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한사정덕수 2012. 11. 24. 11:34

안철수의 진심이 더욱 빛을 발하게 만드는 일이 지금 우리가 함께 할 일

 

  

나는 문재인을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민주통합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아니다.

물론 안철수를 광적으로 지지하지도 않았다.

다만 누구라도 상관없이 새누리당이 정권을 다시 잡는 일만은 막고 싶었던 나 같은 사람의 마음에도 이번 안철수의 돌발적인 사퇴표명엔 적지 않은 충격이었고 심중엔 제법 커다란 폭풍이 인다.

난 애초부터 안철수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와 정당하게 국민참여경선을 하기를 원했다. 그러나 끝까지 안철수는 여론조사를 고집했고 좋은 시기를 모두 놓친 상태에서 23일 사퇴를 발표하며 단일 후보로 문재인을 천명했다.

 

 

당장 여론은 안철수의 사퇴를 민주당의 부도덕으로 몰기 시작했다. 급기야 민주당으로 정권교체를 하느니 박근혜를 지지하겠다는 어깃장까지 놓는 이들이 속출한다. 안철수를 지지했던 모든 이들이 이렇게 행동한다고는 보질 않는다. 지금 그런 말을 하는 무리 속엔 박근혜에게 더 없이 좋은 기회라 여기고 분열을 조장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그들은 애초 안철수를 지지하는 척 하며 안철수 후보가 끝까지 야권의 표를 나눠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기를 원했다.

솔직히 터놓고 얘기하자.

중립적인 입장에서 문재인 캠프나 안철수 캠프의 잘못된 일은 잘못이라고 지적하던 나도 지금 마음이 심란하다. 문재인 지지자들도 당황스럽긴 마찬가지라 한다. 그러니 안철수가 단일후보로 박근혜를 이겨주기를 원했던 이들 마음이야 오죽하겠나. 그렇지만 최소한 그들도 의식이 있는 사람이기에 이번 선거를 포기한다는 말은 하지 않으리라 믿는다.

안철수를 불러낸 목소리가 컸다하지만 과연 그 목소리만으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질 거란 망상은 애초 버려야 했다. 친노와 문재인 지지자, 민주통합당이란 정당이 전폭적으로 힘을 합치지 않고는 안철수 지지자들만으로는 정권교체는 언감생심이다. 그들은 지금 감성적으로 현실을 대할 게 아니라 이성적인 정신으로 현실에 대해 살필 필요가 있다.

최소한 난 안철수가 말했던 “소외된 사회적 약자들이 세상의 주인이 되는 세상”은 당장 이루어지지 않은 듯 보이지만, 적어도 그가 열망하는 정치의 변화와 사회구조적 모순을 바꿔볼 토대는 마련되었다고 본다.

또한 방법은 내 기대와는 달랐지만 ‘정치인으로서의 약속’을 지킬 줄 아는 참다운 정치인 안철수로 인정은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치 체질을 바꾸기엔 5년은 짧았다”고 술회했다. 안철수가 이번에 대통령이 되었다 해도 마찬가지다. 어쩌면 지금은 더 힘겨운 시대를 해쳐나가야 하기 때문에 정작 그가 지향하는 새로운 정치는 고난의 길이 될지도 모른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김대중 정부로부터 정권을 이어받았다.

이번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이명박 정부에서 그르친 일들을 수습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었어도 마찬가지 조건이다. 더구나 새누리당이 문재인에게 비호의적인데 안철수에겐 호의적일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박근혜는 또 다시 새로운 정치시도 자체를 망치게 할 것이다.

 

안철수 후보의 캠프에 올려진 글들을 몇 번이고 읽어 보았다.

또 하나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글이 있다.

단일화를 고대하며 아까운 생을 바치신 분의 유서다.

 

두 후보님께 드립니다.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훌륭한 분들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단일화를 속히 이루어 주셔서 국민의 염원을 이루어 주십시오.

국민이 분노할까 두렵습니다.

기득권 세력에 말씀하시듯 두 분도 야망 내려놓으시고 뜻을 모아 주십시오.

그리하여 한 분은 국민의 수레를 끌어주시고, 또 한 분은 밀어주시어 새 정치에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어 주십시오.

또한 땀을 흘려 일하고도 힘들게 살아가는 농민을 보살펴주십시오.

저의 진실한 마음을 부탁드립니다.

