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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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자연

2020. 12. 3.

제주의 가을은 11월까지도 이어졌다.

지구 온난화로 가을 더위가 계속되었지만 이제 계절의 변화는 어쩔 수 없이 겨울의 문턱으로 다가선다.

 

가을이 지나가는 주말에는 마지막 남은 은빛 억새가 강한 바람에 물결치는 오름을 오르는 것이 좋다.

언제부터인가 관광지로 변한 제주 오름들 중에 새별오름과 용눈이 오름은 인간들의 발길로 이미 훼손되어버렸다. 

이제 우리 제주민들은 관광객이 없는 오븟한 오름을 찾아 다녀야한다.

 

고려조 몽골 침략시기, 탐라총관부를 두어 말을 키우던 제주에서도 이제 말을 키우는 목장은 찾아보기 힘들다.

제주의 마을목장들은 어느새 외지 거대 자본들과 중국인들의 소유로 변해 버렸다. 

광활한 초지였던 중산간 지역은 골프장과 리조트, 그리고 팬션이라는 이름으로 개발되어 들어가 볼 수 조차 없다.

 

한라산은 가로지르는 5.16도로는 어쩌면 바쁜 현대인에게는 불편한 도로일지 모른다.

꼬불꼬불 돌아가는 1차선 도로이기에 앞차를 추월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이 그리 급한가?

차창문을 열고 한라산에서 흘러나오는 신선한 바람과 흘러가는 단풍을 즐기며 천천히 운행하면 된다.

 

이는 단지 빠르게 가야 한다는 이유만으로 환상적인 삼나무 숲을 자르는 '비자림'로 확장을 반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을을 맞아 제주에는 코로나 시기에도 불구하고 많은 단체 관광객이 들어왔다.

그러나 가을이 끝나기도 전에 코로나 바이러스는 관광객들과 제주인들을 확진시키면서 3차 유행을 앞두고 있다. 

 

제주에 관광객 수는 과연 몇 명이 적정한가?

관광객은 무조건 많이 오는 것이 우리 제주에 좋다는 주장은 어떠한 이론적 근거가 있는가? 

 

제주는 1년 관광객 1,500만명에도 교통, 환경, 위생, 물, 쓰레기로 도민들에게 막대한 불편을 주었다.

그런데 제2공항까지 만들면서 관광객을 4,000만명까지 받아들인다니 제주는 인간이 살 수 없는 섬이 될지도 모른다.

   

연 관광객 3,000만명인 이태리 베네체아를 비롯해 스페인 바로셀로나, 그리스 산토리니, 네델란드 암스테르담 등 세계적인 관광지에서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과잉관광)이 일어나는 사유를 잘 알고 있으면서도 제2공항을 추진하는 이유는 하나뿐이다. 이것은 단지 토건 개발 세력들이 돈을 벌기 위한 무분별한 개발사업일 뿐이다.

 

제주의 가을에 걱정되는 또 하나는 감귤가격 하락으로 일어나는 농가들이 한숨이다.

현재 코로나로 인한 전반적인 경기하락과 소비심리 위축으로 과일류 소비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농가와 상인들의 입장은 삶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지구온난화 영향으로 제주의 대표적인 가을 과일인 감귤은 남해안을 거쳐 대구에서도 생산되고 있기에,

제주에서 관광객들은 열대성 과일을 먹을 수 있을지 모른다.

 

이 가을을 보내면서 아직도 개발의 유혹에 머물고 있는 제주에 관광객이 얼마나 더 늘어날지 모르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제주에서도 관광객을 거부하는 오버투어리즘이 공개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점점 움추러드는 계절 변화와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리면서

이제 더 추운 겨울을 대비해야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