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건순례길에서 맞이한 성탄절

댓글 33

순례길 여행길

2020. 12. 27.

2020년 크리스마스는 대축일 미사도 없고 캐롤송도 부르지 못했던 성탄절로 기억될 것이다.

COVID-19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전국의 성당과 교회와 사찰에서는 12.23일부터 1.3일까지 신자들과 함께하는 종교예식을 중지하도록 권고되었다.

 

따라서 성당에서 미사는 비대면으로 한정되면서 성탄 대축일 미사를 유튜브와 CPBC-TV를 시청할 수밖에 없는 사상 유래없는 씁쓸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었다.

 

최근 세계를 팬대믹 상황으로 몰고 간 그 하찮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제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우리 인간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의 오만에 의한 창조질서의 훼손을 경고하듯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축복하는 성탄 축제까지 참여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버렸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까지 바이러스의 지배를 받을 수는 없다.

비록 장엄한 대축일 미사는 없었지만 성탄 낮 미사 시간에 맞추어 성김대건 순례길을 찾아 성탄의 의미와 성인의 발자취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대건 성인은 탄생 200주년을 맞아 2021년 유네스코(UNESCO) 세계 기념 인물로 지정되었고, 한국 교회는 2021년을 김대건 성인을 기리는 희년으로 선포하였다.

또한 제주교구는 김대건 신부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용수성지에서 성인을 기리는 선교 행사를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김대건 신부는 1945817일 상해에서 페레올 주교로부터 서품을 받아 한국인 중에서 최초로 사제가 되었다.

이어서 8월 31일 조선 조정의 박해를 피해 바닷길을 이용하여 라파엘호를 타고 귀국하다가 거센 풍랑을 만나 한달여 바다를 떠돌다가 9월 27일 한경면 용수리앞 차귀도에 표착했다.

 

그리하여 한국인 최초의 사제가 이 땅 제주에서 최초의 미사를 집전하였던 축복 받은 장소를 기념하기 위하여 용수성지가 조성되었으며, '빛의 길'이라고 부르는 '김대건순례길'이 봉헌되었다.

 

김대건순례길은 2013년에 제주교구 6개 순례길 중에서 가장 먼저 순례길로 선포되었으며, 개인적으로는 6개 순례길 조성 과정에 참여하면서 순례길 해설사는 물론 제주교구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용수성지에서 출발하여 생이기정까지 연결되는 순례길은 아마도 우리 제주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길을 걸으면서 제주도 특유의 겨울바람을 맞으며 일렁이는 파란 바다와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바라보면 코로나로 울적해졌던 우리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김대건 신부님의 표착으로 축복을 받은 땅 차귀도와 용수성지에서,

무려 180여 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성인과 영적으로 연결될 수 있기에 성탄의 축복을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드렸다.

 

이제 우리는 소리높여 캐롤 경사롭다를 부른다.

만민들아, 무릎을 꿇지어다. 성탄, 성타안! 구세주 나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