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갯속 영감 교유기(交遊記)

오솔 2010. 8. 4. 14:26

 

 

"육 이장댁 어른이 가셔서... 어쩌지요?"

 

아침 산보길에서  이영복 영감님을 만났다.  내가 물었다.

버스종점을 지나 도내나루로 돌아서 내려가는 곳이 영감님 집이라

오다가다 자주 만난다. 

꼭두새벽부터 자질구레한 집안 일 거드느라 늘 부지런하시다.

 

 

 

 

"그려, 용기 그 친구,  평생 친군디 훌쩍 가버렸네. 깔끔허구 건강했는디..."

 

영감님은 씁쓰레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60년 단짝이었던 여든 일곱살

동갑나기  친구가 며칠 전 세상을 떠났다. 도내에서 연장자인 두 분이었다.

 

                                    지난 3월 마을 척사대회때 동갑 두 분(가운데)

 

                                            가운데 젓가락 든 영감님이 먼저 간 친구 

  

"허허, 이틀에 한번은 같이 태안 나갔는디... 점심, 한번은 내가 사고,

다음은 그이가 사고...  이젠 읍내 나갈 일이 없어졌슈."

 

"돈이 안들긴 헌디....  이젠 맨날 집에서 뱅뱅 돌기만 허니 거 참, 심심

허네그려."

 

"친구, 뭐혀, 목욕 가세 하더구마.  그 소리에 화들짝 깨어 보니 꿈이여."

 

친구를 보내고 혼자 남은 허전함이 말끝마다 묻어난다.

 

 

 

 

 

 

 

 

 

잔잔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