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갯속 영감 교유기(交遊記)

오솔 2015. 9. 6. 05:28

 

 

 

 

 

 

 

 

도내리 오솔길을 걷다보면 바닷가  

도내나루가 나온다.

 

항구도 포구도 아닌 나루라는 어감이

나는 좋다.

 

요즘 같아선

안개 낀 도내나루가 참 푸근하다.

 

바닷물이 들어와 만조를 이룬,

새벽안개 내린 포구는

삭막한 개펄과 또 다르다.

 

여기에 밭이 있다.

 

 

 

 

 

 

 

 

 

 

'버갯속영감님'이 생존하실 때

'좀 심어 먹어' 하시며 일구어 놓은 밭 몇 이랑을 내게 내주시곤 했는데

돌아가시고 나서도 영감님 아드님은 그 말을 받들어

김장배추 농사철이면 해마다 으레 서너 이랑을 내 몫으로 내준다.

 

올해는

쪽파와 무를 심었다.

 

쪽파 두 이랑.

무 두 이랑.

 

 

 

 

 

 

 

 

 

 

 

"좀 심어 먹어"
눈물나게 정감있는 말씀입니다.
또 그걸 맛나게 심어 드시는 오솔님이셔서 내어주신 밭고랑이 얼마나 뿌듯하셨을까~!
영감님 아드님도 아버님 말씀을 잘 받드는 이유겠지요.^^
우리 이웃 촌로들은 흔히들 그렇게 말씀을 하셨습니다.
정감나고 여유롭지요.
눈물나게 정겹다니 소율님도 촌사람은 촌사람인듯.
9월의 안개 낀 도내나루...
어떻다는 겁니까.
말문이 막힌다는 겁니까.
어찌 그리 잘 아시는지...
버갯속영감님과의 인연이 후대에도 이어져
귀한 땅까지 서스름 없이 내어주는 참 부러운 이웃사촌의 모습입니다.
언젠가 도내리 방문 때 잠깐 뵈었던 그 청년회장님의 모습은
순박하고 인심 좋은 시골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었던 걸로 기억됩니다.
넉넉한 소출 만드시기 바랍니다.
그래맞아요.우리집에도 수시로 옵니다. 그 때 그 청년.

그 청년 회장님,아니 어촌계장님이 올해 환갑을 지났습니다.
요즘 시골 60이면 아직 팔팔한 청년.
먹어~~~ 라는 말은 사랑이겠지요..
아침안개는 아련한 그리움 같구요.
우리 시골의 서정은 예나 지금이나
그림 하나, 말 한마디에서도 넘쳐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