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마당

한사정덕수 2009. 12. 27. 06:48

 

국민애창곡 ‘소양강 처녀’의 주인공은 밤무대에 섰던 가수였다는데.

 

 

천(春川)을 그대로 우리말로 쓰면 ‘봄내’다.

봄내엔 사철 안개가 자욱하게 낀다. 3면이 호수가 에워 싼 지형적인 조건으로 안개는 명물인 동시에 시민들의 삶에 많은 불편도 준다. 어느 쪽이 더 크게 비중을 차지하느냐를 따지려면 그곳에 가 살아보면 알 것이다. 안개 때문에라도 그곳에서는 행동을 느리게 하지 않을 수 없지만, 아름답게 펼쳐진 풍경에 마음을 빼앗겨 난 늘 그곳에선 느리게 행동한다.

 

 

춘천에서 우리의 전래 놀이에 대한 연구와 목공예를 하는 친구(미관 김문식)가 연락을 해왔다.

함께 상의할 일이 있으니 시간이 되면 들려달라는 내용이다.

약속을 한 뒤 서울에 전화를 해 가수로 활동을 시작한 김복주(☜ 다음뮤직의 김복주 가요와 가스펠 링크)씨도 소개 할 겸 춘천에서 만나기로 했다.

공지천이 보이는 위치에 자리한 어린이회관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2시를 조금 넘겼을 때다. 친구는 강원민족예술제의 일환으로 준비 된 <불구경>이란 행사에 작업을 하고 있다며 동료들을 소개했다. 그곳에서 1층 커피가게 ‘에부룩’으로 자리를 옮겨 친구의 작업이 끝나길 기다렸고, 4시가 넘어서야 공지천변을 달려 소양강으로 향했다.

‘소양강 처녀’는 이젠 국민 애창곡이 된 노래다.

반야월 선생이 노랫말을 쓰고, 이호 선생이 곡을 붙인 이 노래는 춘천의 대표적 시가(市歌)로 정해야 할만큼 춘천과는 뗄 수 없는 관계를 맺었다.

 

소양강 처녀

               

해 저문 소양강에 황혼이 지면
외로운 갈대밭에 슬피 우는 두견새야
열여덟 딸기 같은 어린 내 순정
너마저 몰라주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동백꽃 피고 지는 계절이 오면
돌아와 주신다고 맹서하고 떠나셨죠
이렇게 기다리다 멍든 가슴에
떠나고 안 오시면 나는 나는 어쩌나
아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 처녀

 

달뜨는 소양강에 조각배 띄워
사랑의 소야곡을 불러주던 님이시여
풋가슴 언저리에 아롱진 눈물
얼룩져 번져나면 나는나는 어쩌나
아아 그리워서 애만 태우는 소양강처녀.

 

40년 이전, 18세 소녀였던 가수 지망생 윤기순씨와 얽힌 사연이 담긴 노랫말이다.

1968년 을지로에 있는 ‘한국가요반세기가요작가동지회’라는 사무실에서 여사무원으로 일하며 가수로 성공할 꿈을 꾸던 윤기순씨가 자신을 도와주는 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어떻게 갚을까 고민하다 고향인 춘천으로 놀러가자고 했단다. 원채 타고나길 노는 거라면 두 말 할 필요도 없는 사람을 꼽으라면 첫손에 들 작가들이 아닌가.

춘천에서 잡어를 잡아 생계를 꾸리던 윤기순씨의 부모님은 딸을 도와주는 선생들이 놀러오니 매운탕을 끓이는 등 부산을 떨었을 것인데, 장소가 소양강 상류라는 걸로 보아서는 추곡약수터를 지나 오항리 인근이 아닌가 싶은데, 강변에서 보이는 갈대가 무성한 작은 섬으로 가면 좋다고 윤기순씨가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일행들은 섬으로 들어가던 중인지- 나오던 도중인지는 확실하게는 모르겠으나 갑작스럽게 먹구름이 몰려들고 비바람이 몰아쳤다. 깜짝 놀란 18살 처녀였던 윤기순씨가 소나기에 흠뻑 젖은 채 반야월 선생의 품에 뛰어 들었다.

 

이때 느낀 감정을 메모를 해 두었던 반야월 선생이 다듬고 다듬어 ‘소양강 처녀’를 써 작곡을 맡기려 하자, 이호 선생이 자신이 곡을 쓰겠다고 나섰다 한다.

 

소양강 처녀가 취입되어 나왔을 때 춘천에서는 <동백꽃 피고 지는 계절이 오면>에 대해 말들이 많았다고 한다.

1980년대에도 여전히 이치적으로 맞지 않는 노랫말이란 말들을 했다.

 

그러나 한 편으로 생각하면 반야월 선생이 알고 썼는지, 아니면 노랫말을 보다 그럴듯 하게 쓸 욕심에서 모르고 그랬는지 알 수 없으나, 남쪽의 따뜻한 지방과 동해안의 해안가 일부에서만 만날 수있는 사철 푸른 동백과 이름만 같이 불리는 생강나무는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꽃다운 나이 18살에 대한 표현으로 생강나무꽃(동백꽃으로도 일부에서 부른다.)을 그리지는 않았을 걸로 보이며, 반야월 선생의 실수로 노랫말의 구성에 치중하여 지어졌으리라.

