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포커스

한사정덕수 2012. 12. 13. 15:09

산촌 초등학교에 들어와 잡힌 멧돼지도 풀어주어야 하는 모습을 보며

 

 

오색초등학교에 두 아이가 다닌다.

우리 나이로 10살과 9살인 아이들은 4학년과 3학년인데 작은 녀석은 생일이 이달 28일이라 아직 8살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작은 녀석이 조금 전 뛰어 들어와 “아빠 전화기 좀!”이라며 전화기를 달라고 했다.

난 농담으로 “래원이 너 말 잘라서 먹었다”며 “전화기는 뭐 하려고?”라 했다.

“멧돼지가 학교에서 잡혔어. 그거 사진 찍을라고…”라 한다.

직감적으로 지난 밤 집에서 키우는 ‘마음이(진돗개 수컷)’가 밤새도록 짖던 게 떠올랐다. 분명 그 깊은 밤에 무언가 나타나서 그렇게 짖었을 일이지만 잊고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결국 멧돼지가 학교 옆 밭으로 멧돼지가 자주 들어오자 주민이 올가미를 놓았는데 거기에 걸린 모양이다. 그것도 낮에.

“위험하지는 않아?”

“국립공원 아저씨들이 왔어. 괜찮아.”

 

 

전화기를 준 뒤 30분가량 하던 일을 마저 하고 카메라를 챙겨 나갔다.

멧돼지는 올가미에 걸리자 곧장 학교에서 국립공원에 전화로 신고를 한 모양이다. 마취총을 세 방이나 맞은 것 같은데 내가 나갔을 때까지 미약하지만 움직이고 있었다. 래원이 손에 들린 전화기를 받아 확인하니 그곳엔 멧돼지가 비스듬히 담장에 기댄 모양으로 국립공원 직원이 고추를 묶는 막대로 찔러보고 있다.

 

 

멧돼지가 잡혔다니 전교생과 선생님, 그리고 마을 주민 몇 분과 국립공원에서도 10여 명의 직원이 나왔다.

하기야 국립공원에서는 마취총을 쏠 줄 아는 직원과 야생조수를 다룰 줄 아는 직원을 비롯해 기록을 맡을 담당, 운반을 할 인원까지 모두 함께 움직인다.

 

 

60kg이 훌쩍 넘을 수컷 멧돼지가 완전히 마취가 되고야 바닥에 내려지고 국립공원직원들은 어떻게 작업을 할 것인가 의논을 했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을 꿈꾼다.

그런데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산짐승이 침범하니 문제다.

사냥금지가 전국에 고라니와 멧돼지만 잔뜩 늘려놓은 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고, 이들은 곧장 농업에 막심한 피해를 끼친다. 자연히 국립공원에 속한 이곳엔 상상 이상으로 많은 멧돼지와 고라니가 서식하고 있다.

그들로부터 농작물을 지키려는 농민들은 태양전지를 이용한 경계선을 쳤어도 그 정도쯤은 멧돼지에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현실이다. 그물과 철조망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막아보지만 그것도 임시방책을 뿐이다.

결국 총포를 사용할 수 없는 농님들은 올가미를 선택한다.

 

 

국립공원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한쪽에서는 멧돼지를 옮길 들것을 준비하고, 몇 명은 멧돼지 발목에 걸린 올가미를 잘랐다. 또 사진을 촬영하고, 수술도구로 올가미에 걸려 찢긴 다리를 봉합하는 간단한 수술도 시작했다.

한 직원이 멧돼지 머리 부분에 뭔가를 하기에 보니 만약 깨나더라도 사람을 향해 공격을 하지 못하게 주둥이를 메가폰 모양으로 생긴 도구를 기우고 있었다.

 

 

주민들은 애써 잡은 멧돼지를 국립공원에서 다시 방사를 한다니 화가 났다.

나라도 분명 마음이 상했겠다. 그동안 당한 피해가 얼마인데 애써 고생을 해 멧돼지를 잡아 놓으니 국립공원에서 달려와 풀어주느냐는 것이다. 더구나 국립공원 경계 밖에서 잡은 멧돼지인데…

“여긴 국립공원 구역 안이 아닌데 그걸 왜 우리 맘데로 못한다는 말입니까?”

