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한사정덕수 2010. 1. 27. 12:26

 

공연한 오해를 부르고 말들을 만들지는 말아야 하겠기에 확인을 거치며…

 

 

앞 글에서 삼성전자(대표 이윤우 부회장)가 인도의 시성 라빈드라나드 타고르(1861~1941)를 기려, 인도 문화계와 공동으로 제정한 ‘삼성 타고르 문학상’에 대해 썼다. 그런데 이 상과 관련 된 기업의 부사장급 임원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여 내 스스로 약간의 혼란스러운 감정을 감출 길은 없다. 문제는 이모 부사장으로만 알려진 임원의 애석한 죽음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애석한 죽음을 삼성의 과중한 업무탓으로 몰아가는데, 기업이란 임원이 업무의 과중함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 정도로 임원들에게 업부를 맡기지는 않으리라 본다. 그런 관점에서 다른 요인을 찾던 중에 전날 대통령의 부인이 수상자들에게 시상을 했다는 타고르 문학상에 관련된 사진 한 장을 청와대에서 가져와 사용한 것이, 지금 이 글까지 쓰게 만들었다.

삼성전자와 인도정부, 그리고 청와대도 한국 대통령의 인도 국빈방문에 양국의 이해가 맞아 떨어지는 이벤트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한국을 예찬하는 시 「동방의 등불(A Lamp of the East-Korea/1929)르를 떠 올렸고, 지난해 11월 초 삼성이 후원을 하기로 한 삼성 타고르 문학상을 5월 7일인 타고르의 생일에 수상하기로 했던 것을 앞당겨 시상했을 것으로 보여진다.

 

동방의 등불

 

일찍이 아시아의 황금시기에
빛나던 등불의 하나인 코리아
그 등불 한번 다시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마음엔 두려움이 없고
머리는 높이 쳐들인 곳
지식은 자유스럽고
좁다란 담벽으로 세계가 조각조각 갈라지지 않는 곳
진실의 깊은 속에서 말씀이 솟아나는 곳
끊임없는 노력의 완성을 향해 팔을 벌리는 곳
지성의 맑은 흐름이 굳어진 습관의 모래벌판에 길잃지 않는 곳
무한히 퍼져나가는 생각과 행동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인도되는 곳
그러한 자유의 천당으로
나의 마음의 조국 코리아여 깨어나소서

 

그렇다.

타고르는 일제에 침략 당한 비운의 나라 대한민국을 깨어나라고 외쳤던 시인이다.

 

어린 시절 타고르의 동방의 등불을 읽으며 그가 고마웠다. 그건 그에 대한 존경심이었고 감사함이었다. 1909년에 출판한 시집 《기탄잘리 Gī tāñ jalī》로 1913년 아시아인으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아 세계에 알려졌던 시인을 일본에서 만난 동아일보의 동경지국장 이태로(李太魯)가 한국으로 초대를 하자, 그에 응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며 1929년에 써 주었던 시로, 1929년 4월 2일자 동아일보에 주요한 시인이 번역해 실었다.

영국의 식민지 인도와 일본의 식민지 한국, 타고르에겐 그 사실이 안타까웠을 것이다.

 

타고르에겐 다음과 같은 일화가 널리 알려져 있다.

 

「어느 날 타고르는 심부름을 시킬 일이 있어 하인을 찾았다. 그런데 여느 날 아침보다 한 시간이 더 지나도 기다리는 하인이 오지 않았다.

타고르는 시간이 갈수로 점점 화가 났다. 타고르는 하인에게 줄 여러 가지 벌을 생각했다. 세 시간이 지나자 타고르는 벌에 대해서는 그 이상 더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이제 여러 말 하지않고, 하인을 해고시켜 내쫓기로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

한낮이 되자 마침내 하인이 나타났다. 하인은 주인인 타고르에게 늦어 죄송하다던가, 집안에 불가피한 일이 있어 늦었다던가 하는 말 한마디 없이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일을 했다. 타고르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 소리를 버럭 질렀다. “다 그만 두고 나가!” 하인은 그제야 뒤돌아서서 마지막 인사를 올린 후 “정말 죄송합니다. 어젯밤 제 딸년이 죽었습니다”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타고르는 하인의 말을 듣고 경솔했던 자신을 크게 책망했다. 부끄러워 하인을 볼 수 없었다. 이 충격적인 일이 있은 후 타고르는 어떠한 경우라도 상대방의 사정을 알아보지 않고는 남을 탓하거나 독단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주인을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타고르의 하인은 자신의 딸이 지난밤 갑작스럽게 죽었음에도 장사를 치르자 곧장 일을 하러 온 것이다. 그런 하인의 사정을 미쳐 알아보지도 않고 경솔하게 그를 내보낼 생각까지 했던 타고르의 뉘우침을 보며 난 생각한다.

