歸村漫筆

오솔 2020. 5. 15. 06:23






우리집에 새우젓갈 독이 넷 있다. 둘은 내가 옹기 고물상에서 구입한 것이고 나머지 둘 중에 하나는 홍성에 고향을 둔 분이 가져다 주셨고, 또 하나는 전주에 사시던 분이 갖다주셨다. 두 개 모두 서울의 아파트를 거져왔기에 모르긴 몰라도 한동안 실내 장식용으로 쓰이던 것이었다. 홍성이나 전주는 인근에 광천과 강경이 자리하고 있다. 모두 새우 젓갈로 유명한 곳이렸다.


흙을 구워만든 토기 새우젓독. 이 무거운 새우젓통에 새우젓을 가득 담아 바지게에 지고서 산너머 물 건너 마을을 찾아 동네방네 다니며 방문 판매했던... 머리에 수건을 질끈 동여맨 새우젓 장수의 꼬질꼬질하고 꾀죄죄했던 형색이... 그러나 표정만은 넉넉해보였던... 지금도 어릴적 기억이 또렷하다.

  






귀촌 초기에 우산꽂이용으로 사서 현관 양쪽에 두었으나 쓸모가 없었다. 마침 처마 밑이라 비가 오면 낙숫물이 떨어져 물받이 통으로 안성맞춤이었고 마당에 있는 구아바 화분에 때맞춰 물을 주기에 편리했다. 며칠 출타했다가 돌아오면 측우기가 되고 빗방울 떨어지면서 퍼지는 가락지 물결 파장을 실내에서 내다보고서 비가 어느 정도 내리는지 가늠할 수가 있다. 광천,강경 젓갈 시장에 있어야 할 새우젓 장수의 새우젓갈 용기가 세월이 흘러흘러 농촌 어느 골짜기 태안에서 물통이 되었다.









허 기사의 생각:
"새우젓독의 변신은 무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