선배 한 분이 결국 이렇게 분통을 터뜨렸다.

식당을 하시는 선배는 간장항아리도 멧돼지 때문에 깨졌다.

 

 

국립공원 직원들의 입장은 이해한다.

그런데 한 직원의 말은 정말 속상한 이들에게 위로가 되지 못했다.

“여기서 잡혔어도 산에서 내려왔잖아요.”

그의 말인 즉 국립공원 경계 밖에서 잡혔지만 이 멧돼지는 국립공원에 속한 구역에서 내려왔다는 주장이다.

이 말을 들으며 생각 하나가 떠 올랐다. 구제역이 전국을 휩쓸 때 마을 개들이 소란스럽게 짓어 가보니 멧돼지가 개울가 절벽에서 떨어진 걸 개들이 물어뜯고 잇었다. 며칠간 개들은 멧돼지로 포식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사람이 참으로 개보다 못한 대우를 받는 건 아닌가 싶었다.

 

그때 다른 목소리가 또 들렸다.

“어디다 풀지?”

“금방 깨니 빨리해. 깨나면 큰일 나. 여기 산에다 풀어야지.”

멧돼지의 마취가 마취총 세 개 정도는 금방 깬다는 말인 것 같다.

그런데 여기에서 늘 온 산을 파헤치며 장독을 넘보던 놈을 다시 근처에 풀어놓겠다는 말이 아닌가.

“주민들이 그렇지 않아도 속상한데…” 순간 말문이 막혔다. 다시 하던 말을 이었다.

“그래 여기다 다시 풀어 놓으면 그 멧돼지가 다시는 이곳에 피해를 안 준답니까?”

결국 나도 한 소리 하고 말았다.

 

 

아이들은 신기한 구경이 난 것처럼 웅성거리며 저희들끼리 재잘거린다.

어른들의 불편한 마음을 아이들이 알 턱이 없다.

도로에 뛰어든 멧돼지 때문에 차가 망가져도 수리비는 고스란히 차주가 물어야 한다. 그러나 멧돼지를 잡으면 벌금을 물어야 하니 잡지도 못한다. 담장을 넘어 장독을 깨니 화가 나 올가미를 놓았으나 오히려 올가미를 왜 놓았냐고 잔소리를 들어야 하니, 피해를 본 주민들은 가슴만 답답하다.

그런데 어디 세상이 당장 피해를 보았다고 그게 모두 해결되던가. 

목숨에 위협을 느껴 신고를 해도 “피해를 아직 본 건 아니죠?”란 말을 들어야 하는 세상이다. 죽이겠다고 달려드는 사람을 신고했다고 경찰이 당장 그 사람을 잡아가던가. 사고가 난 뒤에야 경찰도 움직이는 게 법이다. 마찬가지로 주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국립공원에서 조치를 취해야 하지만 그것도 예산 때문에 어렵다.

 

찢어진 다리를 봉합하는 수술이 끝난 멧돼지는 다시 산으로 돌려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의 손에 들려 국립공원 차량에 실려졌다. 한 마리 멧돼지를 살리겠다는 노력을 보며 난 왜 이기적이 되는가.

산짐승은 산짐승의 자리에 있다면 굳이 주민이 올가미를 놓지도 않았다.

자연과 사람이 더불어 살아가는 일은 참으로 풀기 어려운 숙제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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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바비큐를 해야되지요...마을 잔치하고요..제 어릴적 산골에서 그런적 있습니다.
마을에 해를 입혔다면 유해 조수반에 신고하면 엽총으로 사살하여 해결 합니다.....앞으로 유해조수반에 신고하세요..
참 어렵네요
멧돼지도 살아야 하고 사람도 살아야 하니...
자연보호도 좋고 다 좋은데 그건 산 안에서만
보호하고 사람 사는 동네선 사람이 우선 순위가 되어야 하는게 아닌지 ......

멧돼지 피해를 해마다 격는 저로서는 이해 불가
멧돼지 다 죽이고 싶다.
천적이 없는 멧돼지.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