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마당

한사정덕수 2009. 12. 31. 08:21

 

2009년을 보내며 후회는 없고 반갑기까지 하니 나이 헛 먹었나싶다.

 

 

눈이 내릴 거라는 예보가 있더니 그예 말 그대로 북풍한설이 어제 오후를 휘몰아쳤다.

마치 2009년을 얼른 떠나보내고 싶은 내 마음을 헤아려 주는 듯한 착각을 했다. 신년벽두부터 로텐더홀의 술 마신 경위들이 국회의원들과 보좌관들을 밀쳐대더니 용산참사로 시작,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와 김대중 대통령의 서거,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과 함께 많은 이들의 죽음들이 안타깝게 했다.

그 뿐이랴. 4대강사업과 미디어법, 한명숙 사태와 연말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인들이 부산의 실탄사격장의 화재로 사망했고, 같은 시기인 11월 20일엔 사이판에서 한국인 관광객들이 중국인이 난사한 총탄에 중경상을 입었다. 화왕산 산불이나 대형 화재 등 물의 재앙은 없어도 불로 한 해를 사루었다. 아니 불길로 타 오른 대한민국의 1년이다.

그런 2009년이 이제 마침표를 찍기 위해 살갖을 파고드는 맹추위로 강타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혹독하게 시련을 주려나.

 

새해엔 암울한 소식이 아닌 밝은 소식을 들으며 시작하고 싶다. 말갛게 낯을 씻은 새 해를 이곳 설악의 동해바다에서 가장 먼저 맞이하고 시푸다.

상처로 얼룩진 용산참사가 1년을 불과 며칠 안 남겨두고 그나마 타결을 보았고, 신년 9일에 장례를 치른다니 다행 아니랴. 시끄러운 일들이 하나씩 정리되고 희망의 해를 맞이하고 싶은 게 어디 나 뿐이겠는가.

 

삼류잡지같은 2009년이란 책은 덮자.

한 권을 읽더라도 정신을 맑히는 책이 평생의 스승이 되듯, 그런 2010이라는 책을 펼칠 준비를 하자. 손과 발, 얼굴만 씻는 게 아니라, 아예 목욕을 해야 한다. 목욕만 할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말끔하게 닦아야 한다.

닦아내야 한다.

닦아내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닦자.

새책을 받은 기쁨. 그 순간이 영원할 수 있도록 말끔히 주변까지 정돈하자.

 

거창한 새해 계획을 쓸 일이 아니다.

소박하고 간결하며 지킬 수 있는 걸 써놓자.

 

금연, 난 이거 못하겠다.

금주? 이것도 어렵다.

“그럼 뭐할래”라 누군가 물으면 대답할 말이 참 궁하겠다. 자신있게 지킬 수 있는 게 이렇게도 없을 줄 미쳐 몰랐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더욱 사랑해야겠다고 한다면, 지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있다고 그걸 새해 실천할 계획으로 세우냐고 할 것이다.

 

운전면허를 따는 해로 만들겠다.

자동차 정비도 곧잘 했던 내가 운전면허가 없다면 취소를 당했냐 한다. 지금까지 명허시험조차 본 적이 없다면 외계인 대하듯 하는데 그 표정이 정말 싫다. 생각이라는 씨앗도 하나 없이 사는 잡놈을 보는 듯 한데, 2010년엔 운전면허증이란걸 하나 따서 백호같은 좀 뚱한 차라도 한 번 몰아봐야겠다. 생각만으로도 이리 폼 나는데 왜 그 흔한 운전면허증 하나 못 땄는지 스스로도 한심하다.

 

그 외 다른 거야 살던 대로 살아갈 것이다.

때로는 비굴하게.
더러는 유치하게.
가끔은 치사하게.

그냥 딱 이렇게 말이다.

 

조금은 바보같아 보이면 어떤가.

술 취해 뒤뚱거리며 걸어보고도 싶다.

술을 마시고도 아무렇지도 않은듯 꼿꼿이 산다는 건 정말 재미없다.

털털거리며 길바닥에서 악다구니도 써 보고, 청와대 앞에 달려가 불만 있는 놈 나오라고 고래고래 주정도 부려야 살맛 나게 사는 거 아닌가.

이런, 그러다 운전면허증 또 못 따겠다.

명색이 시인이라는 놈이 정말 지긋지긋했던 한 해지만 떠나는 해에 대한 경의는 표해야겠다.

 

생(生)을 들에 던지고

 

꿈은 노을 뒤에 숨어 노래 부른다.

내 앞에 너는

성스런 여인인양 도도하구나

그래, 천개의 다리로 땅을 딛고 선 너였구나.

