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우 주교, 제주교구장 착좌식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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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사람들

2020. 11. 27.

지난 주일 성이시돌 목장 삼위일체대성당에서 거행된 제5대 제주교구장 문창우 비오 주교님 착좌식에서 우리는 기쁨과 감동의 물결로 가슴 가득한 은총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교구장 착좌식에 대한 기대는 2017년 문창우 비오 신부가 부교구장 주교로 서품되면서 시작되었는데, 오랜 기다림 끝에 이루어진 교구장 취임이었기에 그 감동은 더 하였다.

 

코로나라는 뜻하지 않은 복병에 사회적 거리 두기 속에 이루어진 착좌식은 한국주교단과 초청 인사 및 신자들이 함께하기 위해서는 협소한 주교좌 중앙성당에서 도저히 행사를 진행할 수 없어 삼위일체대성당으로 변경하였다.

 

그러나 제주교구 28개 본당별 각10명으로 참석자를 한정, 교구 신자 8만 여명중에서 겨우 300여 명이 참석할 수 있었을 뿐 나 역시 본당의 배려로 겨우 참석 기회를 얻었을 뿐, 교구민들은 CPBC-TV 생방송 중계로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내 생애에서 제주교구장 착좌식 미사 참례는 처음이었다.

장엄한 성가 속에 염수정 추기경과 교황대사 알프레드 대주교 등 20여 명의 한국주교단을 선두로 전임 강우일 주교와 현 문창우 주교가 함께 입당하면서 예식이 시작되었다.

 

<착좌식 예식 행사를 기록한다.>

 

1. 퇴임 수락과 교구장직 계승을 알리는 교황청 공문낭독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루이스 추기경은 2020811일 서신을 통해 강우일 주교의 퇴임과 문창우 주교의 교구장 계승 일자를 1122일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정했음을 알립니다.”

 

2. 교황대사 알프레드 대주교의 착좌식 예식을 시작하는 말씀

사랑하는 베드로 주교님, 당신은 영혼이 강한 분입니다. 평화를 위해 계속 일해주십시오.”

사랑하는 비오 주교님, 당신은 젊습니다. 계속해서 당신의 양 떼를 돌보아 주세요.”

 

3. 이제 착좌식에 하이라이트 주교좌에 앉은 예식으로 이어진다.

- 교회법에 따라 교구 성직자와 교구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구장 의자에 착석함으로써 교회법적 취임이 이루어지는 예식이다. 전임 교구장과 교황대사의 안내로 문창우 주교는 주교좌에 앉는다. 그리고 주교모를 쓰던 주교님은 너무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기도할 때, 우렁찬 박수 소리가 대성당을 가득 차오르며 교구장 착좌식이 절정을 이루었다.

 

4. 목자의 지팡이 전달

양 떼를 다스리는 목자의 권위가 담긴 목자의 지팡이를 교구의 어린이들이 전달해주자 주교님은 목장을 받아 들었다.

 

5. 성수 축복과 성수를 뿌리는 예식

교구장으로서 첫 예식으로 성수를 축복한다. 교구장의 축복으로 거룩하게 변모한 성수를 주교단과 사제와 예식에 참석한 모두에게 성수를 뿌리면서 교구장으로서 첫 축복을 해 준다.

 

6. 순명서약

이제 가톨릭교회의 전통적인 예식으로 사제단과 교구민들에게서 새로 취임한 교구장에게 사목적 존경과 순명을 의미하는 순명서약을 받는다.

 

문창우 교구장은 주교모를 쓰고 목장을 집고 말한다.

친애하는 제주교구 성직자와 교우 여러분! 여러분은 저와 저의 후임자에게 존경과 순명을 서약합니까?”

"네, 서약합니다."

교구장은 하느님의 이름으로 축복해 준다.

하느님께서 저와 여러분에게 자비와 은총을 베풀어 주셨으니 친히 우리를 이끌어 주실 것입니다.”

 

이렇게 착좌식을 마치고 신임 교구장의 주례로 대영광송을 노래하면서 거룩한 미사가 이어진다.

 

독서와 화답송이 끝나면 무용단이 복음서를 들고 아름다운 춤사위로 제대 앞에서 알렐루야를 노래한다.

부제가 오늘의 복음을 낭독하면 주교님의 강론 및 취임사가 시작된다.

 

문 주교님은 자신은 달나라 주교(Bishop Moon)라고 가볍게 강론을 시작하시면서 먼저 주교문장을 해설하셨는데,

주교를 상징하는 모자를 가장 아랫자리에 두어 주교의 직무가 목자의 사랑과 섬김을 나타낸다.”는 말씀으로 당신의 사목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을 보여주셨다.

 

그리고 세상의 왕과 그리스도의 왕에 대한 비교로 고통받는 모든 이와 아직도 개발의 유혹에 흔들리며 역사적으로 아픔과 고난의 땅이었던 제주도를 위한 교회의 역할과 신학적 과제에 대하여 역설하시면서 신축교안의 충돌과 갈등 역시 제주인들이 걷는 십자가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우리의 가슴 속에 와 닫는 모두가 새겨들어야 할 한마디,

남을 도울 때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다른 사람을 지배하려는 마음입니다.

둘째는 자신을 훌륭한 사람으로 내세우고 싶은 마음입니다.

셋째는 자신의 결점을 봉사를 통해 메우려는 마음을 조심해야 합니다.

도움이란 다른 사람을 도움받을 사람으로 낮추는 것이 아니라, 그가 자신의 품위를 발견하도록 일으켜 세우는 일입니다.”

 

이어지는 봉헌 예식에서 제주도의 자연과 문화를 담은 상징물을 봉헌하였는데,

1. 동백꽃, 2. 해녀의 태왁, 3. 바다의 돌고래상, 4. 들판의 조랑말상, 5. 제주의 빛이 되는 등대 모형으로 제주 속의 제주교구를 상징하였다.

 

이렇게 미사가 끝나고 제2부 축하식에서 추기경의 축사와 축가 초청 인사 소개 및 주교단 기념촬영 등으로 제주교구의 역사적인 교구장 취임 행사는 교구민들의 축복 속에 모두 끝났다.

 

염수정 추기경님의 재미있는 표현처럼 행사장 이시돌목장의 날씨는

역시 문 주교님의 이름(창우)과 세례명(비오)에 맞추어 제주의 가을을 촉촉히 적셔주는 비가 내렸다.

 

한국천주교주교단 기념촬영에는 염수정 추기경, 교황대사 알프레드 대주교, 이용훈 주교회의 의장을 비롯하여 각 교구장과 전임 김창열 주교님, 강우일 주교님 등 제주교구 역사상 가장 많은 스물 여섯분의 주교님들이 찾아와 함께하면서 제주교구장 착좌식을 더욱 뜻깊고 풍요롭게 만들어 주셨다.

 

내 생애에 가톨릭 신자로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교구장 착좌식 미사에 참례할 수 있음에 감사드리고 포스팅을 마무리 하면서, 새로이 제주교구장으로 착좌하신 문창우 비오 주교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위하여 기도합니다.

(이 포스팅 사진 중에 이석문 교육감님 페이스북과 CPBC 영상에서 캡쳐하였음을 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