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무 아리랑

오솔 2021. 8. 5.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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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종 CU장의 심기가 불편했다. 오늘따라 두툼한 노란 봉투를 던지듯 건네주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 가져가서 한번 읽어봐! ”

 

평소 같으면 자료를 손수 꺼내 주요부분을 짚어가면서 욧점을 환기시켰다. 나는 짐작이 갔다. 오전에 그룹 사장단 회의가 있었음을 상기하고 CU장이 불편한 심기의 진원지를 알아차렸다. 

 

그룹의 <V-추진본부>가 오늘 오전 회장이 주재하는 사장단 회의에 보고한 3십 쪽 분량의 <94년도 그룹 경영혁신활동 계획안>이었다.

 

지난해 <93년도 비전활동 평가결과 보고>와 <'94년도 스킬 올림픽 추진안>, <경영이념 선포 4주년 기념행사 계획안> 등 94년도 그룹 차원에서 추진할 주요행사 계획이 들어있었다.

 

 

 

 

슬쩍슬쩍 몇 장을 단숨에 넘겨보았다. 구체적으로 CU명을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은연중에 CU 간의 서열이 짐작이 가는 장표 몇 장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94년도 스킬 올림픽 추진안>의 핵심은 2월 17일, 18일 개최되는 <스킬 경진대회>본선에 나갈 출전 테마를 결정하는 부분이었다. <스킬 올림픽>은 구자경 그룹 회장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혁신활동의 총화였다.

 

 

각 CU간에 경쟁이 치열했다. 경진 대회 당일 최종 심사에서 대상이냐 우수상이냐 장려상이냐 수상 여부는 물론, 발표 테마수가 몇 개냐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회장실 남용 상무가 주도하는 V- 추친본부의 주도로 <스킬부문> 14개, <인재 개발부문>에서 6개로 모두 20개 테마가 그룹대회에서 최종 발표자로 선정되었다. 전선CU가 둘인데 산전CU는 하나였다. 그룹의 주력기업인 가전미디어 4개, 럭키 3개로 해마다 다른 CU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았다.

 


작년에도 그랬고 연달아 전선이 산전보다 선정 테마 수가 많다 게 눈에 띄었다.  그룹에서 CU를 나열할 때 정해진 CU의 서열로는 산전이 5번째였다. 매출, 인원 그리고 조직 단위로 보나 비교대상이 아니었다. 전선을 엿가락장사에 비유하기도 했다.

 

 

 

“ 우리가 어째서 전선보다 못합니까? ”

 

부지불식간에 틔어 나왔다.

 

“ ............... ”

 

“ 산전이 전선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웃기는 이야깁니다. ”

 

“ ................ ”

 

 

CU장이 뿜어낸 담배연기가 자욱했다.

 

 

전선CU는 회장실에서 임원으로 근무했던 ‘유능한’ 분이 CU장으로 계셨다. 처신이 매끄럽기로 소문이 났으므로 그런 면에서 '그분'의 유능함을 그룹내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알았다.

평소 나는 어쩌면 이토록 이희종 CU과는 정 반대되는 인물의 유형일가 하고 생각했던 대목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희종 CU장은 선머슴 불뚝성질에 반골기질을 숨기지 않았다. 

 

 

테마 수가 전선에 비해 올해도 하나가 적다는 것, 손이 안으로 굽는다고 회장실 V-본부 실무자들이 알아서 긴 걸까.

 

 

 

 

< 93년도 비전활동 평가결과 보고 >는 지난 석달동안 그룹 내 20개 CU를 대상으로 회장실에서 구성한 평가지원 팀 주도로 각 CU의 인력과 협력하여 실사를 했다.

