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사람

한사정덕수 2012. 9. 29. 10:37

임동창 선생이 피앗고로 강남스타일을 연주하고 싸이가 노래하며 말춤을…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빌보드 차트에 2위에 올랐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몰라도 세계인들이 이제 싸이를 알게 되었단 이야기지요.

국격을 말하고 세계화를 외치던 이명박 대통령은 할 수 없는 일을 해낸 싸이가 이제는 세계적인 톱스타가 되었습니다. 한식의 세계화와 한류를 외치던 이명박 정부가 머쓱해질 노릇인데 이번에도 “내가 해 봐서 아는데…”란 화법으로 말을 시작하지는 않을지 궁금해집니다. 어떤 상황에도 “내가 해 봐서 아는데…”를 사용하는 이명박 대통령이니 말이죠.

 

 

▲ 빌보드차트 화면

 

저는 싸이의 노래를 크게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대단한 일을 해낸걸 두고 비아냥거릴 못난이는 아닙니다. 하기야 어떤 모습으로 그가 이 사회에 서 있어도 단 한 번도 그걸 끄집어 마음 고생시키는 졸렬한 행동을 한 적도 없습니다.

한식의 세계화를 외치던 이명박 정부에서 늘 나오던 말이 “세계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개발해야”란 말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음식이라야 한식인데도 세계인들의 입맛에 맞춰 디자인적인 면이나 조리법까지 변형을 시키려 했습니다.

심지어 전주비빔밥까지 모양을 바꾸게 만든 일이 이명박 정부, 영부인 예산으로 벌여 온 일들입니다.

그런데 싸이는 이런 방식에서 완전히 탈피한 싸이만의 방식으로 세계인들을 움직이게 만들었으니…

 

여기 또 한 사람이 있습니다.

‘피아노를 치는 국악인 임동창’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는 음악가가 있습니다.

음악인이라 말하면 서양음악을 하는 연주자를 이르는 말입니다. 국악인이라 하면 우리의 소리를 하는 명창이나, 거문고나 아쟁, 가야금과 같은 국악기를 연주하는 이들을 이르는 말입니다.

그 누구도 당당하게 피아노를 치며 국악인 소리를 듣지 못했으나 임동창은 다릅니다.

 

 

▲ ⓒ 문덕관 작가 / ‘풍류문화컨텐츠기업 t,a’의 송도영씨가 보내 준 사진 중에서…

 

다음과 같은 소개를 하는 메일을 하나 받았습니다.

가끔 ‘(사)싱어송라이터협회’와 같은 곳에서 행사를 알리는 메일을 받는데, ‘풍류문화컨텐츠기업 t,a의 송도영입니다’란 제목으로 온 메일입니다. 내용은 공개를 해도 무방하겠단 판단으로 소개합니다.

 

국악인들이 꼽는 국악 명인 임동창.

 

젊은 시절 ‘서양클래식을 현대음악까지 완전 섭렵한 작곡과 출신인데 처음 본 악보도 척척, 귀신같이 피아노를 잘 치더라…’는 소문의 주인공으로 마치 강호의 숨은 고수처럼 여겨지던 그였다. 그러나 운명처럼 찌리릿 전기가 통한 국악과의 만남은 끊임없는 학습과 협업으로 그를 이끌었다. 백인영, 김덕수, 이생강 외 숱한 우리음악의 명인들과의 연주, 2000년도 EBS 기획시리즈 [임동창이 말하는 우리음악] 등의 성공은 대중들로 하여금 그를 ‘피아노 치는 국악인’으로 알아보게 했다. 소위 잘나갈 때 들어앉아 10년을 골몰한 끝에 음악가 필생의 화두인 ’나만의 오롯한 음악’까지 찾아낸 얄미운 그이지만, 그에게는 오랜 고민이 있었다. 그와 생사고락을 함께해 온 이 피아노라는 녀석은 사실 그의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결국 피아노를 제작하는 친구, 서상종과 함께 연구의 연구를 거듭하여 ‘피앗고’(피아노와 가얏고의 합성어) 두 대를 만들었다.

 

피아노가 뭐가 그렇게 못마땅하길래 피앗고라는 새 악기를 굳이 만들었을까?