경솔한 행동에 대한 뉘우침이 없다면 도리어 옳았던 일도 의혹의 시선을 받게 되는 것이란 걸 말이다. 이전 글에서 한식의 세계화 예산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 예산을 난 잘못된 예산이라고는 하지도 않았었다. 제목만 이전에 <‘영부인예산’ 국민의 호응을 받아야.>로 해서 글을 썼다. 이 글이 몇 시간 뒤 베스트로 오르더니 다음날 아침에 보니 베스트에 붙던 빨간색 ‘베스트’란 꼬리가 떨어져 있었다. 그 뒤 똑 같은 현상이 벌어진 사건이 또 하나 있는데, <당신 빽있어? 다시 돌아온 배경의 시대>란 글로 배경이 있어야 뭐든 해결되는 한국 사회에 대한 내용을 담은 글이다. 차라리 베스트로 올리지나 말던지 주었다 뺐는 걸 보며 한심스러웠다.

오늘 당장 이 글 전에 썼던 내용으로인지 정책공감이 들어온 걸 봤다.

한심스럽다. 그들이 그러면 더 의혹만 커진다는 걸 모르는 모양이다. 지금 삼성전자의 대표인 이윤우 부회장은 대통령과 함께 인도에 가 있다. 삼성전자의 이모 부사장급 임원의 죽음에 대해 오해들이 있을 수 있어 알아 본 결과다. 나 또한 어느 정도까지는 의문을 품었다. 왜 글 하나에 정책공감까지 들어와 살피고 나갈까 말이다.

과중한 업무로 피곤하다고 했고,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에 걸렸다느니 하는 말들은,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 도리어 의혹만 증폭시킨다. 이런 가정까지 가능하게 말이다. 인도 문화계를 설득해서 삼성에서 후원하는 타고르 문학상을 이명박 대통령의 방문 시기에 맞춰 시행하자는 의견을 반대하고 불이익을 받았을 거란 정도로 말이다. 분명히 제1회 삼성 타고르 문학상은 타고르의 생일인 5월 7일에 있을 예정이었다. 그런 일정을 다른 나라의 대통령이 방문한 시기로 앞당겨 진행하고, 시상도 그의 부인에게 하도록 할 정도로 인도 문학계가 대한민국 대통령 부인에 대해 문학적 존경심을 지니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런 의문을 품기 시작하면 세상 일은 의혹 아닌 것이 없다.

문제는 그런 의혹들이 발생할 행동을 한 국가의 대표자인 대통령이 하지 말아야 하는데, 이번에는 출가외인이라는 생각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닌 맏딸과 외손녀를 대동하고 인도로 간 것이다. 외국의 대통령이나 수상도 그렇다고 하는데 그들이 이미 출가를 한 딸과 외손녀를 데리고 왔던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노모와 손녀 정도라면 이야기가 다르지만 시집 간 딸과 외손녀란 말은 모양이 안 좋은 것이 분명하다.

청와대도 경솔하게 실수를 실수로 인정하지 않고 다른 국가까지 들먹여 빈축을 사니 더 문제다. 그런 머리와 생각으로 이 나라를 어떻게 관리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지 의문이다.

 

사이판으로 간 천하무적 야구단에 대해서도 곱지않은 시선으로 감정의 골이 깊은데, 인도로 시집을 간 딸과 손녀를 데리고 간 이야기를 들으며 국민들은 비웃지 않을 까닭도 이유도 없는 일 아닌가. 5월 7일에 시상을 할 타고르 문학상까지 날짜를 몇 개월이나 앞 당겨 시상을 해도 인도 문화부과 해야 할 일이다. 제안을 받았다 하더라도 고사했어야 할 일인데 자랑을 했으니 욕을 하고 비웃는 것이다.

 

인도 정부가 대통령의 가족까지 초대를 했다는 궁색한 변명보다 용서를 빌고 이해를 구하는 게 순서다.

대통령의 거족 사랑이 그만큼 크다고 뭐라는 것이 아니라, 지금은 이 땅의 국민들에게 진정으로 사랑을 베풀 때다.

  

 

위의 큰 배너에 박명숙(푸른희망)님의 블로그가 링크되어 있다.

지금 그들의 심정이 어떤지, 얼마나 외롭고 억울한지 가서 만나보길 바란다.

그러고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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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정부와는 별 상관이 없는 부자들 모임이라 그러는 것 같더군요.
청식으로 초청을 받았다.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로 갔는데 비용은 모녀가 자부담으로 했다.
스위스도 정식으로 초청을 받아서 가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