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사람이 오랜만에 고향 나들이다. 고사리를 채취한다는 핑계지만 사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 얼굴이 그리웠을 발걸음이다. 다른 친구들은 버스로 고향을 간다는데 유독 집 사람은 영원한 화부고 운전수인 나그네를 머슴 부려먹듯 기름 가득 채우란다. 3시간 반 정도 먼 길이지만 서둘지 않고 내려가니 고성군 버스터미널에 도착해 기다리는 친구들 모시고 닭 삶아 먹이려고 땀범벅된 친구 집에 도착한다. 푹 삶은 닭으로 허기를 채운 뒤 바로 여성 동무들 쉼 없이 일어나 고사리 밭으로 가잔다. 나그넨 피곤한데. 촌에 일 하러 온 모습으로 변신하더니 고사리 꺾어 담을 수 있는 봉지를 챙겨 들고 눈치를 준다. 도착하니 삼백여평이 되려나? 정말 고사리 밭이다. 쑥쑥 자라난 묵은 고사리들이 부채 펼치듯 자라 있고 그 밑으로 먹을..
17 2022년 0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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