <증별정원백(贈別鄭元伯)>


"자네와 나를 합쳐 놔야 왕망천이 될 터인데 / 그림 날고 시 떨어져 양쪽 모두 허둥댄다 / 돌아가는 나귀 벌써 멀어졌지만 아직까지 보이니 / 강서에 지는 노을만 원망스레 바라본다."

한양에서 양천이면 그리 먼거리도 아니고 심지어 벼슬을 받아 가는 기쁜 자리이건만, 두 노우(老友)의 이별이 절절하기 까지 합니다. 그 아쉬움을 달래고자 시화를 주고받는 약조를 합니다. 이 약조가 투철하게 지켜진 덕분에 두 노우(老友)가 주고받은 시화첩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경교명승첩(京橋名勝帖)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