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사람

한사정덕수 2010. 12. 20. 23:33

아름답고 맑은 자연 그대로의 세상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다는 깨달음.

 
 

 

오색령!

누군가 물었습니다.

“오색에도 한계령 말고 또 다른 고개가 있어요?”

 

한계령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닌, 한계령의 본래 이름이 오색령이라는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의아하다는 표정이 됩니다. 저에게 있어 이 오색령(한계령)은 여행의 목적지나 여정의 행간 한 부분을 차지하는 길목에 그치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그런 대상 하나쯤 있지 않을까요?

바로 삶의 이유고 목적이며 가치인 ‘대상’ 말입니다.

저에겐 오색령이 살아온 세월의 증인이고 친구며 동반자였습니다.

恨(한)이고 행복이며 동시에 숙제기도 합니다.

 

떠나있어야 했던 시절에는 그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고 거기에 대해 불만을 가질 필요도 없었습니다. 떠나야 하는 동기를 부여했음에도 미움의 대상으로는 변하지 않았던 오색령입니다. 그렇기에 돌아와 다시 뿌리를 내리고 가족을 이루었으며, 제 자식들의 고향으로 만들어 준 것이 아니겠는지요.

내일 모래면 동지입니다. 세상이 어수선 할 수록 사람들은 마음 속에 그리운 대상을 하나씩 갖고자 합니다. 아니 그런 그리움의 대상 하나쯤은 남겨져 있기를 바랍니다.

 

 

동지가 멀지 않았는데

 

 

정덕수

 

물결 위

죽음의 그림자 드리울 때

바람은 숨 멈추고

천지는 더 이상의 변동이 없는가 싶은 맘에

길을 나섰을 때

초겨울 들녘에서

세상 인연 맺듯 스치듯 만난

화사한 쑥부쟁이 한포기

살아 행복한지

물어도 대답이야 있겠냐마는

모질어

기어코 묻고야 만 심사(心思)

 

침묵은 금() 이라고요?

 

그런 거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답니다.

 

동문서답이면 어때요

내일이 불안한 오늘인데.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며 지닐 수 있는 많은 것들 중 절대적 가치를 지닌 것은 무엇일까요?

 

자신의 삶에 대한 확신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

 

많은 이들이 내 목숨보다 더 소중한 것은 ‘자녀’라고 하겠지요.

‘사랑’이라는 이들도 있겠군요.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자녀나 사랑이 자신의 확고한 신념이 되기 위해서는 조건이 있습니다. 삶의 절대적 가치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 말이지요. 그건 ‘희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내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목숨까지도 내 놓아야하는 것도 희생이며, 내 사랑을 지키기 위해 바쳐야 하는 것 또한 희생입니다. 희생을 했을 때 비로서 세상이 그 어떤 사람에 대해 인정을 하고 기억하게 됩니다. 더러 명예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리는 이도 있습니다. 그것 또한 남겨진 이들에 대한 사랑이 크기에 가능한 일인데, 스스로의 명예를 위해 목숨을 버린다면 바보에 지나지 않습니다.

 

문제의 핵심을 잠시 비껴난 가장자리에서 바라볼 시간을 가져 봅니다. 그러면 내면적 확실성으로 자리했던 대상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가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스스로 해답이 찾아질 수 있는 상태가 만들어지는 것이지요. 다소간 복잡하게 얽혀있던 대상과 본질적인 문제들이 회의적일 수도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이고, 이처럼 깨달아진 눈을 통해 점차 명료하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명예로운 희생이 어떤 형태여야 할 것이냐고 판단되어지는 것입니다.

 

진실이란 이렇게 고유한 내면의 성찰을 통해서만 청빈한 사랑이 깨우쳐지는 것입니다.

한 해의 끝자락에 서니 분주하게 걸어 온 1년 이란 시간이 부질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반듯하게 서 있는 내 정신의 가지에 멀지않아 힘 찬 물오름이 있을 거란 확신이 들 수 있습니다. 새봄의 가지마다 환하게 피어날 꽃들의 함성에 귀가 멍멍해지도록 넘치는 희망을 만나는 마무리를 기원합니다.

 

 

이제 2010년도 10여 일 남았습니다. 곧 흥청거림도 끝자락입니다.

늘 그 끝자락에 서면 조급하지요.

 

얼마쯤 산길을 걸었는지 목이 말랐습니다.

얼음이 언 사이로 숨구멍이 보입니다. 고개를 숙여 뼛속까지 시린 계곡물을 마셨습니다. 제 소모된 기운들로 비워진 자리마다 꼭꼭 채워집니다. 이렇게 아름답고 맑은 자연 그대로의 세상을 살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다는 걸 새삼스럽게 깨닫고 잠시 차가운 바윗돌에 앉아 다리를 쉬었습니다.

내 분수를 알고 형편에 맞춰 살아갈 수 있는 마음이 자라게 한 이곳을 저는 늘 고마워합니다.

이 겨울 몇 번이고 더 설악의 작은 골짜기들을 저는 찾을 것입니다. 희망이 작아지는 날이나, 덜 향기로운 것들에 눈이 아픈 날이면 이 맑고 시린 산골짜기 맑은 물로 비워진 자리마다 채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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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네 감사합니다.
저는 이미 한숨 자고 일어났습니다.
이제 글을 쓸 시간이거든요.
오늘은 맛집을 다루는 블로거들이 지녀야 할 마음가짐과 글쓰기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저 물맛 마셔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겁니다~ 속까지 뻥 뚤리는 그 맛...
이곳에 와서 생수를 사는 이들도 모를 맛이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