“첫째, 피아노가 가진 소리의 한계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얼굴이 다르듯 목소리가 달라요. 그런데 비엔나 합창단의 소리를 들어보면 그 많은 사람들의 음색을 하나로 통일시켜놓았잖아요. 서양사람들은 좋아하겠지만 전 그게 싫어요. 우리 악기들은 소리가 매우 입체적이라 생동감이 있어요. 잘 들어보면 여러 가지 소리가 나요. 하지만 피아노 같은 서양악기들은 평면적이에요. 매끈한 하나의 톤을 내도록 만들고 그래서 감성적이고 분위기 위주의 음악에 적합하죠. 둘째, 우리음악을 연주하기에 적합한 피아노의 음색을 찾고 싶었어요. 더 건강하고 더 섹시한. 피아노의 줄은 쇠줄인데 쇳소리를 안내고 양털 해머로 부드럽게 내잖아요. 응큼하고 인위적이에요. 피앗고는 양금처럼 여러 가지 쇳소리가 함께 들려요. 살아 꿈틀대는 소리죠. 그래서 우리음악의 생동감을 표현하기 적합한 겁니다.”

임동창은 정악에 어울리는 ‘피앗고Ⅰ’으로 7월 21일 가나아트센터에서 ‘중광지곡’을 연주하여 우리음악에 맞는 새로운 사운드의 지평을 열었다는 큰 호평을 얻었다. 음악평론가 탁계석은 “국악관현악단의 소리가 함께 들린다”라 평했으며 일반 관객들도 “이제 피아노 소리는 싱겁게 들려요”라며 피앗고의 음색이 우리음악의 깊은 맛을 훨씬 잘 표현한다고 놀라워했다.

 

어떤가요?

충분히 알려도 좋을 내용이지요.

일반적인 악기와는 달리 현악기인 피아노는 현악기 중에서도 가장 많은 음계를 소화하는 대표적인 악기입니다. 국악에서 연주자의 실력에 따라 몇 가닥의 줄(현)만으로 음악을 만들어내는데 피아노란 악기는 부러울 만하죠.

저는 임동창이란 음악인을 천재라 생각합니다. 연주자로서만이 아니라 그의 기질 자체를 천재라 생각하는 것이죠. 그런 임동창이 피아노의 모습이면서 가야금의 음색을 내는 악기 두 대를 친구와 의기투합하여 만들어 낸 것입니다. ‘피앗고Ⅰ’과 ‘피앗고Ⅱ’란 이름이 붙여진 악기를 말이죠. 가야금의 다른 말이 가얏고인데, 가야의 가실왕이 만든 악기라 가야금 또는 가얏고라 한답니다.

솔직히 밝히면 저는 오래전 임동창이란 음악인을 보고 스님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피아니스트며 국악인이라고 하는 겁니다. 장르를 구분하지 않는 음악인이 드문 시대였는데, 그는 거리낌없이 천진난만하게 장르를 넘나들고 있었습니다. ‘풍류문화컨텐츠기업 t,a의 송도영’씨한테 전화를 걸어 임동창 선생의 사진이나 연주회 포스터 같은 걸 구 할 수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받은 몇 장의 사진이 있는데 마침 10월 5일 남산골 한옥마을에 있는 남산국악당에서 임동창 선생이 채보를 한 ‘최옥삼류 가야금 산조’를 피앗고Ⅱ로 연주를 한다는 내용입니다.

아마도 두 대의 피앗고가 각기 다른 음색을 지니도록 애초 기획을 해 제작한 모양입니다. 수제천과 같은 정악에 어울리는 피앗고와, 보다 대중적이고 토속신앙적인 민속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피앗고로 말입니다.

 

 

요즘 유튜브를 보면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야단법석입니다.

야단법석(野壇法席)이란 말이 불교에서 나온 말이란 걸 아는 분들이라면 절집을 자주 찾는 인연을 지닌 분들이라 생각됩니다. 한문으로 알 수 있는데 야단(野壇)은 말 그대로 들과 같은 외부에 쌓은 단을 이릅니다. 법석(法席)은 말 그대로 ‘불법을 펴는 자리’고요. 많은 대중들이 불법을 듣기를 청해 건물 내부에서는 도저히 할 수 없어 스스로 넓은 야외에서 단을 세우고 불법을 펴는 모양이 야단법석입니다. 나눔의 덕이 세상을 밝히는 모양이지요.