 

 

소양강 처녀의 상은 윤기순씨는 아니다.

그렇다고 하여 전혀 닮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동상을 세울 때 치마 길이가 너무 짧다느니 하는 둥 말들은 많았다.

당시 18살 꽃다운 처녀였던 윤기순씨가 한복을 입었다면 의당 무릎 아래쯤 내려오는 길이의 치마였을 것이고, 소나기를 흠뻑 맞은 상태에서야 치마가 말려 올라갈 것도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갈대가 핀 섬에서 소나기에 젖은 치마를 입고 뛰려니 한 손으로 치맛자락을 움켜잡아야 할 것이고, 몸에 휘감기니 정갱이길이의 치마가 허벅지 정도 드러날 수도 있으련만 그것도 탓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속내가 도리어 이상스럽다.

동상이 세워진 장소도 많은 곳에서 소양강, 혹은 소양호로 알려져 있는데 분명한 것은 소양강은 소양댐 상류에서 양구군을 거쳐 인제군 북면을 이르는 강을 이르며, 소양호는 그 일대의 호수화한 강을 이르는 말로 모두 댐의 상류가 된다. 그렇다면 동상이 세워진 장소의 강은? ㅡ소양강 아래 북한강의 상류인 공지천이며 굳이 호수라 한다면 의암호다.

 

김복주씨가 서 있는 뒤는 소양강아래 북한강의 상류에 해당되는 공지천으로, 시내인 명동과 조양동에서 근화동을 지나 신북면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있는 바로 아래 중도(中島) 건너편이 된다. 지도상으로는 ‘호반사거리’가 된다.

김복주씨도 한국에 처음 와 배운 노래가 ‘소양강 처녀’라고 했다.

블로그에 김복주(cafe.daum.net/qhrwn78)씨가 부른 곡 ‘인연(동녘바람)’이 흐른다. 음악이 나오지 않으면 프로필 아래 플레이를 누르면 된다.

 

노래의 모델이 되었지만 정작 주인공인 윤기순씨는 소양강 처녀의 상이나 노래의 저작권과는 어떤 인연일까?

 

 

 

 

 

 ★ 글을 쓰는 사람에게 가장 큰 응원은 여러분의 관심입니다.

 추천과 구독이 여러분이 글을 쓰는 사람에게 해 주실 수 있는 가장 큰 응원이지요.

 여러분의 응원이 더 좋은 글을 쓰게 하는 비결입니다.

 

 이 글에 공감한다면 아래 추천버튼(손가락모양) 눌러 더 많은 이를 만나게 해 주시길······

 

 
 

 

사업자 정보 표시
| | | 사업자 등록번호 : -- | TEL : --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너무 추워졌지요??
연휴 잘보내고 계셔요??
소양강처녀 동상의 치마길이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더라고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바람이 세차게 불더니 눈발 조금 날리더군요.
추위는 잘 못 느끼겠습니다.
무릎 아래 오는 치마를 입었다고 보면 바람결에 저만큼은 들리게 마련이죠.
거기다 물을 건너든 어떤 조건에서는 손으로 치맛단을 들어 올리는데 별걸 다 뭐랍니다.
만약 무릎을 살짝 가릴 정도의 원피스를 입었더라면 뭐라 했을까요?
옥이님도 행복하시구요.
잘 읽었습니다.
노래방에 가면 유일하게 부르는 노래가 소양강 처녀와 숨어 우는 바람소리인데 -
동백꽃 피고 지는~ 에 대해서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김유정의 봄봄에서 생강나무를 동백이라고 했는데 -
생강나무면 어떻고 진짜동백이면 어떻습니까.

눈이 많이 내렸나요?
여긴 땅이 말짱합니다.^^
숨어 우는 바람소리 좋지요.
두견새도 갈대숲에서는 울지 않으니 그것은 더 걸리죠^^
제 고향도 동백을 생강나무보고 그럽니다.
제가 생강나무라고 하니 왜 그러냐 묻기까지 하는데요.


눈은 별로 내리지 않았습니다.
내일쯤 한계령이나 올라가 봐야 눈을 만나려나 싶습니다.
잘 보고 갑니다. 제가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복주님 좋아하시는 노래시군요.
종종 들려주세요.
제가 79년 한해를 춘천에서 보냈는데..
공지천을 한번도 가보지 못하였습니다
남이섬이며.. 육림극장이며 육림시장의 골란등이 생각 납니다
시간이 되면 다시한번 가보려고 합니다
외가댁도 들를겸..

좋은 춘천소식 많이 부탁 드립니다

경인년 새해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소원성취 하십시요
아, 그런 추억이 있으시면 정말 반갑지요.
아는 고장의 이야기는요.
초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실제인물이 있었군여, 몰랐네여
춘천에서 식당을 한다는군요.
윤기순씨 말입니다.
소양강 처녀라....

소양강 아줌씨가 아닙니까?

지금쯤 소양강처녀는
소양강 할매가 되어 있겠군요...

구경잘하고 갑니다.^^
환갑을 넘기셨으니 할머니는 맞지요.
그런데 노래 속의 주인공이야 나이를 먹지 않아도 되지요.
늘 그 처녀를 그리는 이들이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