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백록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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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 8.

무려 10년만에 백록담을 만났다.


지난 2006년도 제주지방경찰청 인사계 근무 당시 올랐었는데,

늘 만나는 이 백록담은 내 일생에서 다시 또 오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성판악에서 출발하여 하산까지 8시간을 걸었으니

이틀째까지도 몸이 제대로 풀리지 않고 있는데,


한라산 정상의 아름다운 백록담을 만난 감동은 아직도 남아있다.

  


내가 한라산 정상을 처음으로 등반한 것은 고등학교 1학년때였다.


당시에는 교통편이 나빠서 한라산 등산은 2박3일 코스가 일반적이었고,

성판악 초기발과 영실에서 야영을 하였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 수 십년 동안 여러번 한라산을 올랐는데

백록담은 시간과 계절에 따라 수시로 변하면서 신비로움을 보여주었다.



내가 어렸을적 이 등산로는 돌이 아니라 흙과 잔디였다.

그리고 여기 구상나무들이 무성하였는데 지금은 많이 사라져버렸다.


돌담과 시멘트로 만들어졌던 오래된 대피소는 사라져버렸고

이제 현대식 진달래밭 대피소는 언제나 등산객들로 붐빈다.



이 사발면은 수 십년전부터 대비소 최고의 인기 상품이다.


판매소 앞에는 길게 줄을 섰으며1인당 2개 이상 팔지도 읺는 귀한 먹거리,

한라산 대피소에서 먹는 즉석 1,500원짜리 사발면의 맛은 정말로 일품이다.



그 동안 정상에 오르고 싶었으나 여러가지로 여의치 않다가

최근 정지용 시인의 '백록담'이라는 시를 읽고 나서 등정을 마음먹고 있던 중

 

오늘처럼 맑은 가을 하늘 아래 백록담을 만나게 되었다. 



오래전에는 한라산을 오르기가 더 힘이 들었다.

그냥 걷기도 힘든데 숙식용품가지 잔뜩 짊어지고 등산을 해야하니 더 힘들 수 밖에 ....


준비물로 먼저 배낭과 버너, 항구(코펠), 수통, 쌀, 반찬, 과일 등 식사류와

텐트, 담요, 내의, 양말 등 침구류는 물론 비누, 치약, 치솔, 수건 등 일상용품까지 준비해야 했다.

 

지금처럼 가볍게 하루 코스는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정상을 오르다 서귀포 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풍광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다.


한 동안 사람들이 발길로 훼손되어 있었던 남벽에도 많이 복구된 모습을 보였다.

                                  


한라산 정상에는 예전에 없었던 대피소 건물과 헬기장 시설물과 함께

나무테크를 이용한 쉼터들도 마련되어 있었다.


여름철에도 여기에 오르면 바람이 거세게 차가웠었는데

11월의 한라산은 바람도 없이 너무도 포근한 최상의 날씨였다.



여전에는 이 능선을 따라 백록담을 한 바퀴돌 수도 있었는데,

저기 뒤 쪽의 봉우리에서 "한라산 정상 1952m 비석" 표시를 보았다.


그리고 분화구 속으로 내려갈 수 있었고

백록담 물로 쌀을 씻어 버너와 코펠로 점심밥을 지어 먹기도 했다.



그러나 한라산의 날씨는 변화 무쌍하다.


정상에 오른지 30분도 안되었는데 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르기에 등산에 우의는 필수품인 것이다.




서귀포 쪽에는 안개와 같은 구름으로 가득찼다.

그리고 구름들이 발 밑에서 흘러다닌다.



하산길에서 만나는 구상나무가 싱싱하다.


겨우내 눈 덮힌 속에서도 푸르름을 유지하는 고산식물인데

최근 지구의 기온 상승으로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라산은 오르때 보다도 내릴때가 더 힘들다.


바위와 돌계단으로 만들어진 등산로가 길게 이어지면서

발과 무릅을 너무 아프고 힘들어 여러번 쉬면서 겨우 내려왔는데,

아직도 남아있는 가을 단풍에서 약간의 여유를 찾는다. 

 


2016.11.6일

10년만에 만난 한라산 백록담에서의 인증샷!



이렇게 다시 10년 후에도 백록담을 만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