두 분께 분노하지 마시고 힘을 모아 주세요.

 

-단일화를 바라며 문재인ㆍ안철수 후보에게 쓴 유서 전문

 

안철수를 불러낸 이유가 구태를 청산하고 새로운 정치를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었다면, 그 여망은 여전히 유효하다. 그러나 정권교체라는 당면과제였다면 이제 시작일 뿐이다.

어떤 방식으로든 문재인과 안철수는 단일화를 이뤄냈어야 한다.

어느 한쪽은 단일후보로 박근혜와 승부를 내야하고, 한 후보는 적극적으로 단일후보가 된 이를 도와야 하는 조건이었다. 거기에서 안철수 후보가 사퇴라는 방식으로 문재인 후보에게 단일후보 자리를 내주었을 뿐, 결코 진 것은 아니다.

 

 

지금 이 시간 안철수의 바람이 무엇이겠는가?

차기 정부는 반드시 문재인으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걸 원하지 않았다면 안철수는 18대 대선 후보등록을 했을 것이고, 끝까지 3파전으로 선거를 치렀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에서 안철수는 다양한 방법으로 새로운 판을 짤 수 있다.

 

새누리당이 한나라당이던 시절 그들이 ‘잃어버린 10년’이라 했다.

과연 지금에 그들이 지난 5년을 뭐라 평가할 수 있을까?

잃어버린 게 아니라 망쳐버린 5년이다.

바로 이명박을 대통령 만들기에 혈안이 되었던 그들 새누리당이 망쳤고, 이명박이 이 지경을 만들었다.

그들에게 다시 권력을 쥐어주겠다면 어쩔 도리가 없다.

우리는 영원히 구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미개한 정치를 봐야 할 것이고, 독재자의 딸이 휘두르는 참담한 권력의 횡포에 맨몸으로 시달리는 수밖엔 도리가 없지 않은가.

그 시기, 저들은 더욱 공고히 세력을 다지고 영원한 제국을 꿈꾸며 진보를 빨갱이로 몰아붙일 것이다.

 

안철수의 진심이 더욱 빛을 발하게 만드는 일이 지금 우리가 함께 할 일이다.

여기에서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캠프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지금 구성된 대거대책본부를 전면 재구성 하라는 것이다. 안철수 캠프에서 활동하던 이들까지 아우르는 진정한 단일화된 선거대책본부를 만들어 반드시 이번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를 주문한다.

 

이 글 하나를 쓰기 시작하고 14시간이 걸려서야 이제 내 놓는다.

마음이 여전히 무겁다.

승자와 패자가 없는 단일화를 바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정은 반드시 필요했고, 문재인이 단일 후보가 되어 박근혜와 결전을 앞두고 있다.

각 진영의 누가 잘했고 못했다는 평가를 하는 건 불필요한 잡음만 만들어 낼 뿐이다. 여론을 어떻게든 박근혜로 유리하게 만들려는 쪽에서는 기승을 부릴테지만, 나는 그런 평가를 하지 않겠다.

이제부터 진정으로 정권교체를 원하는 방향에 힘을 쏟겠다.

안철수의 약속이고 진심이 그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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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아름답지 못했던 단일화에 대해 왈가왈부할 시간은 없습니다. 안철수의 정치개혁도 정권교체가 아니고는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게다가 지난 5년의 실정은 제대로 이슈화되지도 못하고 정권연장이 혹시라도 현실화된다면 또 다시 역사 후퇴는 불보듯, 아니 상상 이상의 가치관 혼란 상황이 벌어질 게 뻔합니다. 지금 안철수 지지자들과 문재인 지지자들이 할 일은 왜곡된 현실에 대한 절박한 심정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어쨌든 안철수의 사퇴가 한국정치의 혁신은 물론 서민들의 작은 꿈들이 영그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램뿐입니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박근혜와 문재인 양자간의 경쟁이 시작되니 시간이 별로 없습니다.
맞는 말씀입니다.
안철수의 개혁도 정권부터 교체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입니다.
지금 시급한 것은 이전에 보여주었던 민주당의 작태가 또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막는 길입니다.
자신들을 부르지 않으니 새누리당으로 달려가 아부를 떠는 꼴을 보니 한심하더군요.
안철수씨 옆에 있는 분들이 좀 문제가 있어요....꼭 권력을 얻으려 하는거 같아 씁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