歸村漫筆

오솔 2021. 6. 15. 05:14

 

 

 

 

 

 

한 달 전에 6만 원을 들여 수리를 했는데 가스 예초기가 끝내 수명을 다했다. 10년 가까이 사용했으니 그만하면 오래 쓴 편이라며 위안했으나 손에 익은 거라 어딘지 허전했다. 같은 기종으로 오래 전에 미리 준비해둔 게 하나 있어 호기롭게 꺼내 새 예초기를 조립하기 시작했다.

 

첫 단계는 작업봉 앞봉 끝에 칼날을 끼우는 작업이었다. 기어 케이스 어딘가 구멍에다 'L렌치'를 꽂아 고정시키고 박스 스패너를 돌려야 하는데 도무지 구멍은 보이지않고 박스 스패너만 헛돌아 칼날을 끼울 수가 없었다.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된 조립 설명서를 눈알에 힘주어 뜯어보아도 구멍은 보이지 않았다. 쉬었다가 작업봉을 다시 만져보았으나 스트레스만 쌓일 뿐 내내 애를 먹였다.

 

 

 

 

 

 

마침 동갑내기 박 회장이 대문간 건너에서 메주콩 심을 채비로 트랙터 작업하고 있기에 전후 사정을 얘길 했더니... 당장 도와주겠단다.

예초기를 앞에 놓고 둘이 마주서서 궁리에 들어갔다. 잠시 들여다보더니 "그럼 그렇지! 여기 구멍이 있네!" 하며 그 구멍에다 L렌치를 걸고 박스 스패너를 돌렸다. 금방 조립이 끝났다.

 

 

"역시 친구가 좋긴 좋구마!" 하며 마주 보며 웃었으나 나는 허탈했다... ... 귀신이 곡할 노릇... 내 눈에는 왜 그 구멍이 보이지 않았을까?!

 

 

 

 

그러니까 전문가는 다르지요. ㅋㅋ
아마도 그 전문가님은
똑같은 꽃을 보아도
글이 하나도 안 떠오르실겁니다.^^
보이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그런게 있는 모양입니다. 쓴웃음, 웃고 말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