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치워야 길이 트이고, 양심의 지방부터 빼야 세상이 보입니다.
지금 시간이 이미 새벽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지난밤 저는 단 한 숨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뜬눈으로 지새웠습니다.
눈은 밤새도록 사르락 거리며 내리고 있습니다. 창문을 열어보니 이미 10여 cm는 쌓였더군요. 저 눈이 행복하게 느껴지는 분들이라면 정말 행복하신 순간을 살아가는 분입니다. 그러나 아이들 걱정, 난방비 걱정 등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이 내리면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지요. 저도 당연히 그런 자잘한 걱정을 하며 삽니다.
이미 사흘전이 되는군요. 눈은 사흘전 오후부터 내렸습니다. 한계령과 점봉산을 연결하는 백두대간의 마루금이 뿌옇게 흐려지기에 눈이 내리기 시작한다는 걸 알았지요. 이곳 영동권에는 이렇게 서쪽부터 시작되는 눈은 며칠을 두고 내려도 아주 많은 양이 내리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동해안에서 구름이 밀려들어와 눈이 시작되면 서너시간만 내려도 무릎이 빠질 정도로 퍼붓습니다. 그제는 비가 내리다 눈으로 바뀌어 나뭇가지엔 그야말로 눈꽃이 근사하게 피더군요. 래은이와 눈이 내리는 길을 걸어보았습니다. 재잘거리며 래은이는 얼음이 풀린 냇가를 가보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요. 눈은 내리지만 봄은 멀지 않았습니다.
글을 쓰다말고 카메라를 챙긴 뒤 창을 열었습니다. 창문앞 벚나무에 눈이 소담스럽게 쌓였습니다.
저 가지를 꺾으면 그 속에 벚꽃이 있을까요? ······ 때가 되어야 꽃은 핍니다. 가지에는 없던 꽃이 때가 되면 땅 속 깊은 곳으로부터 꽃의 에너지를 끌어올려 꽃을 피워냅니다. 태양의 따뜻함과 바람이 그런 힘을 나무가 스스로 내게 하는 것이지요. 요 며칠전 ‘마중물’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 있습니다.
이런 마중물의 역할에 대해 제 소견을 밝힌 뒤 몇 분 재형씨를 돕는 일에 동참하는 분들이 계셨습니다.
저는 그런데 정말 궁금합니다. 김정일이 어떻게 사는지가 우리의 시사엔 다른 문제보다 더 중요한가 말입니다.
사이판 총격사건은 우리 주변에 사는 이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입니다. 아니 우리가 언제 겪을 지 모르는 그런 심각한 일입니다. 그런데 관심이 거의 없습니다. 왜 그럴까요? 다음 뷰에서 별로 이슈화가 될 내용이 아니라서? 그럴겝니다. 당장 저는 50여 편을 뒤로 넘겨야 우측에 노출이 된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사이판 총격사건을 쓴 제 글들은 단 하나만 제외하고는 사이판 총격사건의 인기 이슈에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입니다. 30개도 훨씬 넘는 베스트 글에 단 세 개 들어가 있습니다. 같은 내용도 쓰는 사람에 따라 뽑히는 구조니 제가 여러분들에게 구걸을 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구차스럽습니다.
여행블로거라면 이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하겠지요. 그런데 그들은 모두 침묵합니다. 여행사에서 공짜로 얻을 수 있는 여행기회를 놓치지 않으려고 그러는가 싶습니다. 다음 뷰 편집팀은 광고를 주지 않겠다고 여행사들이 엄포를 놓아 그러나도 싶습니다.
이 글을 새벽 4시 30분부터 쓰기 시작한 거 같은데… 눈을 치우다보니 이제야 이쯤 쓰는군요.
쌓인 눈도 스스로 치워야 길이 트입니다. 사이판과 같은 사건을 누군가 또 겪게 된다면 저는 침묵할 것입니다. 누군가 총을 맞아 죽어도 저는 침묵 할 것입니다. 여행사가 하나투어와 같은 주장을 해도 저는 모른 척 할 겁니다. 정부가, 사건 발생국가가 어떻게 행동을 하든 그때는 저는 모른 척 외면 할 것입니다.
스스로 눈을 치우지 않고 누군가 대신 해 주기만 바라는 도시의 시민들을 보며 웃긴다고 밖엔 저는 할 말이 없습니다. 제 집 앞도 눈도 치우지 않으며 구청탓, 시청 탓을 합니다. 당장 몇 발자국만 불편을 견디면 세상은 환하게 열려있을 거란 착각을 하나봅니다. 그런데 어쩌지요? 모두가 같은 생각으로 아무도 눈을 치우지 않으니 말입니다.
그래요. 여러분은 지금 너무 게을러 살이 디룩디룩합니다. 양심의 지방도 좀 빼야합니다. 다이어트 열심히 하시길 바랍니다.
통일이 되려면 평양도 열심히 배워야겠지요. 그런데 재미로만 보지 마세요. 김정일의 여자, 평양의 여자들에나 관심을 두시진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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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도...다이어트라는 말씀이 이런 의미가 있었군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여행블로거가 뭐가 아쉬워 이런 일에 나서겠습니까.
구걸은 아닙니다만, 공짜로 다니며 먹는 음식과 구경인데, 그거 짤리면 한사샘이 팔도 구경 시켜 줄 겁니까.
정신이 무딘 사람은 자신이 당해도 모르는 게 세상일입니다.
눈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늘 관심가져주셔서 감사드리고..
늘 행복한 일만 생기시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