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화장을 고쳐야 하는 이유를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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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묵상

2016. 6. 28.


여자가 화장을 고쳐야 하는 이유를 아세요



어느 시골 사람이 장에 갔다가 친구의 꼬드김으로 처음으로 객주 집에서 술을 한 잔 하고 보니 기분이 황홀해졌습니다. 몽롱하게 취한 눈으로 보니 어디 여자가 저렇게 고울 수가 있나, 그래, 집에 돌아와 공연히 신경질을 부렸습니다. 종일 보리밭 매랴, 방아 찧으랴, 뙤약볕에 그을리고 땀에 절은 아내의 몰골은 참으로 보기에도 싫어 결연히 선언하는 것이었습니다.

"꼴도 보기 싫으니 네 집으로 가라!"

아내는 아무 대꾸도 못하고 밤새도록 울다가 남편이 당분간 입을 옷가지도 챙겨 놓고, 아침 밥상 물리기를 기다려 설거지를 했습니다. 그리고는 쫓겨나는 몸이라도 나들이인데 싶어 머리를 좀 가다듬고, 분도 좀 바르고, 새 옷가지도 꺼내 걸치고, 조그만 보따리 하나 들고 내려섰습니다.

"나는 가유. 안녕히 계셔유!"

반쯤 눈물을 머금고 다소곳이 인사를 하는데 남편이 보니 거참 괜찮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저렇게 고운 사람을 내 미처 몰랐구나!"

어제 저녁 객주 집 여자쯤은 비교도 안 될 정도입니다.

"이보오, 누가 맘대도 가랬어? 냉큼 도로 들어와!"

겨우 다시 평화로운 분위기를 이루었는데 그 뒤로 며칠 지나 보니 흙과 땀에 법벅된 아내 얼굴이 다시 보기도 싫어졌습니다. 그러니 그 뒤로 남편이 심심치 않을 만큼, "보기도 싫어! 네 집으로 가!", "냉큼 도로 들어와!" 이러기를 계속하는 것이었습니다.

<한여름밤의 고전 산책(샘터)>에서 인용한 옛이야기에서 전해지는 생활이야기입니다. 요즘 여자분들 들으면 "거참, 간이 큰 남자네."하며 분개하시겠지만 이런 시절도 엄연히 있었나 봅니다. 아뭏튼 예나 이제나 사람의 마음이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인 것 같습니다.

사람이 그때그때의 감정이나 환경, 입은 옷, 심지어는 조명 같은 걸로 그의 본질과는 상관없이 미워졌다 예뻐졌다 한다는 건 사소한 일 같지만 때로는 사람끼리의 관계에 중대한 구실을 할 수도 있습니다. 겉모양만 보고 사람을 평가할 일도 아니거니와 자신을 가꾸는 일에도 게을러서는 좋을 게 없을 듯합니다.<꽃사진: 금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