내가 너에게

내 붉은 피로 잔을 채워 바치리라

내 살을 발라

너의 씹을 거리를 만들어 주리라

내, 뼈를 깎아

너의 부적을 만들어 목에 걸어 주리라

그리하여 왔던 흔적도 없이

빈 몸뚱이 되었을 때

그래도 무엇이든 흔적 조금이라도 있다면

승냥이 이빨처럼 표독스러운 바람에 던져 주고

바다 거품으로 스러지리라

밤 달 아래 휘몰리는 갈 숲으로 누우리라.

 

 

 이 글을 빌어 지난 한 해 깊은 관심으로 지켜준 블로거 이웃님들에게 인사를 전합니다.

 새해엔 새로운 책도 몇 권 내고, 가슴 따뜻하게 감동을 줄 이야기들로 여러분을 만나겠습니다.

 이웃들에 대한 깊은 관심과 배려의 마음 더욱 굳건히 다지겠습니다.

 

 지난 가을에 담근 김장이 맛이 잘 들어 좋은 때이지요.

 그 맛과 같은 한사의 문화마을이 되겠습니다.

 

 이 공간을 잊지않고 찾아주시는 그 많은 분들을 일일이 찾아 인사드려야 합당하겠지요.

 하지만 그러기엔 한 달은 족히 걸리겠군요.

 용서 바라며, 지난 한 해 아껴주셨던 마음 그대로 2010년에도 깊은 사랑으로 지켜주세요.

 새해 아름답고 고운 꿈들이 알맞게 익는 기쁨을 가슴마다 담으시길 기원합니다.

 블로거 이웃님들 지난 한 해 감사했습니다.

 행복하세요.

 

 

기축년 마지막날 아침에 설악산 오색령자락에서

한사의 문화마을 정덕수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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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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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어가니 예전 사각형의 제 성격도 좀 둥글 둥글 해지는것 같더군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네, 그렇지요.
저 또한 성격이야 큰 변화는 없어도 많이 둥글어진 거는 느낍니다.
펨께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 해 동안 수고하셨고 고생하셨습니다.
이제 일을 - 줄이기는 무리지만, 더 만들지는 말아야 하는데,
덜컥~ 백원우 지원 사격 카페에 가입을 했습니다.

총알 날라주실 분 어디 없을까~ 두리번두리번~^^

안햐~
못해!
절대로 안돼!
그런데 백의원 불쌍타 ~ ㅠㅠ
올한해 수고많으셨습니다. 잘마무리하시고 신년계획~면허증 꼭 따세요~
박씨아저씨도 수고 많이하셨습니다.
혹독한 강추위라 현장은 쉬겠군요.
박씨아저씨를 가족들과 함께 많은 시간 보내시라고 날씨가 돕는 거라 생각합니다.
행복하시구요.
한해가 서서히 저물어 가네요..
2009년 마지막날에 컴터 앞에 앚으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2010년은 마음 속 편안한 한해가 펼쳐지시길 바랍니다~!!
루비님의 닉을 대하니 선홍빛 노을이 떠 오릅니다.
노을이 고우면 다음날은 대부분 맑지요.
새해 복 많이 받으셔서 이웃에도 나누어주세요. ^^
한해 반가웠습니다.
2009년이란 책을 덮으려고 하니 많이 아쉽습니다.
내년에는 뿌듯함이 있길 노력해야겠지요.
즐거운 행복한 내년 되시길...
네, 정말 반가운 이름들이 참 많습니다.
고맙고 감사한 이름들~
다시 한 해는 언제나 희망으로 맞이하지요.
그렇지만 우리 모두 한결같은 마음이라면 세상이 변하리라 확신합니다.
안 좋은 일 다 잊어버리시고 새해에는 더욱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복 많이 받으시길...^^
오늘은 저녁노을로 하시고,
새벽부터는 아침햇살로 하셔도 모두 알 것 같습니다. ^^
다복한 2010년을 맞이하시길!
늘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들리지 못했군요..
새해에는 자주 뵙길 바랍니다.
새해엔 행복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다들 사는 일이 그렇지요.
그래도 인터넷이란 공간에서야 마음 먹으면 바다 건너 먼 이국인들 못 가겠나요.
새해엔 더욱 강건하시고 즐거운 일 항상 함께하시길~
한해동안 고마웠습니다..
새해에는 일류잡지가 펼쳐지길 바래요^^
복 많이 받으세요~~
늘 사진을 보며 경탄합니다.
잡지의 표지와 갈피마다 해피아름드리님의 좋은 작품ㄴ이 채워지면 좋겠습니다.
감사드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