 

 

나는 평가 항목 별 산전CU의 위치를 전선CU와 비교해 보았다. ( 괄호 내는 전선CU: 참고 )

 

 

- 사장 리더십  9위 (10위)

- 임원 리더십  10위 ( 2위)

- 부서장 리더십  18위 ( 7위)

- 능력개발  12위 (13위)

- 권한의 위양  15위 (10위)

- 책임의 명확화  15위 (12위)

- 평가체계 정비  11위 (17위)

- 사원 만족도  17위 (10위)

- 고객 만족도  10위 (11위)

- 고객 만족도 경쟁사비교  4위 ( 7위)

- 조직 스킬 향상도  10위 (11위)

- 스킬개발 활성화  11위 (15위)

 

 

종합 평가에서 산전CU는 대략 12위였다. 그룹 20개 CU에서 평균 이하다. 고객 만족도, 고객 만족도 경쟁사 비교, 조직 스킬 향상도와 스킬개발 활성화 항목에서만 CU 전체 평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리더십, CARE 정비, 사원 만족도, 고객 만족도, 조직 스킬 향상도, 업적 지표( 개별지표와 종합성과 )를  평가 항목으로 천 점 만점이었다.

종합평가 결과에서 각 CU의 점수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최고 883점에서 최하 720점, 평균 812점으로 CU별로 격차가 컸다. 그 부분에서 이렇게 코멘트 했다.

 

 

- 평균 이상의 CU는 ‘세계 우량기업을 목표로 혁신 활동을 가속화해야 하며, 이하의 CU는 그룹내 타CU의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그룹의 지원을 통하여 활성화되도록 촉진한다.

 

- 많은 제도를 도입하고 있으나 정착이 되지 못하고 있다. CARE의 정비도 실질적인 정착이 필요한 시점이다.

 

- 특히 혁신 활동의 핵심이 되는 리더십이 사원들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산전CU는 타CU에서 먼저 배우고 그룹의 지원을 통하여 혁신활동을 가속화하는 축에 속했다.

 

 

 

 

 

내가 주목한 부분은 스킬 테마에 대한 개별지표의 평가 결과였다. 목표수준의 도전성, 목표 달성율, 경영에 기여도, 스킬수준 및 의지 향상도, 테마 추출력, 분석 능력, 해결책 창출력, 실행력 등을 평가했는데 산전의 한 단면을 드러냈다. 

 

산전은 스킬 테마의 <목표 및 목표설정의 타당성>에서는 만점인 5점을 받았으나 <목표 달성도>에서 4.2점이었다. 산전이 갭이 제일 컸다. 다른 CU는 <목표 및 목표설정의 타당성> 보다 <목표 달성도>가 더 높았다. 

 

평가의 가중치에서 <목표 달성도>가 70%, <목표 및 목표설정의 타당성>이 30%이므로 목표를 낮게 잡을수록 달성도는 높아지는 구조이므로 종합 점수가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평가 지원팀의 코멘트에서 ‘너무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하여 평가결과가 낮은 CU도 있음’이라는 표현에서 산전CU와 건설CU가 다같이 분류되었다. 동질성을 생각했다. 대형 플랜트나 건설업을 상대로 하는 산전CU와 건설CU가 노가다 기업문화라는 공통점이 이를 반영했다. 

 

 

평가 지표의 설정 스킬. 금성계전 시절, 10여 년 전 전사적인 <목표관리>를 시행한 적이 있었다. 목표를 적게 잡고 달성율을 올릴 것이냐? 아니면 달성을 미달하더라도 목표를 높게 잡을 것이냐? 에서 산전은 후자를 택했다. 이것이 산전의 기업 문화였다.

 

 

'가라 매출' 즉, 선매출 뒤 적자 발행을 하거나 이중 매출로 실적을 부풀렸다. 공장의 생산도 영업의 이런 분위기에 따라갔다. 가공 생산을 해서 출하된 것으로 유저와 담합했다. 본사 영업의 압력에 공장의 생산이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 공수 투입에 따른 자재와 재고 관리에서 왜곡이 일어났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진 사실이 나중에 드러나 사업부장이 하루아침에 옷을 벗고 관리자들이 견책을 당하는 사례가 있었다.  '거짓부렁은 끝이야!'라는 특유의 표현을 쓰면서 이희종 CU장은 단호했다. 나도 심사부장을 하면서 손익 결산을 수정하는데 애를 먹은 적이 많다. 