한때 성악이나 클래식을 연주하는 이들이 대중음악은 천박스럽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박인수 교수가 ‘향수’를 이동원과 함께 불렀다고 야단이 났던 일도 있었고요.

대중을 무시하고 자신들만이 대단한 사람으로 착각한 그들은 세종문화회관도 자신들만 설 수 있다고 했었습니다. 그런 음악이 과연 세계적인 넓은 마당에 나갈 수 있을까요? 좀 더 세밀하게 말하면 제대로 된 평가를 세계인들에게 받겠느냐는 말이지요. 자기 것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며 외국의 음악을 한다고 하는 자체로 이미 세계화와는 거리가 벌어진 길을 가는 건 아닐까 싶습니다.

 

 

싸이가 영어나 불어로 ‘강남스타일’을 부르던가요.

분명 우리말 그대로 강남스타일을 부르고 세계인들은 ‘Gangnam Style’라 쓰고 노래를 부릅니다. 임동창의 피앗고나 싸이의 강남스타일 모두 우리의 음색과 우리의 스타일을 그대로 살려 박수를 받고 인정을 받는 것이죠.

미국의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이 강남스타일을 따라 춤추고, 각자 그 춤동작을 배워 노래를 부를 줄 모르면 싸이의 음악을 틀어놓고 거기에 맞춰 춤을 춥니다. 뭐 강남스타일이 아니라 LA Style, London Style로 부른다고 강남스타일이 바뀌는 것도 아닌 것이죠. 대구스타일, 전주스타일로 불려지고, 아줌마스타일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의 모습이 유튜브에 오르는 것이 이상할 거 하나 없듯 말입니다. 심지어 결혼식장에서 축가로 ‘나는 오빠스타일’로 노래를 부르며 신랑과 신부까지 춤을 추는 모습이 미소를 짓게 할 정도로 싸이의 노래와 말춤은 제대로 떴습니다.

클래식연주자가 대중음악을 연주하는 게 이상 할 게 없으나 그렇게 하면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하니 못하는 겁니다. 오히려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내한공연을 가지면서, 그들의 손으로 제대로 연주도 되지 않는 우리의 대중음악을 연주하고 노래를 불러 박수를 받는데 말입니다. 가고파, 선구자가 우리 음악이라고 하는 이들도 있는데 그걸 우리 음악이라 하면 바보입니다. 노랫말만 우리의 것이고 음악은 서양의 것이니 말이죠.

 

임동창의 피앗고를 우리의 악기로 제가 인정하는 이유는, 외형적인 모양은 서양의 피아노지만 지니고 있는 음색 자체가 우리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가야금이나 거문고, 아쟁, 해금과 같은 우리의 현악기가 있어도 부드럽게 음을 연주하는 선율악기인 반면, 피아노는 화음과 반주를 동시에 가능하게 하는 악기입니다.

다양한 악기들이 모여야 가능한 연주를 피아노는 단 하나의 악기로 화음과 반주가 동시에 가능한 것이죠.

피앗고의 탄생은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임동창이란 음악가가 심혈을 기울여 피아노의 형태를 빌려 우리의 음색이 연주 가능하도록 한 악기인 것이죠. 국악연주에서 화음과 반주가 가능하도록 말입니다.

 

더 이상의 부연설명은 이들의 위대한 활동에 박수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스스로 느끼고, 나름의 방식으로 즐기면 되는 것이죠. “내가 해 봐서 아는데…”란 말은 이들에겐 어울리지 않으며, 아무도 해내지 못한 일들을 하는 이들에게 조용히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임동창이 피앗고로 강남스타일을 연주하고 싸이가 노래를 부르며 말춤을 신명나게 출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분 좋은 그림을 그려보며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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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싸이로 인해 즐겁습니다.
행복한 한가위보내세요.
자주 놀러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