 

 

애당초 지나치게 높은 판매 목표를 잡은데 기인했다. 달성 가능한 최대치는 나약한 목표였다. 이런 관행을 바로 잡는 노력이 정도 경영의 출발이기는 하지만 의욕의 진정성은 또 다른 측면이다. 권장해야 할 기업문화다. 양면의 칼날이었다.

 

 

 

 

‘목표 설정이 의욕만 앞선 목표에서 달성도는 의미가 없다.’는 주장에 막상 오늘따라 나는 반박하고 싶었다.

 

목표달성 과정에 도전정신이 인정받지 못한다면 도전성이 없는 목표달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안전빵이 능사인가. 

 

 

 

“ 회장실 짜식들... 쥐뿔도 모르고 엉터리 리포트나 하고 앉아서... ”

 

“ .................. ”

 

 

내가 내뱉는 말은 못들은척 이희종 CU장은 또다시 담배 한 개비를 꺼냈다. 묵묵부답이었다. 끝내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

 

 

CU장이 트윈타워 동관을 다녀오면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사사건건 기분 좋은 내용이 아니었다. 때론 울적한 기분으로 삭였다. CU장이라는 탑 매니지먼트 나름의 고심을 짐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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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년도, 그룹적인 간접부문 효율화 작업으로 <OVA 프로젝트> 추진 당시에 전선CU에서 견학을 왔을 뿐 아니라, 우수사례로 선정되어 회장실 직할 조직에 강의를 한 적이 있었다.
지난해 7월에는 경영이념인 '인간 존중의 경영' 부문의 행동규범 실천 사례를 회장실 120명을 대상으로 동관 31층 강당에서 강연을 했다. 

 

이러한 자부심이 밑바탕이 되어 '쥐뿔도 모르고...' 한마디가 절로 나왔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45화 끝)

 

 

 

야구
양의지 오재일 황재균..같은 국내용선수는 뽑지 말아야...
과거에 경북고야구 전성기 시절 서영무감독이 고교생이던 선동열이 던지는걸 보고 국제용선수라고 칭찬했는데..
국가대표는 국제용 선수를 뽑아야..
김현수 이정후 박해민 허경민..은 국제용 선수
충청도 감독도 뽑지 말아야..
야구하면 경상도 전라돈데 경상도 전라도에 능력있는 야구인이 많은데 왜 답답한 충청도 감독을 쓰나 ..
아쉽지만.... 충청도 감독이라서 그럴까요?
인재기용이 어디서나 첫째입니다.
처신 잘하는 유능함이 일을 잘하고 기업늘 발전시키믄 사람은 아니저. 본인은 출세할지놀라도 반골 가질릴지라도 오히여 크게 볼떼 더 유익할 수도
조직에서 처신이 참 어렵습니다.
윗사람 대하는데는 귀신이 있습니다. 그게 아닌데.
저도 손바닥 비비는것을 잘 못해 윗사람들에게 마움받앆는데 아마도 김이사, 상무, 전무님도 출세주의, 보신주의는 아니여셨을듯 ㅋㅋㅋ
잘 보셨네...

그런데 갑자기 생각나는데... 추억의 그 잇빨 아직 건강하신가? 워낙 단련이 되서...하하.
What kind of tooth are you talking about? I do not understand. All of sudden, you are mentioning some tooth issue?
전선보다 임원. 부서장 리더쉽이 크게 떨어지는건 정확한 평가지표가 있는건지, 책임의 명확화 항목은 또 어떻게 평가를,, 그냥 cu 서열 정해놓은뒤 맞춤형 평가로 보입니다
직할 조직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애매한 부분이 많아... 그럴수록 오해를 줘서는 안되는데.
목표달성도 또한 말씀대로 갖다 붙이기 나름같고요. 호황인데 그거밖에 못했냐, 불황인데 선전했다는 주관에 따라 달라지고,, 부회장님 또한 자신의 직장운명도 달려있기에 일 잘하는 아래직원이 첫째고, 고충까지 털어놓을수 있는 상무님에게 많이 의지 하신듯 합니다
다른 임원들은 CU장을 무서워했는데 난 단 한번도 그렇게 느낀 적이 없어요. 무서워하면 벽이 있다는 것 아닐까요.